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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댁...

|2014.05.02 07:46
조회 3,983 |추천 5

결혼한지 5년이 되었습니다. 아직 아이는 없구요.

5년간의 일들을 글로 써내려가려니 조금 길어질 것 같네요…

 

남편과 저는 서로가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결혼 3년여간 어마하게 싸웠구요.

남편과 제가 많이 다른만큼 성장환경이나 집안 분위기도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인지 시댁 식구들도 저를 내내 못마땅해하는 눈치이고 저도 시부모님과 두 시누이들.. 그 어느 누구도 맘이 맞아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중 제일 못견디겠는 것이 시부모님인데, 저희 부부는 외국에 나가살고 부모님은 한국에 계십니다. 남편이 이른나이에 사업을 하는데 부모님이 투자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남편은 부모님에게 싫은 소리를 전혀 못합니다.. 자기가 받은게 많다고 생각하고 뼛속까지 부모님께 감사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시부모님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여유로우시고 은퇴후 이곳(외국)에 투자를 한셈이기 때문에 자식들도 볼겸 사업이 잘되어가는지도 체크하실겸 자주 나오십니다. 지금은 그래도 일년에 세번정도 오셔서 한 열흘 계시다 가시지만 처음 3년여간은 저희가 자리를 잡는 시기라 시도때도 없이 오셔서 3-4주씩 머물다 가셨습니다.

 

시아버지는 무일푼에서 자수성가로 꽤나 많은 재산을 일구셔서 그 프라이드가 대단하십니다. 집안에서 감히 뭐라고 할 사람도 없구요. 그래서인지 항상 자기 생각이 옳고 자기와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나 인식이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당신들이 평생 그렇게 열심히 사셨으니 며느리에게 대접받고 누리며 여생을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것 같습니다. 당신 자식들에게는 한없이 퍼주는 좋은 부모이긴 한데, 저나 시누이 남편(사위)에게 하는것을 볼때는 전혀 다릅니다. 재산을 탐낼까 경계심도 많은 것 같구요. 

 

저희 집은 반대로 부모님과 친척분들이 다들 대학원졸업 및 전문직 종사를 하는데 어쩌다보니 가세는 기울어서 시댁에 비하면 돈이 넉넉한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도 나름 유학까지 와서 많이 배우고 남에게 한번 아쉬운 소리 할일 없이 잘 자랐습니다. 대학 졸업 하자마자 결혼을 해서 멋모르고 시집을 왔는데, 정말 상상을 초월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당연히 우리집안 어른들처럼(엄마나 고모들처럼) 공부를 더해서 전문직에 종사를 한다든가 아니면 대기업에 다닐것으로 교육받으며 자라왔는데 대뜸 시부모님은 남편 사업하는데 도와주며 내조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러고서 그렇게 일년에 몇번이고 오셔서는 3-4주씩 저희집에 와계시는데 수발하기가 만만치 않더군요.

요구사항도 많고 까다롭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뭐든 못마땅해 하시는 눈치고...

시어머니는 그 몇주간 단한번도 밥상을 안차리십니다. 삼시세끼 밥상은 물론이고 외국이니 어디 혼자 나가실수도 없어서 3-4주간 내내 24시간 손과 발이 되어 운전까지 해드려야 했습니다. 하다못해 한국티비를 보셔야 하는데 컴퓨터를 모르시니 제가 스트리밍도 틀어드려야 했으니까요..

친구를 만나러 밖에 나간다는가, 제 시간을 갖는건 꿈도 못꾸었죠.

그 시간동안 남편과도 사이가 너무 안좋아서 힘들어도 들어줄 사람도, 제편도 아무도 없었어요.

 

결정적인 것은 시아버지의 폭언입니다..

멀쩡하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하다가도 이상한 막말을 하십니다. 식구들 다 있는데서 아무렇지도 않게.

오실때마다 한 건씩 터트리고 가시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기가 막혔던것 몇개만 뽑아보자면

" 남들은 며느리가 시집오면 그렇게 예쁘다는데, 난 니가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어. 딸이 둘이나 있어서 그런가.."

" (시누이가 석사졸업한 것을 대견해하시며) 애까지 키우면서 그 고생을 하면서 석사도 따고 참 대단하지. 너는 절대 그렇게 못할걸? (…집에서 내조나 하라고 해놓고서)”

야단치실땐 더합니다.. 툭하면 저희 부모님 걸고 넘어지면서

“ 도데체 너의 엄마 아빠는 너를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그러냐?”

심지어 요즘 잘지내고 있는 저희 부부를 보면서도

“ 나는 예전에 니가 ㅇㅇ이가(남편) 사업하는거 반대했을 때 대체 너희 아버지가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킨건가 싶었다”

결혼처음에 힘들었던 것이 생각나서 대화중에 서러워 우는 저를 보며 “너 그렇게 우는것도 병이다” 라는둥… 시집보낸 시누이가 힘들다고 얘기할때면은 그렇게 안타까워 금새 눈시울이 붉어지시면서, 어떻게 남의 딸이라고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그냥 첨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라 어린맘에 기가차서 그냥 넘어간 것이 잘못이었나봅니다.

