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백조입니다.
한달째 하루에 두탕,세탕씩 면접보고 다니느라 심신이 지쳤는데도 불구하고
고민이 많아 잠못드는 밤이네요
저는 요즘 제가 살아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가 전공으로 삼고있는 이 직종은 제 적성에 맞지 않습니다.
대학에 진학할 때부터 알고 있었고 현재도 그것때문에 너무너무 괴롭습니다.
다들 하고싶은 일,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계신가요?
취직은 해야하는데 이 하기싫은 일을 다시 직업으로 삼자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스물다섯이나 먹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도 겁이 나고
흥미가 없으니 면접을 봐도, 합격통보를 받아도 쉽사리 출근하질 못하겠습니다.
전 제가 뭘 하고싶어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뭘 잘 할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인생의 권태기가 온건지 막막하기만 하네요
적성에는 맞지 않지만 가장 무난한 직종이고, 업종에 구애받지 않고 취직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그것 하나만 믿고 진로를 선택했습니다.
다들 하고싶은 일, 꿈꿔왔던 일 하면서 사는건 아니라고 그저 내앞에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하면 그만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짐했건만
경력이 쌓일수록 승진도 해야하고 업무성과도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지니까
이 일을 계속 하는게 두렵기만 합니다.
뒤쳐지는 느낌
내가 제일 멍청하고 미련한것만 같은 기분
자신감을 잃어갑니다.
기분전환을 하려 친구를 만났는데
연애상담을 끊임없이 늘어놓네요
자기는 너무 미치겠다고, 하루종일 연애고민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죽겠다고 하는 걸 보며
연애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해서 참 좋겠다고,
나도 그런고민을 해볼 여유가 있었으면 참 좋겟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인생자체가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엊그제 면접보러갔던 모회사에서 만난 다른 지원자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 여자분이 저에게 이쪽일이 적성에 맞으세요? 라고 묻더군요
아니요 적성에 맞지않아요 그냥 대학때부터 전공삼았던 것이고, 여태 해온일이라서 하는거에요
라고 대답하니 그 분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대학전공을 살려 취직을 했다가 너무 적성에 안맞아서 승무원학원을 다녔었는데
거기 다니는 다른학생들이 대부분 이십대 후반이어서 놀랐다,
왜이렇게 늦게 학원을 다니냐 물었더니 다들 적성에 맞지않는 일이지만 다들 이렇게 살고있으려니 해서 참고 일하다가 뒤늦게라도 꿈을 쫒아 학원을 다니게 됬다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스물다섯이면 아직 한창일 나인데 하기싫은 일 억지로 하지말라고
표정에 지금 고민하는게 다 묻어있다고, 아직 늦지않았다고 해주더군요
면접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저보다 한살 어린 여자분이었는데 그렇게 어른스럽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게 너무 고맙고 감동받아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해지는 이 일을 때려치우고 당장이라도 학원을 등록하고 싶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을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네요
뭐부터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할 지도 과연 그 공부는 누가 가르쳐주는건지도
어딜가야 배울 수 있는지 뭘 공부해야하는지, 그리고 그 배움의 끝은 어디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내일도 아침일찍부터 면접이 있습니다
하루종일 세군데를 돌아다녀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피곤해집니다
요 근래 서울 구석구석 안가본 곳이 없네요
압구정엘 갔다가 면접을 보고
눈썹휘날리게 여의도로가서 다음면접을 보고
또 바삐 광화문으로 넘어가서 그다음 면접을 보고
매번 똑같은 질문에 똑같은 표정으로 잘 할수 있다고 내가 꿈꿔온 일이라고 실컷 가식을 떨어대는
제 모습에 넌덜머리가 나네요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싶네요
하루라도 마음편히 놓고, 면접제의 전화가 올까싶어 손에서 뗄 수 없던 핸드폰도 좀 내려놓고,
수시로 들여다보던 잡코리아어플에서도 신경좀 떼어놓고, 교복인양 매일같이 꺼내입던 정장도 다시 들여놓고 아무걱정없이 잠을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 엄마와 점심을 먹는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전 뭘 잘 할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