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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원피스의 여자 2,3,4

hazel |2014.04.04 11:40
조회 4,231 |추천 11

약간 소설느낌을 지울수 없는 글입니다 1화만 보고 퍼왔는데 다 읽어보니 약간은 소설느낌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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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원피스의 여자 2

 

 

 

 

 

 

 

 

 

 

안녕하세요 '널향해달린다'입니다.

원해 의도는 상-중-하로 나눠 작성하려했으나

내용이 조금 길어지는 감이 있어

1,2,3,4,5편으로 나누고자 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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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계속 그 일이 시시때때로 생각나 나를 괴롭혔지만

잊어 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로부터 삼 일이 더 지난 저녁때였다.

“야...민호야....민호야...”

저녁을 먹고 쉬려고 할 때 경식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라” 난 그 동안 매몰차게 대한 것이 미안해 손수 문을 열어주었다.

근데 경식이의 몰골이 말이 아니다.

 

온 얼굴에는 멍과 상처가 나있고 옷도 찢어져 있었다.

“야!!! 경식아!! 무슨 일이야!!” 난 놀라 소리쳐 물었고

“내가 미쳤지...정말... 내가 미쳤어...으으으윽...”

경식이는 자초지경은 얘기 안하고 울기부터 한다.

 

시원한 물 한잔과 잠시 숨돌릴 시간을 준 나는 자초지경을 물었고

경식이는 머뭇머뭇 말을 못 꺼내고 있었다.

“야...친구야... 내한테 못할 얘기가 뭐 있냐? 뭐든 괜찮으니 해봐”

내가 달래듯 다시 묻고 나서야 경식이는 입을 떼었다.

 

“내가...내가...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돈이 생겨...

어... 휴...내가 미쳤지... 하지만 내 잘못보다.. 그 놈들이 더 나쁜 놈이야...”

두서 없이 서론을 길게 끌더니 결국 상황 설명을 하였다.

 

요약하자면 갑자기 돈이 생긴 경식이는

그 동안 놀지 못했던 한을 풀려고 했는지

어젯밤 꽤나 고급 술집을 찾아갔고

처음 간 고급 술집에서 호구 짓을 한 후에

가진 것 모두를 탈탈 털리고,

오히려 몇 백을 외상으로 달아뒀다고 한다.

 

오늘 건달 두 명이 집 앞에 찾아와 돈 없다고 배짱 튕기던 경식이를

반 죽도록 패줬나 보다.

“야...난 양주 한 병만 먹었는데 세 병이 계산된 거야!!! 나쁜 놈들!!

나 어떡하냐.. 이 새끼들 날 죽일 기세야...

민호야 나 여기 좀 숨어 지내자 응?”

“퍽!!! 퍽!!!”

난 경식이의 뒤통수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

“어 휴... 미친 새꺄 언제 철들래...

니가 지금 그럴 상황이냐? 그 돈으로 술이 넘어가? 넘어가냐고!!!!?”

“퍽!!! 퍽!!!” 이런 경식이가 너무도 한심해서 손을 안 댈 수 없었다.

 

그런데 다음날 또 사단이 났다.

경식이랑 오후 늦게까지 자고 있는데

밖에서 거칠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쾅!! 쾅!! 쾅!! 김경식씨!! 다 알고 왔어!! 문 열어!!”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경식이는 깜짝 놀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건달들임을 알고

어떻게 우리 집까지 알아냈을까 의아해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수 밖에 없었다.

 

“김경식씨...이런데 숨어 있으면 못 찾을 것 같았어요?

돈은 준비 됐겠죠?” 다짜고짜 들어온 몸집 좋은 두 명의 건달은

위협하듯 말을 내뱉었다.

 

“이봐요 남에 집에서 뭐 하는 거요? 주인 허락도 없이 왜 들어오는 거요?”

난 경식이 앞을 막아서며 두 눈을 부릅뜨고 당당히 말했다.

고등학교 때 복싱 웰터급 아마추어 학교대표,

대학 다닐 때도 미들급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터라

어지간한 상대는 겁도 나지 않는다.

단지 조금 귀찮아 지는 것이 짜증날 뿐이다.

그런데 친구 일이라면 방관할 수 없지 않겠는가?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싼값에 구한 자취방이라

알미늄 샤시 문을 열면 바로 골목길로 이어지는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수도꼭지 겸, 작은 세면장소가 있고

신발을 벋고 들어오면 거실과 작은 방한 칸이 전부인 집이다.

근데 이 놈들이 집 밖에서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남의 집 세면장소까지 와서 행패를 부린다.

 

“어이 형씨 사람 치시게? 아이고 무서워라 크크크

비켜라!! 처맞고 울지말고...”

빈정되고, 위협도 하면서 행패를 부리기에 나도 꼭지가 돌아버렸다.

몇 일 전 일로 엄청난 스트레스도 받아 있는 상태여서 더욱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일을 쳐야만 직성일 풀릴 것 같았다.

“이런 망할 놈들이...!!”

난 짧은 순간 두 건달의 어깨를 잡고, 집밖 골목길로 밀어내고

한 놈의 귀밑 턱과 목이 연결되는 부분을 가격하여 주저 앉게 만들고,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놀란 다른 한 놈의 턱에 어퍼컷을 날려 주저앉게 만들었다.

짧은 공격에 놀란 놈들은 자세를 추스르고 일어나려고 하지만

생각처럼 안 되는지 자꾸 주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먼저 맞은 놈은 반고리관이 흔들려 눈앞이 흔들릴 것이고

한 놈은 뇌가 울려 정신이 없을 터였다.

“그냥 돌아가... 몇 일 안으로 갚을 테니..”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녀석들은

“카~~퉤~~ 주먹 좀 쓰네... 근데..형씨...칼침에 장사 있나?..크크큭

오늘은 그냥 가지만 몇 일 안에 직접 찾아오소...크크큭... 돈은 가지고..”

 

이렇게 건달들은 위협을 하고 주섬주섬 일어서 돌아갔다.

생각과 다르게 양아치는 아닌 모양이다.

싸움에는 져도 기가 죽지 않고, 오히려 독이 오르니 말이다.

그리고 물러날 때도 안다. 저런 놈들은 많이 귀찮아지는 상대다.

누군지 몰라도 윗대가리는 꽤 무서운 놈일 게다.

 

저런 상대의 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갚아야 한다.

정말 죽기 싫다면...

경식이는 뭐가 좋은지 씩 웃는다.

뭐가 그리 좋은지 와락 날 끌어 안고는

“내 친구 호야~ 아직 녹 안 쓸었네...

당분간 난 니 옆에 꽉 붙어 있을끼다”라며

아양을 떨어 댄다.