이젠 아무렇지 않게 저런 말씀을 하시네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처음 몇 년은 결혼후 스트레스를 감당못해 병원한번 안가던 건강체질이었던 제가 어깨며 허리며 안아픈데가 없고 심지어 중증 우울증 진단으로 항우울제도 복용하였습니다. 한번 저렇게 왔다가시면 부부싸움은 기본이고 후유증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그냥 세수할 때 샤워할때도 막 머릿속에 계속 맴돌고… 제정신으로 살기 힘들지경이었던거죠.

심지어는 제가 저렇게 몸이 안좋아서 아이가 안생기는거라고 단정을 짓고서는 멋대로 아는 병원이라며 끌고 다니고 그랬습니다.

(이런말까진 하긴 싫지만.. 결국엔 남편의 문제로 임신이 힘든걸로 밝혀졌구요.)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저도 직장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상황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오셔도 부딪힐 일이 많이 줄어들었으니까요

제가 아마도 5년이나 견뎠으면서 이제와서 이런글을 올리는 이유는.. 그동안은 제가 어리고 정신도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어서 그냥 힘들다고만 여겨왔지만 이제 이렇게 이렇든 저렇든 5년동안 힘든일 겪으면서 성숙해졌고 사회생활도 하며 뭔가 이 문제를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달까요? 하여튼 여유가 생기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 더 어처구니가 없다는 겁니다… 이제는 정말 알고싶네요. 제가 이상한것일까요? 그냥 부자 시댁을 만났으니 얌전히 참고 이런 대우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님 따박따박 할말 다하고 정말 남남으로 지내야 할까요?

 

흔히들 부자시댁을 만나면 주말마다 커튼을 빨러 간다고 하죠.

요즘 들어서는 그것도 저랑은 관련없는 얘기인듯 싶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남편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딱 남편과 시누이들과 시아버지만 지분이 들어가있고, 심지어는 그것에 대해 터치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써달라고 저와 사위에게 그러더라구요.

(그때도 자존심이 너무 상해 치가 떨렸습니다…)

먼훗날에야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는 정말 그곳에서 나오는 월급만 받아서 생활합니다.

그냥 이곳 대졸 연봉 수준입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자기 밑에서 20년동안 회계일 맡아보던 사람도 일부러 이쪽으로 보내셨기 때문에 다른 것은 생각도 못합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에는 또 시어머니가 자기 환갑이라고 5천불짜리 샤넬백을 사달라고 하시더군요. 게다가 매달 용돈도 달라고 하십니다. 없어서 그런것도 아니고, 그냥 자식한테 받고 싶으시답니다. 그 백은 저희남편 한달치 월급과 맞먹고 심지어 그때 저희는 이사중이라 재정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어요. 백값이 그때당시 저희 저축의 절반정도였어요.

시누이들에게는 가서 이것저것 사주시고 엄청 돈쓰십니다. 그러고서 저희에겐 와서 마치 이미 상속이 다 끝난것처럼 행동하십니다. 저희 현재 생활수준은 그냥 평범한 월급쟁이인데 말이죠.

저는 셈이 좋지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건 정말 감사할 일이지만 대단히 시누이들보다 많이 받았다고는 생각이 안드네요. 집도 똑같이 한채씩 해주셨고.. 그런데 아들이라고 저희에게 더 요구만 하십니다. 남편은 누나들보다 자기가 더 많이 받았다고 말은 그렇게 하네요.

 

저는 태생적으로 그다지 돈에 욕심도 별로 없고 그냥 자식키우고 아플 때 치료할 수 있는 돈만 있으면 된다는 주의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결혼전엔 남편이 그렇게 부자집 아들인지도 잘 몰랐어요. 그냥 어느정도 사는 집인가보다 라고만 생각했지.. 근데 요즘은 왠지 5천불짜리 백까지 갖다 바쳐가면서 커튼을 빠는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요. 그 생색과 무시를 다 받아줘가면서 수발들었던것도 참 어이가 없구요.. 돈바라고 한것도 절대 아니고 시부모님이니까 잘모셔야겠다는 생각으로 한건데 항상 못마땅해 하셨으니까요.

 

가끔은 남편도 불쌍하긴 합니다. 저와 남편은 아직도 서로 사랑하고 잘지내는데, 단지 부모님 때문에 이따금씩 이렇게 심하게 싸우는것도 그렇고, 제할말 다하고서 시부모님과 연을 끊자니 그것도 남편한테 할짓은 아닌 것 같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정신적으로 핍박받으면서 살자신도 없습니다. 남편한테 미안할 정도로 그사람들이 싫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결혼생활을 해보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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