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아내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던 자리였습니다.
당시 아내는 임신 중이었고, 집에서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식사 중 아버지께서 아내를 격려하신다는 뜻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굳이 힘들게 집에서 음식을 다 차리려고 하지 마라. 다음부터는 집에서 먹지 말고, 먹으려면 밖에서 외식하자. 요즘은 밖 음식이 훨씬 맛있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며느리가 힘들까 봐 한 말이었겠지만, 아내는 그 말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였습니다.
아내는 곧바로,
“제가 차린 음식이 맛없다는 소리인가요? 밖에 음식이 더 맛있다는 뜻인가요?”
라고 말하며 크게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계신 자리에서 짐을 싸서 친정으로 가버렸습니다.
그 후 저는 여러 차례 사과도 해보고, 설득도 해보고, 처가댁에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저를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카톡으로 사과문자를 하고 해도 답장 한번 없습니다.
장모님에게 연락하니 "본인은 본인 딸을 응원한다. 내 딸이 힘들면 이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하시고 연락을 잘 안받으십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 아내는 친정에서 둘째를 출산했습니다.
문제는 출산 이후에도 아내가 저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태어난 둘째 아이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둘째 얼굴을 사진으로도 보지 못 했습니다.
아내가 내건 조건은 단 하나입니다.
저희 아버지와 인연을 끊으라는 것입니다.
사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남성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아내는 이혼가정에서 자랐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남자에 대한 피해의식이 꽤 깊어 보였습니다.
결혼 전에도 아내는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자신을 만나는 거의 모든 남자가 자신을 좋아했다고 했고, 그 남자들이 한결같이 자신에게 성적인 피해를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본인 주변의 여성 친구들 역시 남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하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당시 저는 아내가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감싸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그 의심이 저희 아버지에게까지 향했습니다. 아내는 시아버지인 제 아버지를 두고,
“시아버지의 시선이 이상하다.”
“나를 여자로 보는 것 같다.”
라는 식으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아버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아버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모두 의심하며 바라보았습니다.
반면 시어머니와는 비교적 잘 지냈습니다. 오히려 친정어머니보다 더 가깝게 지내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시아버지에 대해서는 거의 범죄자를 보듯 대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가정 안에서만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저희 부부는 같은 지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남자 직원이 들어오면 아내는 종종 그 직원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 직원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험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아내의 말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남자 직원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따지듯이 말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제가 오히려 난처해지는 일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아내가 거짓말로 상황을 지어낸것을 주변 공무원 동료들로부터 들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저는 점점 아내의 말과 판단을 그대로 믿기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유난히 주변사람들에게 "본인은 남편을 정말 사랑한다. 우리 부부사이가 너무 좋다"라고 자랑을 자주했습니다. 아무도 묻지도 않는데 갑자기 조용한 사무실에서 갑자기 이런 소리를 한다고 합니다.
사실 그렇게까지 사이가 좋은게 아니고 제가 그냥 져주는건데, 와이프는 주변에 우리 사이가 좋다는걸 보여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가끔은. 본인이 시부모님 특히 아버님과 사이가 안 좋다면서 사무실에서 다수가 듣는 곳에서 시아버지 욕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사무실 모두가 제 지인입니다. 같은 공무원 조직이라서 다 알고 지내는 사람들인데 그 앞에서 울면서 저희 부모님을 욕하니 참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던 중 이번 식사 자리에서 결국 일이 크게 터진 것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며느리를 무시하거나 비난하려고 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힘들까 봐 배려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밖 음식이 더 맛있다”는 표현은 듣는 사람에 따라 기분이 상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한마디 때문에 부모님 앞에서 짐을 싸서 친정으로 가고, 몇 달 동안 남편을 만나주지 않으며, 출산한 아이까지 보여주지 않는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내는 이제 저에게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보려면 아버지와 인연을 끊으라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 답답합니다.
아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 상황을 더 이상 받아들이면 안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내의 과거 상처와 남성에 대한 불신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불신이 아무 근거 없이 제 아버지에게까지 향하고, 가족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는 상황까지 온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내는 결혼 전, 부모님을 소개시켜드리기 이미 전부터 본인은 시부모님 특히 아버지를 일년에 딱 두번만(설날 추석) 볼 것이라고 했었고, 그래서 부모님이랑 본래 일년에 두번세번정도만 봤었습니다. 그래서 딱히 사이가 안 좋아질 이유가 없었었습니다.
제가 아내를 위해 부모님, 특히 아버지와 인연을 끊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이 문제는 부부 상담이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까요?
혹시 주변에 이혼가정에서 자라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깊거나, 남성에 대한 불신이 강한 분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런 경우 가족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