“미친놈.... 근데.. 너 갚을 돈 있냐?

나도 모아 놓은 게 없어 거의 거지인데..”

나도 돈만 있다면 도와주고 싶지만

군생활 할 때 술 마시느라 모아 놓은 돈이 없다.

누가 이렇게 잘릴지 짐작이나 했겠는가

더구나 남아 있던 돈은 집구하고,

생활비 하기도 빠듯한 지경이다.

“나도 없지... 내가 언제 돈을 벌어 봤어야지...크크크

그냥 그 놈들 다시 오면 니가 좀 패주면 안되냐? 응? ”

아주 편한 소리만 한다.

“어...휴...이 아무 생각 없는 철면피 같은 새꺄

몇 일 안에 변사체로 발견되고 싶냐!!!!?”

 

어쩔 도리가 없는 우리들은 고민하다가 경식이가 사온

소주에 참치 캔을 안주 삼아 이런 저런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술도 취하고, 돈 구할 구멍도 보이지 않아 한숨만 쉬고 있을 무렵

“기다려봐 내 금방 다녀올게!!” 경식이는 급하게 자취방을 나섰고

“어디가!!? 저 놈이 실성했나!!?”

나도 이미 한배를 탄 몸이라

‘저 놈이 또 도망가려나?’하는 적정에 소리를 질러댔다.

 

30분 정도 되니 집 앞 좁은 골목으로 자동차 소리가 났고,

금새 경식이가 문을 열고 들어와

“야! 나가자!!”

“어딜 간다고? 술 먹고 운전하냐? 지금 돈도 없어서 쩔쩔매는 놈이...”

“그러니까 돈 구하러 가자고... 잔말 말고 타!!”

난 엉겁결에 차에 올랐다.

“어디 가냐고!!!?”

“군말 말고 나만 믿어봐... 정말이야.. 돈을 구할 방법이 생각났어!!”

이렇게 말하고 차를 몰고 나간다.

시내 길로 접어 들자 차는 막히고

숙취로 인해 피곤하여 난 의자를 눕히고 잠을 청했다.

“나중에 깨워라 운전 똑바로 하고!!” 라고 말한 뒤 얼마 안되어 난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잠들어 있었을까

“야! 민호야 일어나!!”

“음..음..여긴....어디냐?”

정신을 차려보니 주위는 불빛 아나 없이 깜깜하였고

나는 여기가 어디인지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돌리고 있을 때

 

“민호야... 우리 전에 말이야... 묻었잖아...그...있잖아..

그 여자가 그때... 반지랑 돈도 같이...

야...우리 그거 가져오자?”

경식이도 말하기 뭐했는지 정확히 말하지 않고 얼버무리고 있었으나

뭘 말하려는 건지 눈치 챌 수 있었다.

“뭐!!? 뭐라고!!? 이런 썅!! 너 이 자식 완전 썩었구나... 미친 자식

너랑 절교다 새꺄...꺼져...!!!!!!”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을 경식이 입으로 듣고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화가나 자동차 문을 박차고 밖으로 걸어 나왔다.

전에 와본 길이라 대충 길이 눈에 익었다.

 

산 아래로 성큼성큼 내려갈 때쯤

경식이가 쏜 살 같이 내려와 내 앞을 가로막고

“야...민호야...이러지 말고.. 이번 한번만 눈감아 주라...제발...

같이 사는 길은 이것 밖에 없어!!”

“그래도 이건 아냐!! 난 그 건달 놈들과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이건 못해!!”

“이 새꺄..넌 너만 생각하냐? 넌 싸움 잘해서 어찌 산다지만...

난...나는...새꺄...난 뒤지라고? 너 그러고도 내가 친구냐?!!”

참 어의 없다. 죽을 놈 살려놨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꼴이지 않은가

“민..민호야... 난 장남이면서...

여태껏 돈 한 푼도 못 번 백수에 부모님 걱정만 끼치는 못난 인간이야...

이번 일로 또 부모님께 실망시켜드리기 싫어...

제발 나 좀 도와줘... 제발... 흑흑

내가 이기적이란 건 알지만... 절친으로서 내 이렇게 부탁한다...

한번만... 한번만... 하....자...우리 흑흑”

 

절절히 애원하는 친구 놈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동하기 시작하고,

나도 마땅히 돈 구할 방도가 생각 안나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실은 나 혼자 하려고 했는데 너한테는 최소한 솔직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부탁하는 거야... 넌 내 절친이잖아...민호야...흑흑”

드디어 난 결심이 섰다.

 

‘죽은 사람이 돈이 뭐가 필요할까 돈만 가져오고, 다시 잘 묻어 주자’

그렇게 결심이 서자 경식이가 트렁크에서 꺼내준 삽을 들고

우리는 전에 올랐던 길을 더듬어 올라가 분묘가 있는 장소로 향했다.

얼마 후 끔찍하게도 기억하기 싫던 그 장소로 다시 오게 되었고

우리는 분묘 앞에 섰다.

 

아주 잠깐 서로를 처다 본 우리는 말없이 땅을 파기 시작했다.

칠흑 같은 어둠에 가끔 울리는 밤 벌레 소리 외에는 조용하던 야산에

땅 파는 소리가 울려댔다. 나는 이 소리를 혹시나 누가 듣지 않을까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이래서 사람은 죄를 지으면 안되나 보다.

몇 일 전에 팠던 땅이라 어렵지 않게 삽이 들어갔다.

잠시 후 보자기 천이 보이기 시작했고

우리 둘은 삽질을 멈추고 서로의 얼굴을 처다 보았다.

 

“니가 열어봐라” 경식이가 자기는 자신 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젠장...“ 겁 많은 경식이 보다는 내가 낳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보자기 위에 매듭 부분을 잡고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비가 와서 그런지... 아니면 부패가 많이 진행되어서 그런지..

생전 처음 맡아 보는듯한 악취와 아래로 흐르는 끈적끈적한 액체는

꽤 비위가 좋다는 나도 헛구역질을 일으킬 만했고

경식이는 아예 고개를 돌려 구역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잠시 바닥에 보자기를 내려놓고 주머니에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불 좀 비춰라”

경식이에게 라이터를 건네 주고 경식이가 불을 밝히는 동안

천천히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경식이는 몇 번을 다시 라이터를 다시 키곤 했는데

매듭이 다 풀려서 시신이 들어나는 것이 무서웠나 보다.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매듭을 풀었고

마침내 아주 천천히 보자기 천을 걷어냈다.

검게 부패된 시신은 잔뜩 부풀어 진물이 흘러내리고...

이미 부드러운 부분은 많이 부패되어 뼈가 들어나 있었다.

