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학사 친일교과서 적극지지 일본에서는 쾌재 불렀다
일본 정부가 초등학교 3~6학년 사회과 교과서 12종을 검정 승인했다. 이중 6종은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내용을 명기했다. 2종은 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일본 영토로 표시해 놓았다.
일본정부 '독도는 일본영토' 교과서 검정 승인
반면 일본군의 성노예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관동 대지진과 조선인 학살 일부 교과서를 제외하고는 아예 다루지 않았다. 다뤘다 해도 적당히 완화된 표현으로 비껴갔다.
독도는 자신의 영토라는 주장을 어린아이들에게 까지 주입시키려는 의도다. 가장 강력한 독도 도발이다. 또 일제의 만행을 왜곡·미화시킨 교과서로 과거사를 배우게 해 일제의 도발을 합리화하려는 수작이다. 심각한 역사 도발이다.
한국국민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마치 비웃듯 이런 식의 도발을 할 수 있는 대담성은 어디에 근거한 걸까. 양국 외교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다. 어디서 이런 자신감이 나오는 걸까.
아베 내각의 ‘교과서 우경화’가 만들어낸 도발이다. 아베 총리는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 역사를 반성해온 일본의 교육 탓에 어린아이들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자학사관을 버리고 자긍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 바 있다.
아베 내각의 ‘자학사관 교과서 폐지’와 교과서 우경화
2006년 아베는 1947년 제정된 일본 교육기본법을 개정하며 애국심을 강조한 바 있고, 2012년 재집권하면서 ‘자학사관 교과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과서 검정기준을 바꾼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같은 독도 도발이나 역사 도발은 점차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경화 물결 속에 양식있는 지식인과 시민단체가 설 자리는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만 탓할 게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게도 아베 내각 못지않은 문제가 있다. 아베가 한반도를 향해 우경화 깃발을 흔들며 역사도발을 하도록 사실상 멍석을 깔아 준 건 다름아닌 ‘박근혜 뉴라이트 정권’이다. 친일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교육현장에서 교재로 채택되도록 정치공세를 편 정부여당이 아베의 망동을 부추긴 셈이다.
아베 내각의 망동 부추긴 ‘박근혜 뉴라이트 정부’
아베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일제 식민지배를 근대화과정이라고 미화하고, 친일파를 애국지사로 둔갑시키거나 일본의 수탈과 노략질을 근대적인 자본투자와 협력관계라고 주장하는 교과서를 한국정부가 적극 지지하는 모습에서 아베는 표정을 지었을까.
조선인 학살과 친일인사들의 반민족 행위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기술하면서 일제 강점기를 ‘근대문명 학습기이자 근대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축적되는 시기’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만든 교학사 교과서와 이에 적극 동조하는 정부여당을 보며 일본국민은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까.
친일 교과서를 거부하는 선량한 국민과 야당을 향해 “교학사 교과서가 공갈협박에 시다리고 있다”며 “집권여당이 당차원에서 교학사와 교과서를 지켜줘야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새누리당 중진들의 작태를 보며 일본 정치인들은 얼마나 박수를 쳤을까.
친일역사교과서 적극 지지한 정부여당, 일본에서는 쾌재 불렀다
친일 교과서를 검정 승인해 준 것도 부족한지 친일 교과서 채택 반대운동을 펼친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업무방해혐의를 적용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나선 교육부를 보며 일본 문부과학성은 한국정부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친일교과서 채택이 완패로 끝났는데도 ‘친일사관 역사모임’을 더 확대해 친일교과서를 보완·보급하는 민관정 공동기구를 만들겠다고 나선 여당의원들을 보며 일본 지식인들은 한국을 얼마나 조롱하며 비웃었을까.
이러니 아베 내각이 엄청난 자신감을 얻었을 게 분명하다. 한반도 식민지배와 수탈 등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피해국의 집권여당이 알아서 합리화 시켜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쾌재를 불렀을 게다. ‘박근혜 뉴라이트 정권’의 역사관을 자신들과 동일시하며 동지애를 만끽하고 있는 건 아닐런지.
친일의 뿌리 촘촘히 박혀있는 박근혜 정부
2차대전 A급 전범의 손자인 아베는 일제에 충성하겠다고 혈서를 쓴 황국장교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걸 보며 크게 반색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권 요직에 친일행각을 했던 이들의 후손이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흡족했을까.
현오석 부총리의 부친은 일제 순사부장이었고, 친일교과서 발행을 주도한 김무성 의원의 부친은 일제때 도의원과 조선임전보국단 간부를 지낸 대표적 친일인사 중 하나다. 김 의원의 사돈 집안은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낸 인물로 친일파 708명에 이름이 올라있다.
‘박근혜 인수위’는 ‘뉴라이트 인수위’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대통합인수위’라고 명명했지만 뉴라이트라는 생얼에 대통합이라는 분칠을 해놓은 것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자체가 친일옹호 집단이다. ‘친일재산환수법’ 제정이 논란이 됐던 16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100%가 이 법안에 찬성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 70%는 이 안에 반대했다. 2005년 제17대 국회에 다시 상정되자 한나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저지하려고 맞섰다. 당시 의석수가 많았던 열린우리당이 100% 찬성표를 던지며 가까스로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물론 한나라당 의원은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아베 도발 멍석 깔아준 박근혜 정부
지난 3.1절. 서울 도심 한복판에 기가 막힌 광경이 벌어졌다. 교학사 교과서가 친일 논란으로 채택이 불발되자 전직 여당 의원과 극우시민단체들이 가판대를 차려놓고 이 친일교과서 판매에 나선 것이다.
그 자리에서 조전혁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일제강점기라는 용어의 배후에는 ‘미제강점기’라는 프레임이 들어있다”며 ‘일제강점기라는 용어는 종북’이라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으며 목청을 높였다.
외교부는 이번에 일본정부가 초등학교 교과서를 승인한 것을 두고 ‘독도도발-역사도발’로 규정하고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국간 관계가 냉각될 수 있다며 일본을 비판했다.
씨도 안 먹힐 거다. ‘박근혜 정부가 친일적’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아베 내각 아닌가. 한국정부의 항의가 절대 두려울 리 없다. 아베의 도발에 멍석을 깔아준건 다름아닌 박근혜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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