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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30대 편입 하루 전......

마이너스 ... |2003.12.31 08:56
조회 5,681 |추천 0

“10대 땐 20대가 되면, 20대 땐 30대가 되면 막막하고 불안한 마음이 치유되리라, 생각했거든.

무엇인가 든든한 것이 생겨서 아슬아슬한 마음을,

늘 등짝에 멍이 들어있는 것 같은 마음을 거둬가 주리라,

그렇게 부질없이 시간에 기댔던 것 같아.

20대의 어느 대목에선가는 20대가 참 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

격정은 사라져도 편안해지리란 이유로 어서 나이를먹었으면 했어.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수습할 길 없는 좌절감에서는 빠져나오지 않겠는가.

살아가는 가치 기준이 생기고 이리저리 헤매는 마음도 안정이 되지 않겠는가,

그때쯤이면 어느 소용돌이에도 휘말리지 않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지 않겠는가.”

“그런데요?”

“어리석었어. 무슨 생각으로 흘러가는 시간에 기댔을까.

시간은 밤에 문득 깨어나서 그저 가만히 누워 날을 새게 하거나,

현재 진행형의 일들을 문득 지워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자버리게 하거나 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화로와지기는커녕 이제는 무슨 일을 시작해서 실패를 하면

그 실패의 영향이 내내 앞으로의 인생에 상처로 작용하게 될 것 같아 

살얼음판을 딛는 것같이 조심스러워.

어쩌면 인간이란 본래 이런 것이 아닐까?

본래 어느 구석이 이렇게 텅 비어있고,

평생을 그 빈 곳에 대한 결핍을 지니고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일까?”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中]

 

 

한 알이 스물 하고도 몇 살 때.......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를 읽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혼동, 사랑에 대한 불신.....

이런 것들로 힘들어 할 때 이 글귀는 나의 가슴을 쳤다

 

 


그래.........

정말........

나는 어서 빨리 30대가 되길 바랬다

그럼 어떤 쪽으로든 결정이 되어 있을테니까....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있을테구....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 있을테구....

직장을 다닐 지, 전업주부가 되어 있을지....

내 나이 30대가 되면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을 줄 알았다

 

 


이제 내일이면 원하건 원하지 않건 난 30대로 편입한다

하지만 결정되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의 30대를..40대를..50대를.. 인생 모두를 책임지마.. 했던 그 사람은

이젠 추억 속에 묻어 놓고 가끔씩 꺼내 보는 사람이 되었다

 

 


30대를 준비하였어야 할 내 나이 29에.....

이별의 아픔으로 죽을만큼 힘들었고

갑작스레 찾아 온 아빠의 병으로 놀라고 무서웠다

 

 


너무 힘들어서 매일 매일 울고 다닐 때....

눈물을 줄줄 흘리며 모니터를 보다가도...

혼사방에 올라 온 이야기들로 가끔씩 웃을 수 있었고

힘든 이야기. 슬픈 이야기. 모두 나의 이야기처럼 껴 안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얼굴 한 번 못 본 식구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나의 이야기를 써 나가면서 자가치유력을 갖게 되었다

 


이제............

내 나이 서른...........

잊지 못 할 2003년이 가고, 2004년이 오면

난 아름다운 삼십대를 위하여

앞으로 10년간 열심히 살아야지

그래서, 사십대로 편입할 때는 기쁜 마음으로 나의 인생을 즐기고 있어야지

 


2004년의 나의 바램은..........

(혼사방 식구들이 다 같이 걱정해 주니까 꼭 그렇게 되겠지만..)

울 아빠가 완쾌되어 다시 옛날처럼 씩씩한 잔소리꾼이 되었으면 좋겠구.....

2004년 1월 1일부터는 그 사람 생각이 안 났으면 좋겠구.....

동생 사업이 잘 되어서,

누나 유학은 내가 꼭 보내줄께라구 입버릇처럼 말하는 유학을 보내주었으면 좋겠구...

(그래...나 철딱서니 없는 누나다)

혼사방 식구들이 돈을 많이 벌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 감사해요~

혼사방~~

글구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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