부패된 살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

벌레들이 많이 꼬여있는 듯 했고

살도 흐믈흐믈 하여 흘러 내릴 것만 같았다.

 

나도 잠시 고개를 돌려 곁눈질로

가져가야 할게 어디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다행이 봉투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봉투를 꺼내고 보자기를 씌우려는 순간

“야!!! 반지는!!! 패물은!!! 이왕 가져 갈 거면 다 가져 가자”

잠시 머뭇거렸지만 나는 거기까진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가져가고 싶으면 니가 와서 찾아!!”나는 버럭 화를 냈고

경식이는 뭐라고 하려다가

슬며시 고개를 돌리고 반지나 다른 돈 될만한 것을 찾고 있었다.

 

나는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 경식이가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경식이는 이제 좀 괜찮아 졌는지

비교적 찬찬히 보자기 속을 살피다가

반지며 목걸이 등 여인이 자기 몸에 지니고 있었던 패물을 골라 내었다.

거의 다 마무리 된 것 같아 보였는데 경식이는 더 과감해 졌다.

아기 손에 껴져 있는 반지까지 뽑으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

“야!!! 너 그것까지 가져가게!!!?”

“이왕 하는 거 다 가져가야지...”

 

경식이는 결심했다는 듯 왼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오른 손으로 반지를 뽑으려 했다.

그러나 부패된 시신의 손가락이 불었는지 잘빠지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경식이는 울상을 지으며 나를 한번 쳐다 봤고

내가 시선을 외면하자 다시 한번 힘을 주어 뽑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는 순간 반지는 뽑혔고,

그 반동에 중심을 잃은 경식이는 넘어져 엉덩방아를 찍고

잡고 있던 아기 시신은 패대기 쳐졌다.

그 과정에 부패된 진액이 사방에 튀어 경식이가 뒤집어 썼고

물러서 있던 나는 비교적 괜찮았으나

내 앞에는 반지가 껴져 있던 손가락인 듯 보이는 일부가 뒹굴고 있었다.

“어..어...억!!!! 으으으으... 왝...왝!!!왝!!!”

경식이는 부패한 진액을 얼굴에도 뒤집어 썼는지

미친 듯이 토악질을 해대다가

자신이 오른 손에 잡고 있던 아기 손이 시신과 불리 된 사실을 알고

다시 한번 화들짝 놀라며 아기 손을 놓치고 뒤로 나자빠 졌다.

난 급히 경식이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고

내가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경식이의 얼굴과 몸통을 닦아 주고

이윽고 경식이가 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보고는

셔츠를 경식이에게 넘겨주고,

주변 흩어진 시신 조각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아주 난장판을 치는 구만... 자신 없음 덤비지를 말던가...에... 휴... “

난 한숨을 쉬며 빠르게 보자기를 다시 싸고

원래 있던 위치에 조심스럽게 놓아 둔 후

급하게 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다시 묻을 때는 미안한 마음이 계속 들어

작업 속도가 더디더라도 정성스럽게 꼼꼼히 마무리를 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자취 집으로 돌아온 후

입고 있던 옷가지를 모두 벗어 쓰레기 통에 버려버리고

몇 번이고 샤워를 한 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경식이는 목욕용 타월을 사용해 몇 번이고 문질러대고 씻다가

지친 몸으로 방으로 들어왔다.

“나가자... 돈 갚고 와야지...?”

“뭐? 지금? 내일 가면 되지... 힘든데... 낼 가자...? 응?”

“야 재수 없는 물건 더 이상 가지고 있고 싶지 않아서 그래... 빨랑 일어서...!”

경식이도 동의하는 듯 느리게 일어나 주섬주섬 내가 건네 준 옷을 입었다.

 

경식이는 대구에서도 가장 잘나간다는 룸싸롱 앞에 차를 멈춰 섰다.

“쯧쯧쯧 꼴에 좋은 건 알았나 보다?? 응?? 미친넘...”

난 핀잔을 주고, 돈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차에서 내렸다.

경식이는 내 뒤꽁무니를 졸래 졸래 따라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넓은 홀과 카운터가 보였고

카운터에는 예쁜 아가씨 한 명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오빠~~ 두 분이 오신거에요??”

“아뇨...돈 갚으러 왔시다.”

나는 아주 차갑고 무뚝뚝하게 말했고, 그 여성은 잠시 주춤하더니

직업정신을 발휘하여 곧 인상을 풀고는

“아이... 잠시만 기다리세요?”이렇게 말하고는

카운터의 전화로 몇 마디 나누더니

“따라오세요 오빠들~”하고 우리를 안내했다.

 

가장 안쪽 깊숙한 방으로 안내한 여성은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처럼 리듬을 타서 노크를 했고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전에 나에게 턱을 강타 당했던 덩치가 얼굴을 내밀었고

나의 얼굴을 보더니 피식 웃으며

“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어서 들어오소..크크크” 하며 같지도 않은

인사를 건 낸다.

 

내가 성큼 문 안쪽으로 들어가니 경식이는 잠시 멈칫 하더니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왔다.

안에는 나에게 맞은 또 한 명의 사내는 보이지 않았고

가장 가운데 날카롭게 생긴 보스로 보이는 인상 더러운 사내 한 명과

주변의 서네 명의 남녀가 술잔을 앞에 두고 우릴 처다 보고 있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는 동안

보스로 보이는 남자는 짐짓 딴짓을 하는 행동으로

술잔만 처다 보고 있었고,

나머지 남녀의 시선은 나에게 꽂혔다.

난 여유를 조금 부리면서 봉투째로 테이블 위에 던졌다.

“술값 갚으러 왔시다.

턱없이 모자라진 않겠지만 몇 장 없는 것은 매 값이라 생각하소”

하며 턱짓으로 뒤에 있는 경식이를 가리켜 보였다.

그러고도 아무 말도 없던 가운데 남자는 갑자기 피식 웃으며

“우리 애들 맞은 것은 어쩌고...?”

이렇게 말하며 잔에 양주를 채웠다.

“애들한테 들으니 강단 있다던데...”

보스로 보이는 남자는 따라 놓은 술잔을 나에게 밀었다.

내 앞에 정확하게 멈춰선 양주 잔을 바라보며 난 단숨에 들이켰다.

“하는 일 없음..여기 몇 자리 있는데...”

“술 잘 마셨수다 앞으로 볼일 없을 거유”

난 경식이를 밖으로 먼저 밀어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왔다.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됩니다.--------------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제가 글을 잘쓰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하던군요..ㅜㅜ

 

가끔 소감에 대해 댓글을 주시면 저에게 많은 도움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웃대에 글 올리는게 저에게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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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원피스의 여자 3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다들 건강 유의하세요 ^^;

중-II편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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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 끝난 것 같다.

