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모두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가슴속에 묻히신 모든 분들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2 학생입니다.
결시친 채널에서 수학여행 폐지에 관련된 글을 봤습니다. 너무 동감하는 글이었고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해서 베플을 봤는데 전부 부정적인 반응이더군요... 저도 밤낮 구조자 없나, 하며 인터넷 들락날락 거리기를 수십번 하며 많은 생각을하고, 어쩌면 대학에서 볼수도 있고 미래 직장에서 볼수도 있는 같은 나이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글에 앞서 저희학교는 특목고이기 때문에 수련회도 없고 그 흔한 소풍도 없습니다. 방학때 인턴쉽 가고 축제 하루 하는게 전부죠. 고등학교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 될, 5월 초에 예정되었던 수학여행은 이번 일로 취소 되었구요... 모두들 왜 안가냐고 조르기 보다는 숙연한 자세로 사실을 받아들이더군요. 저또한 그랬구요. 가고 싶지만 가고 싶으면 안되는걸 알기에 애도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학교 일정상 더이상의 수학여행은 없으며 이대로 수능공부만 하다 수능을 치고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6시 30분 학교에 등교해(7시부터 시작) 11시 반에 기숙사에가 2시까지 자습을 하던 저희가 유일하게, 지친 상태로 너무 바라고 있던 수학여행이 취소된 저희는 무의미하고 피곤한 일상을 또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특목고를 일반화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9~10시까지 야자를 끝마치고 6시에 일어나 하루종일 ebs책을 붙잡고, 매일 변하는 입시 제도 속에서 어른들이 명문대라고 만들어놓은 틀에 끼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생들 입니다. 탈선을 비난하시는 분들이 있던데, 그거야말로 일반화가 아닙니까? 탈선을 하는 아이들은 수학여행을 가지 않아도 탈선을 합니다. 그 외 학생들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중학교때 갔던 수학여행이 아직까지 아름답게 남아있고, 또 쭉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고등학생이 되어 더욱 성장한 지금, 친구들과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만드는 그 추억이야 말로 정말 소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을 외부에 보내놓고 걱정이 안되는 부모님이 어디 계실까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신혼여행도 가지 말고, mt도 가지 말아야 하는것이 아닐까요? 신혼여행길에 부부가 사고로 죽었다, mt중 건물이 붕괴되어 학생들이 사망했다, 이런 사고도 종종 발생하는데 그렇다고 신혼여행을 안가고 mt를 폐지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만약 세월호에 외국인 관광객이 타고 있었다면, 외국인 관광객을 앞으로 안받았을건 아니지 않습니까?
모두가 수학여행이 이번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선상의 무책임함, 그리고 사고 대처 메뉴얼 부족이 진짜 원인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것 입니다. 학생들의 아름다운, 그리고 저희같이 일부 학생들에게는 정말이지 피곤하고 너무나도 무건조한 힘든 일상에 한줄기 빛이 되는 수학여행에 대한 폐지 주장은 억지라고 생각합니다.
(97년생들에게 악재가 끼었나 봅니다, 태어나자마자 imf 초6 때 신종플루로 수학여행 포함 대부분의 단체행사 취소, 중2때 일본 지진 발생으로 일본 수학여행 전면 취소 등... 더이상 안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유가족과 실종자들에게 기적을 바래보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