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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 월요일아침 8시반 경 제 우산을 집어간 당신을 찾습니다.

아버님우산 |2008.09.02 00:32
조회 701 |추천 0

저는 정말! 멀쩡한 <여자 대학생>입니다.

저는 원래가 우산하고 인연이란게 없나봅니다.............

 

마음먹고 우산을 장만하면 그 우산이 얼마가 되었든, 몇 단짜리 우산이 되었든

한달도 못가 이별을 고하게 되곤 했습니다.

 

이번 여름 큰 비가 오던 날 우산을 잘못 펼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장렬하게 우산을 뒤집어 폈던 이후로 또다시 조바심이 나서

우산을 구입하지 않고 있었습니다,ㅠ

 

그러던 오늘 9월1일! 월요일 !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주륵주륵 오더라구요?

정말 급한 마음에 아버지께 우산을 빌려달라고 빌어봤지만,

아버지는 항상 나갔다 들어오면 없어지는 우산에 마음을 열어주시지 않더군요.

정말 질질 매달려서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간신히 집을 나섰습니다.

 

저는 시청에서 지하철을 타고 저멀리 평택까지 학교를 다닙니다.

 

시청에서 지하철에 안착한 뒤, 제 우산을 발밑,

그러니까 의자 밑에 다른사람들처럼 내려놓았지요?

제 옆에는 어떤 남자분이 앉아계셨구요.

 

한참을 갔을까....

수원역이 되니, 그 남자분이 일어나시더라구요.

그 분의 정착역이셨나봅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천천히 지하철을 나가고 있는데

그 분이 나가다 말고 앉았던 제쪽으로 오시더라구요.

우산을 놓고 일어나셨나보더라구요.

제 발 밑 근처에서 우산을 집으시고는 문쪽으로 향하시는데,

글쎄, 그 우산이 왠지 낯이 익은겁니다,,,,

설마, 하고 발 밑을 볼 여유나 용기 따윈 잃은 채, 제 시선은 그 분을 향해있었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잠시 멈춰서서 우산을 한번 보고 갸우뚱하시더니

그대로 갈길 가시더라구요,,,?

시야에서 사라진 그 분을 의식하고 설마, 제 발 밑을 보았더니,

우리 아버지 우산은 온데간데 없고, 처음보는 우산이 옆에 있더군요.

제 주위를 둘러싸고 계셨던 여대생들은 저처럼 어이없어 하더라구요,

물론 당사자인 저는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내려서 그 분 우산을 펼치려드니,,,우산 상태가 영,,좋지는 않더라구요,

아니, 좋지 않았습니다!!

녹이 슬어서 만질때마다 제 손은 공순이 손이 되어가고,

우산 디자인마저 정말 ' 나 아저씨야' 싶은 청록빛의 체크무늬였던겁니다.

 

제 우산을 가지고 가신 그 분!!!

그 우산은 제 아버지껍니다!

제꺼면 이렇게 구차하게 글 올릴 이유까진 없는데요 ,ㅠ

저 정말 그 우산 필요해요, 저 정말 쫓겨나요,ㅠㅠㅠㅠㅠㅠ

 

저는 항상 그 시간대에 월화수목 지하철을 탑니다 ㅠ

제발, 창피 이런것 따위 무시하시고 제발  그 우산을 돌려주신다면,

제발 그래주신다면 감사하겠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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