경식이에게는 허튼 짓 말고 한동안 공부만 하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주고, 우리는 헤어 졌다.

아직 가지고 있을 그 여자의 금 부치는 어떻게 처분하든 상관치 않으련다.

몸도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었다.

집에 가서 한동안 푹 쉬고 싶었다.

이후에 직장이나 다시 알아 봐야 했다.

 

태워준다는 경식이를 마다하고,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버릇처럼 TV를 켜고, 냉장고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킨 후

TV 시청에 전념하였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잡념도 날려버리고 싶었다.

 

언제 잠들었을까 TV 방송은 모두 종료되어 “치...치...치...”

소리를 내며 아우성을 치고 있었고

형광등도 그대로 켜져 있었다.

수도꼭지 물은 덜 잠궜는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똑...똑...똑...” 일정하게 귀를 시끄럽게 하고 있었다.

 

몸을 일으키기가 엄청나게 귀찮았지만 TV를 끄고

거실을 지나 세면장으로 나갔다.

세숫대야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수도꼭지를 힘주어 잠그고 물이 또 떨어지는지 잠시 기다렸다가 이내

방으로 들어와 형광등을 끄고 다시 몸을 뉘었다.

시계를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아직 한밤인 것 같았다.

잠시 누워 이리저리 잠이 들기를 기다리며 몸을 뒤척였다.

 

“똑...똑...똑...”

“아..이런 썅...귀찮게스리!!!”

수도꼭지가 말썽인가보다. 힘줘서 잠근 것 같은데도

물방울이 떨어진다. 평소 때라면 무시해도 될법한데..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못 참을 것 같다.

다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

세면장으로 나가 수도꼭지를 있는 힘껏 잠그고

물이 또 덜어지기를 기다렸다.

 

다행이 이번에는 조금 오래 기다렸지만

물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방으로 들어와서 누워서 잠을 청했다.

잠이 쉽사리 들지 않는다.

잡생각이 몰려올 것 같다.

눈을 감고 빨리 잠이 들기 위해 숫자도 새어본다.

 

어느 순간... 창이 열렸는지 새벽 찬바람이 스며드는 것처럼

스산한 기운이 맴돌았다.

이불을 끌어올려 몸을 움크리고 옆으로 돌아 누었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 들어왔지만

또다시 일어나 창문을 닫기는 싫다.

 

“똑... 똑... 똑...”

‘젠장... 정말 안 도와주네...’ 짜증이 한껏 났다.

찬 바람은 참을 수 있어도 물소리는 못 참겠다.

“똑!!!...똑!!!....똑!!!....똑!!!...”

그런데 갑자기 이상하게도 이번에 떨어지는 물소리는 머리를 울린다.

찬바람도 더 불어와 코끝이 시리다.

난 갑자기 소름이 쫙 끼쳤다.

눈을 뜰 수 없었다. 눈 뜨기가 겁이 났다.

웅크린 자세로 옆으로 돌아 누운 내 앞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

뭔가가 나를 찌르듯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뭔가 내 앞에 있다는 것을 눈치챔과 동시에

내 앞에 어떤 것이 입김을 불어내듯 찬바람을 내 얼굴로 불어낸다.

“흐....으......으....으....”

“뚝!!!!....뚝!!!!.....뚝!!!!....뚝!!!!....”

더불어 물 떨어 지는 소리도 더욱 커졌다.

 

나는 나도 모르게 감은 눈이 파르르 떨렸다.

내 앞의 존재에게 겁을 먹은 나는 그 존재를 확인해야 했다.

다행이 아무것도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눈을 떠 앞을 확인해야 했다.

난 한 순간 눈을 확 떴다.

 

“허..헉..!!!!” 다행이다. 다행이 아무것도 없다.

내가 너무 예민해졌나 보다.

“휴....우”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정면으로 돌아눕는 순간

“헉...!!....으...윽....윽!!”

나도 모르게 공포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 눈앞에는 썩은 진물을 흘리고 있는 아기시체가

내 눈 바로 앞에서 나와 나란히 누운 채로 나를 보고 있었다.

가위눌려 몸을 못 움직이듯이 눈을 돌릴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흐믈흐믈한 얼굴 피부에서 떨어지는 썩은 진액이 내 얼굴에 떨어진다.

“뚝....!! 뚝....!! 뚝....!! 뚝....!!”

그 진액이 내 머리를 뚫고 들어오듯

떨어지는 물 소리가 머리를 파고 들었다.

 

너무나 무섭고 오한이 들어 온몸은 식은 땀 범벅이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마저 흘러내렸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흘렀는지...

“아응!!!...아응!!!....아으응...!!!”

아기 울음소리가 귓속을 파고 들었고

갑자기 참을 수 없을 만큼 가슴을 쥐어 짜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누군가가 내 심장을 파내려 가슴을 강하게 움켜지는 것 같았다.

“으으윽으....으흐흐흑윽윽윽..” 고통의 신음이 내 입을 비집고 나왔다.

고개를 내려 아래를 확인 할 수도 없었다.

너무나 고통이 심해 까무러칠 정도였다.

 

‘이 무슨 악연인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애초 그 여인의 차에 오르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 식당에서 그 여인에게 관심조차 주지 말았어야 했다.’

‘이게 어찌 나에게만 원한을 가질 만한 일인가...

애초 그 여인이 계획했던 일 아닌가..’

끝내 너무 강한 고통에 오기가 생기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흑흑흑흑.....흐흐흐흐 흑흑흑흑....”

이제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도 같이 들린다.

공포는 직면하게 되면 조금씩 적응되기 마련인데...

고통을 동반해서 인지 전혀 적응되지 않는다.

공포가 극에 달해 내 정신을 갉아 먹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났을까

멀리서 교회의 타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타종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 졌다.

새벽 예배 시간을 알리는 타종소리가 찬송가의 음률에 따라 흘러 나왔다.

 

종소리가 울리자 아기의 모습은 서서히 눈앞에서 사라졌고,

더 이상 물 떨어지는 소리,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도 순간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제서야 몸이 움직이는 나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때 내 가슴 언저리에 앙상하고, 살이 떨어져 너덜너덜한 손이

스르르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난 자리에서 급히 일어나 형광등을 켜고,

미친놈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다시 뭔가가 나타날까 봐 경계했다.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나는 급하게 옷을 입고,

아직 컴컴한 새벽이었지만 집 밖을 뛰쳐 나왔다.

더 이상 두려워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 길로 집 근처 편의점에 들려

계산도 안된 소주병을 까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후...하...” 정말 미칠 것 같다.

“아저씨 계산하고 드세요!!!” 아르바이트 학생이 짜증을 낸다.

난 대답도 없이 주머니에 든 천 원짜리 몇 장을 던져 주고

편의점을 나왔다.

 

살면서 남들과 다르게 몇 번이나 귀신을 보았지만

이번만큼 치명적이고 공포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정말 제명에 못살 것 같다.

‘일단 경식이를 만나야 해’

난 택시가 서는 길까지 달려가 급히 택시를 잡았다.

 

경식이네 도착할 때쯤 되어서

‘이 새벽에 어른들도 다 주무실 텐데...

밖에서 날 밝을 때까지 좀 기다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보다 더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경식이네 대문 에 다다르자

경식이 어머님의 울부짖는 소리가 대문 밖까지 들렸다.

“아이고!! 경식아!! 경식아!! 왜 그러니!!!!!! 아이고 경식아!!! 눈 떠봐라!!!”

 

난 직감적으로 사단이 난 것을 눈치채고

대문을 힘껏 밀어봤으나 문이 잠겨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담을 훌쩍 넘어 마당으로 들어갔고

현관문을 열면서

“어머님!! 무슨 일이에요!!? 경식아!! 왜 그래!!?”하며 뛰어 들어갔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갑자기 들이 닥친 날 보고 또 한번 놀라셨지만

이내 나란걸 아시고 안심 하시고는

“아이고 민호야!!! 우리 경식이 왜 이러냐!!!!?

니가 어떻게 좀 해봐라!!! 아이고 경식아!!!”

 

경식이는 쓰러져 눈을 뒤집고 흰자를 드러내며

입에는 개 거품을 가득 물고

숨을 급하게 몰아 쉬면서 온몸을 미친 듯이 떨고 있었다.

 

난 군에서 익혔던 응급처치법을 응용해

머리를 돌려 놓고 주변의 수건으로 입안의 이물질을 급히 제거하고

기도가 막히지 않게 수건을 목에 바쳐 놓고는

온 몸을 힘을 주어 주무르기 시작했다.

 

내 모습을 보더니 아버님도 달려들어 반대편을 주물러 대셨고

어머님도 같이하려 했지만

“어머님은 라이터랑 바늘 좀 찾아주세요!!!”

“그래 그래 그래 오냐...!”

나의 부탁에 따라 급히 안방으로 들어가셨다가

잠시 후 바늘과 라이터를 찾아 들고 오셨다.

 

어릴 적 내 할머니는 나나 주변 사람이 기절을 할 만큼 놀랐거나

경끼 할 때 마다 신체 주요 부위 몇 곳을 바늘로 따곤 하셨는데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할머니께 배운 적이 있어 급한 마음에 시도해볼 참이었다.

 

재빨리 라이터로 바늘을 소독하고

열손가락의 손톱 밑을 차례로 찔러서 피를 내려고 했다.

그런데 얼마나 경끼가 심한지 어지간히 찔러도 피가 안나 왔다.

 

좀 과감하게 바늘을 찔러 넣고서야 검게 죽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손을 다 따고 난 후

발톱 위쪽에 바늘을 찔러 10개의 발가락을 다 따고

잠시 반응을 기다렸다.

원래 할머니는 코와 입술 사이 인중까지 찌르는 거라고

가르쳐 주셨으나 차마 잘못 될까 겁이 나서

그것까진 시도하지 못하였다.

 

잠시 후 경식이의 떨림은 멈추었고, 이윽고 숨소리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경식이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

“에... 휴... 병원에 안가 봐도 괜찮을까?”

얼마나 놀라셨는지 머리를 산발하신 경식이 어머님은 한숨 쉬듯 물어보셨고,

경식이의 상태를 보니 혈색이 많이 좋아 진 것 같아

“괜찮을 것 같은데..잠시만 기다려 보시죠...?”하고 안심시켜 드렸다.

 

“어머님.. 경식이가 갑자기 왜 그러죠?”

“아니 새벽에 갑자기 경식이가 비명을 지르길래 잠을 깨서 방에 들어가 보니

머리를 부여 잡고, 몸부림을 치고 있지 않겠니?

그러더니 갑자기 저렇게 쓰러지고 경끼를 하는구나...에 휴...

우리 장남 몸에 큰 병 생기면 안 되는데...에휴...”

연신 아들걱정에 한 숨을 쉬시는 경식이 어머님을 뵈니

고향에 계신 어머님이 그리워졌다.

“그런데 민호야... 경식이가 비명을 지를 때... 이상하게

애기 울음소리 같은 것이 같이 들리는 것 같던데... 내가 잘못 들었겠지?”

 

나는 어머님의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얻어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여기도 왔었구나!! 이를 어쩐다!!?’

 

“근데..민호야 넌 새벽에 어쩐 일로 우리 집을 다 오게 됐니?”

“아...새벽에 눈이 떠져서 근처까지 운동 왔다가 생각나서 와봤어요...

집 앞에 오니 어머님 비명이 들리길래... 담을 넘고 들어왔습니다.

죄송해요...어머님...”

“죄송은 무슨...너도 많이 놀랬겠구나...에 휴...”

 

아침 해가 뜨고 햇빛이 창문으로 막 들어오기 시작할 때쯤

경식이는 몸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잠을 자는 듯 하다.

“경식아!! 일어나봐!! 경식아!!”

“으....으....음....”

경식이는 겨우 눈을 띄며 주변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를 봤는지

벌떡 일어나 나를 부여 안고 울기 시작했다.

 

“아이..ㅆ발...어어어엉....으아아앙...”

잠에서 깨어나자 말자 미친 듯이 울어대는 경식이 때문에

모두 당황했지만 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이 가능했다.

 

난 경식이 등을 두드리며

“괜찮아...괜찮아.... 내가 방법을 찾을게...”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았는지 경식이 울음소리는 잦아 들었다.

 

경식이는 이런 일이 처음 이었으리라

워낙 겁이 많아 내가 예전에 귀신을 몇 번 봤다고

귀신 경험을 해준다는 말만 꺼내도 놀라 자빠지던 놈이었다.

 

경식이가 진정되자 그제서야 안심한 듯

부모님은 안방에 들어가 못다 잔 잠을 주무셨다.

 

한참 침묵이 흘렀다.

“여자랑...아기랑...?” 나의 간단한 질문에

경식이는 고개를 끄떡인다.

“으..음...” 난 침울성을 썩인 신음을 뱉었다.

그 여자와 아기가 우리를 찾았다.

 

“민호야!! 어떻게 하지? 나 정말 무서워 미칠 것 같아...”

나도 무섭기는 마찬가지지만 이 녀석처럼 경끼를 할 정도는 아니니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야 했다.

“일단 너랑 나랑 당분간 같이 있자”

그제서야 경식이는 안색이 펴는 것 같았다.

 

못다 잔 잠을 오전에 조금 자고...

그나마 걱정이 되어 선잠을 잔 우리는

컴퓨터 통신을 통해 퇴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냥 ‘소금과 팥을 준비해라’, ‘기도를 해라’, ‘염불을 외라’ 등

상식적인 이야기뿐 그럴싸한 얘기는 전혀 없다.

전혀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우리는 이처럼 현실에서 겪고 있는데 말이다.

 

시간은 쏜 살 같이 지나가고 또 어둑어둑 해는 지고 있었다.

해가지니 자연스레 우리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말수도 줄어들고, 주변을 경계하듯 두리번거렸다.

저녁은 먹는 둥 마는 둥하고 경식이 방으로 들어와

맨 정신으로 있긴 힘들어 술을 마셨다.

 

밤은 깊어 갔지만 두려운 마음에 잠은 청할 수 없었다.

비운 술병은 하나 둘 늘어나고, 귀신에 대한 긴장감도

술기운은 이길 수 없는지

우리 둘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내가 왜 누워있지?’

‘언제 잠이 들었지?’

눈을 떠보니 불은 꺼져있었다.

새벽에 부모님께서 불을 끄신 것 같다.

옆에 경식이도 누워있었는데

부모님께서 친히 이불을 덮어주고 가셨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할 무렵

등줄기에서부터 예의 오한이 들기 시작하여

머리 뒤끝이 버쩍 서는 소름이 끼친다.

 

직감적으로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식은땀이 흐리기 시작했다.

경식이 방문은 미닫이 문으로

여름에는 날이 더워 문을 열어 놓고 발을 쳐놓고 잠을 잔다.

 

어느 순간 발 건너편 대청마루 쪽으로 희미한 형체가 생겨난다.

그 형체는 마당에서 대청마루로 들어와 한쪽 다리를 세우고

우리를 등지고 돌아 앉아 뭔가를 하고 있다.

 

잠결에 처음에는 어머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더 집중하여 바라보니 아니다...아닌 것 같다.

난 시선을 땔 수가 없었다. 시선을 돌리거나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면 그 형체가 내 쪽으로 ‘획!’ 돌아볼 것 같다.

 

내 뒤쪽에 자고 있는 경식이는 아직 모를지도 모른다.

아니 경식이도 눈을 뜨고 저것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시선은 고정한 체 손을 조금씩 조금씩 경식이 쪽으로 움직였다.

경식이가 보고 있다면 뭔가 신호를 주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도록...

정말 천천히 이불 밑으로 손을 조금씩 움직여 경식이가 누워 있는 곳으로

이동하다가 순간 내가 덮은 이불과

경식이가 덮은 이불 사이가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왔다.

한 이불을 덮고 자는 게 아니었다.

 

경식이를 손으로 찌르거나 만지려면

이불과 이불 사이 공간을 지나가야 할 텐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왠지 나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저 무엇인가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릴 것 같아 더 이상 손을 더 진행시킬 수 없었다.

 

그렇다고 두려움에 떨면서 그냥 그 형체를 계속 쳐다 보고

있는 것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치고

온몸이 긴장되어 바짝 힘이 들어갔다.

 

지금은 뒷모습만 보이며 뭔가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언제 갑자기 해코지를 할지 모른다.

 

용기를 내어 경식이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경식이의 손을 잡았다.

경식이의 손에 강한 힘이 들어가는 것을 봤을 때

경식이도 깨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경식이의 손을 잡음과 동시에

뒤로 돌아앉아 있던 여인의 목이 서서히 뒤로 돌아가며

우리를 바라봤다.

너덜너덜 찢어진 피부에 얼굴 뼈가 다 들어나고

두개골 한쪽이 심하게 함몰되어 있다.

눈꺼풀은 없어져 두 동공만 덩그러니 충혈된 눈으로 우리 쪽을 바라본다.

“쉬.....쉿.....”

우리에게 조용 하라는 양 ‘쉬’소리를 내더니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가면....히히히히...”

괴기스러운 눈은 우리에게 고정한 채 웅얼거리면서

우리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양 머리를 좌우로 갸우뚱거린다.

급기야 턱과 머리의 위치가 완전히 아래위로 바뀌기를 빠르게 반복한다.

 

그 흉물스런 모습에 공포감이 더해져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경식이의 손이 과격하리만큼 떨린다.

경식이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지

“으...으...으....윽 으...으...으”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경식이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이내 그 여인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우리가 누운 자리 바로 위에 나타나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안고 있는 아이는 예의 그것처럼 썩은 진물을 흘리고 있었다.

 

여전히 우리 바로 앞에서 여인이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우리를 바라볼 때

“아..앙!!!...으아앙!!!!....응애...앵!!!!”

고막이 터질 듯 아기가 울기 시작했고

그 여인의 인상이 더욱 괴팍해지고 괴기스럽게 변하면서

“너희가....너희가!!!!...우리 애기를 울렸어....!!!!”

“이제야...생각났다!!!! 너희가!!!... 우리 애기를!!!! 괴롭혔어!!!!!!”

 

그 여인의 앙상한 한쪽 손이 내 가슴으로 다가오더니

심장 부위를 강하게 내려치고,

너덜 한 손가락을 구부려 가슴을 쥐어짜기 시작했다.

 

“으으으아....으으으아...악...” 고통에 신음칠 때 옆의 경식이도

나와 같은 상황인지 부여잡은 내 손이 부러질 만큼 힘을 주면서 비명을 질러대었다.

서로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을 때 그 고통 속에서도

경식이네 부모님이 우리의 비명을 듣지 못했을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난...으으윽! 당신.... 당신... 아이를....흐헉....괴롭히지 않았소...으으윽”

신음 소리에 나의 항변이 썩여 나왔다.

“거짓말!!! 거짓말!!! 너희가 우리 애기를 아프게 했다!!!!

크크크... 히히히히힉... 그 대가로... 그 대가로..!! 고통스럽게 죽어라!!!! 히히히히 킥킥킥”

“응애애애앵!!!....아응...응앵...애애애앵.....!!!!!”

귀신이 된 여인은 소리치면서 미친 듯이 웃어 대고,

아기의 울음소리도 고막을 찢을 것 같이 귓속을 울려댔다.

 

광기와 공포,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 치던 우리가 서서히

기력이 빠져가 신음소리도 내지 못할 때쯤

새벽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고, 이윽고 그 귀신의 형체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점점 고통이 사라짐과 동시에 몸도 움직일 수 있었다.

나는 스프링 팅기 듯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빠르게 조명을 밝혔다.

경식이는 기절하진 않았지만 기진맥진하여

힘도 못쓰고 신음만 하고 있었다.

“경식아...정신차려!!! 경식아!!!”

“으으...응...응...너무...너무 무서워...흑흑...너무 고통스러워..흐흐흐흑

민호야...어떻게 하냐...우리 정말 죽을까?..흐흐흐흑”

“괜찮아...괜찮아...방법을 찾을 꺼야...경식아...”

나는 경식이을 달랬지만 나라고 뾰족한 답이 있을리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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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댓글을 보며 기분 좋게 글쓰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재미있게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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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원피스의 여자 4

 

 

 

 

 

 

 

 

오늘은 비가 오는군요

비를 맞고 집에 왔습니다.

오랫만에 비를 맞으니 좋은 기분이 듭니다.

'검은 원피스의 여인'이 종반부로 접어드는 군요

내용 중 가급적 주문은 집중하여 따라하시지 않길 부탁드립니다.

사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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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수 한 사발을 들이킨 나와 경식이는 더 이상 잠을 청하지 못하고

빠져나갈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민호야...무당이라도 찾아가 볼까? 아님 교회나 절에 가볼까?”

“정... 답이 없으면 그렇게라도 해봐야지 오늘 저녁엔...”

“미안해...민호야... 다 나 때문인 것 같다.”

“아니야.... 나도 같이 한 거야...자책할 필요 없어.... 방법이나 찾아보자”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을 때

“민호야...저기 우리 예전 학교 다닐 때 선배 중에

동양철학에 빠져서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학교 자퇴한 선배 있잖아....”

 

“아... 생각난다... 그 10년 동안 졸업도 못하고...

학교 축제 때 아르바이트로 점도 봐주고...

귀신도 쫒아 내준다며 막 여학생들이나 괴롭히던 사이코 같은 선배?”

 

“그래...내가 언젠가 도서관에서 그 선배 동기에게 우연히 들었는데

계속 무당 같은 일 하면서 지낸다더라...

들리는 말로는 귀신 쫓는 일을 주로 한다던데..”

 

“쳇! 순전히 사기꾼 같은 사람 아닌가?”

 

“그게... 그 사람들 사이에서는 알아주나 봐... 우리 한번 찾아보자?”

 

“뭐...귀신도 나오는 판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못 믿는 게 더 우습겠지...

알았다...한번 찾아보자...”

 

우리는 그렇게 합의하고... 아침 일찍 대학교를 찾아가 동문회 인명부를 뒤졌다.

여러 군데 전화 해봤지만 다 바뀐 전화번호다.

“저기요...혹시... 철학과 85학번 이동훈 선배 아니신가요?”

“음.... 그 이름을 오랜만에 들어보는군요...

그 이름을 버린 지는 한참 됐지만

예전에 그 이름을 썼었소... 대체 누구시오?”

 

나는 적당히 내 소개와 전화하게 된 동기에 대해

간단히 말하게 되었다.

 

“허허허... 전화하는 당신이 누군지 알겠소

예전에 학교 있을 때도 유독 기가 남달라 보이더니...허허허

이리로 오시오...전후 사정이나 들어 봅시다”

 

“민호야...진짜 사이비 사기꾼이면 어쩌지?”

이건 너무 흔쾌히 받아들여서 더 의심이 간다.

“지프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는 거지...나도 별 기대는 안 한다”

어쨌든 우리는 급하게 알려준 위치로 찾아갔다.

 

선배라는 사람이 알려준 곳은 허름하기 짝이 없는 단독주택에

대문은 다 찌그러져가는 철문인데

대나무 장대에 흰 색과 불은 색 천을 매달아 놓은 걸로 봐선

아마 이곳이 이 선배가 있는 집인 것 같았다.

 

“저...선배님...아까 전화 드린 후배 강민호입니다.”

조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선배를 불러 보았다.

 

“저...계십..” 한참 대답이 없어 다시 부르려는 찰나

“자네는 여전하구만...여전해...언젠가는 우리 만나게 될 줄 알았다네”

엉뚱한 대답에 저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일까 생각하다가

“아..네...”라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선배라는 분은 생각보다 연세가 많이 들어 보였다.

아마 우리보다 10살 이상은 연상일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 오시게 들...”

우리는 어색한 양 천천히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마당에 정갈하게 정원이 가꿔져 있고

화분마다 꽃들이 만발하였다.

 

기와를 얹은 집은 오랜 세월로 낡아 보이지만

정성스럽게 닦고, 관리한 흔적이 보인다.

한마디로 고풍스러운 단장이다.

이런 모습을 보니 왠지 신뢰감이 생긴다.

 

“꽤 정성을 다해 가꾼 화단 같습니다”

“보는 눈은 있군.. 스승님께서 화단 가꾸시는걸 무척이나 좋아하셔서...

아....... 스승님은 지금 출타 중이시네... 나중에 기회 되면 뵐 수 있겠지..”

 

“그래 온 용건을 자세하게 들어볼까?”

나는 그날 그 여인을 첨 본 순간부터 어젯밤 일어났던 일까지

상세하게 얘기하였다.

“.... 그래서 저희들이 우연히 선배님이 이런 일을 하신다고

들어서...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허허허허... 범이 냥이를 무서워하는 꼴이라니...”

“...저 무슨 말씀을...”

“아닐세..차차 알게 되겠지...”

“아이고!! 선배님 저 좀 살려주세요!! 무서워 죽겠어요...”

경식이는 죽을상을 하고 선배에게 매달리려 했다.

“경식이 자네는 곧 죽을 상이었는데... 친구 잘 만나서 명이 이어지는구먼...”

“예 엣...!!!? 뭐라고요!!!?... 아이고...선배님!! 저는 장남이라 일찍 죽으면 안돼요!!!

살려주세요..제발...”

경식이는 사이비 무당의 전형적인 사기에 넘어가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난 지금 하는 말이 전혀 신빙성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선배라는 사람이 귀신 조차 봤을지 의문이 간다.

 

“최소 50만원 이상은 필요할 것 같군...제사를 지내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제길... 사이비군.... 제사라... 썅... 속았다.’

길을 다니다 보면 ‘조상이 어쩌네... 인상이 어떠네..’ 하면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사이비 종교인들을 많이 경험했던 터라

나는 완전히 사이비로 생각했다.

 

“선배님... 저기 죄송한데... 저희는 조금 급한 사정이 생겨서요... 담에 올게요...”

나는 경식이를 데리고 일어서려는데

“지금 가면 자네는 어떨지 몰라도... 경식이는 내일이라도 장담 못한다네...”

“아이고... 선배님... 제발 좀 살려주십시오...”

경식이는 매달리듯 사정을 하였다.

 

사기꾼들의 능력은 정말 타고난 것 같다.

사람의 가장 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도 밑져봐야 본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냥은 안되지’

 

“선배님...죄송하지만 도움이 안 되면 환불 해주실 거죠?”

“예끼! 이 사람아 천도제란 것이..

원래 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는 건데... 그렇게 인색해서 쓰나...”

“그래도 헛돈만 날릴 수는 없는 거잖습니까?”

“허허...사람도...그렇게 못 믿겠으면 그냥 계속 버텨보던지..

아마 자네라도 일주 정도 버티면 제발로 정신병원으로 가야할걸세”

 

‘쳇 나까지 넘어갈까 보냐...알짤 없다 이 양반아!’

 

“가자!! 경식아! 다른 집 찾아보자!!”

경식이는 내 말에 깜짝 놀라 나를 만류 하려고 했지만

이미 나는 마당을 성금 지나 대문으로 가고 있었다.

 

“잠깐... “

난 그럴 줄 알았다는 생각을 하며 뒤를 돌아 보았다.

“좋아 그럼 30만원에... 자네들이 나를 보좌한다는 전제로 하세...어떤가?”

 

“선배님 이제 봤더니 참 좋으신 분이군요...감사합니다....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어차피 별 도리가 없었던 나는 그나마 납득할 만한 제안에 넙죽 허락했다.

 

여기 오기 전 혹시 몰라 준비했던 돈의 일부를 조심스럽게 건네주었다.

이 사기꾼 같은 양반이 정말 제대로 할지 걱정된다.

다시는 그 귀신을 안 볼 수만 있다면 50만원도 제공할 의사가 있다.

 

“오늘 해가지면 제사를 지내러 갈 걸세...

자네들과 아기 시체를 묻었다는 곳으로 가야 하니 난 채비를 하지

자네들은 조금 쉬고 있게나”

 

준비를 한다는 선배는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지

냉장고에 과일이며, 술 등을 가방에 담고

방에 들어가더니 여행용 가방 정도의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나온다.

그리고는 스승이라는 자에게 메시지를 남기려는 듯

대충의 장소를 적은 메모지를 전화기 옆에 걸어 둔다.

 

쉬고 있으라더니 채 30분도 되지 않아 준비가 완료되었다.

“자 출발 하세나... 빨리 해결해야지...

내일은 오랜만에 고기국을 먹겠구만..허허허”

 

긴장감도 전혀 없고, 계획도 없이 마냥 출발하자는 선배를 보니

더욱 신용이 가지 않는다.

 

우리 차는 세워두고 낡아빠진 선배의 용달차(?)를 타고

우리가 알려주는 데로 방향을 잡아 갔다.

 

아직 해는 길어 저녁이 되려면 한참 남은 시간에

벌써 세 번이나 올라와 익숙한 산길을 올라

아기 분묘 앞에 섰다.

경식이는 낮임에도 불구하고 귀신이 나올까 겁을 내며

눈동자를 빠르게 굴려 주의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참 악연이다... 어찌 이 같은 악연이 있을 수 있는가...?’

 

“자 시작하기 전에 준비를 해야겠구먼...”

선배는 싸온 음식과 술을 주섬주섬 꺼내고는

먼저 종이컵에 술을 한잔 따라서 한번에 들이킨다.

그러더니 싸온 음식을 안주 삼아 천천히 주위 경관을 구경하듯 둘러보며

계속해서 술만 마시고 있는 것 같다.

 

“저...선배님... 제사 음식을 함부로 막 드셔도 될까요?

많이 드시는 것 같은데요...”

나는 줄어드는 제사음식이 걱정스러웠다.

 

“뭐? 이거 말인가?... 이건 내가 먹으려고 싸왔는데...?

자네도 좀 들겠는가?”

 

정말 어처구니 없다.

천도제다 뭐다 해서 생때같은 내 돈을 30만원이나 가져가놓고...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다.

 

“뭐 주변을 둘러보니 그냥 제사로 끝날 것 같진 않군...

원한이 너무 사무쳤어...

가급적 피하고 싶지만 아마도 축귀해야 할 듯 허네..”

 

“축귀든 제사든 뭐든 좋으니... 나중에 딴소리 하면 안됩니다...!!

꼭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내의 걱정 어린 말투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제 이자의 행태에 한계를 느낄 지경이다.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술과 안주를 즐기면서

가방에서 여러 잡동사니를 주섬주섬 꺼내 놓았다.

 

“자... 약속한대로 자네들이 날 도와야 하네...

원래 스승님이 계셨으면 같이 했겠지만

안 계시니 자네들이라도 도와야지...”

 

“때가 되면 이 말뚝을 분묘 주위에 세 방향으로 박을 것이네”

 

보여주는 말뚝은 금색에 복잡한 문양이 그려져 있고

끝이 날카로워 마치 창 같이 생겼다.

 

“이후 내가 귀신을 불러 대면을 할 것이네....”

 

선배는 의식을 치르는 방법과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설명을 했다.

 

선배는 귀신과 얘기를 해야 하는데

;전혀 말이 안 통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시에는

축귀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때 선배가 진언과 의식을 하는 동안

말뚝이 빠지지 않게 우리가 맡은 말뚝을 부여잡고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지간하면 그럴 리가 없겠지만

만일 의식도중 말뚝이 빠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네...

꼭 말뚝이 빠지지 않도록 잡고 있어야 하네...알아 듣겠는가?”

 

그렇게 몇 번이나 우리에게 주의를 준 후

선배는 갑자기 진지하게 돌변하여

여러 잡동사니들을 꺼내 분묘 주의에 설치하고

방향을 잡아 세 개의 말뚝을 깊게 박아 넣었다.

 

그리고 우리는 말뚝 앞에 정좌하여 앉도록 하고

자신도 말뚝 앞에 앉았다.

그 후 눈을 감고 한마디도 없이 뭔가 중얼중얼 주문 같은 것을 왼다.

 

몇 시간 그렇게 지나고 있었다.

그 동안 우리는 소변도 보러 다녀왔다가

지겨워 잡담을 나누는 동안에도

선배는 고정된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뭔가만 중얼대고 있었다.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선배는 눈을 스르르 뜨더니

누구에게 말하는지도 모를 말을 크게 외쳤다.

“초령 합니다.!!!!

바나만 아링하리...바나만 아링하리...”

이상한 주문을 계속 외면서 손으로는 수인을 맺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 진지해 우리는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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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 하루도 마무리 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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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웃대 널향해달린다 님의 이야기

추천수11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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