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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에 마주친 여자 두분을 찾습니다.

내일로군 |2008.09.03 23:08
조회 571 |추천 0

내일로라는 일주일 무제한 기차이용 티켓을 이용한 여행을 다니던중

참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지나친 인연의 여자 두 분을 찾고 있습니다.

 

만약 이 글을 보시고 있다면... 저 밀짚모자 쓰고 돌아다니던 사람입니다. 아시겠죠? ㅋㅋㅋ

25일 - 여수 오동도, 돌산대교, 돌산대교 근처 찜질방

26일 - 항일암, 순천 찜질방

27일 - 곡성 기차마을에서 마주쳤죠?

이제 여행도 끝이 났고, 앞으로 그렇게 다시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생각해보니 가벼운 인연은 아니다 싶어서 이렇게 찾고 있습니다.

그냥 어디 사시고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만 알고 싶네요.

 

리플이나

kmogoon@naver.com 로 메일이라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이네요.

 

이 밑으로는 그냥 자세한 이야기 입니다.

-------

 

저는 혼자서 이번 주 월요일에 마산발 기차를 타서 약 6시쯤에 순천에 도착했습니다.

그 날 목적지가 여수였고, 마침 여수행 기차가 7시쯤에 있길래 순천역 근처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죠.

역에서 나오니 지금 제가 찾고 있는 여자 두분이서 역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저랑 같은 기차를 타고 온 것 같았어요.

한분은 날씨도 약간 쌀쌀한데 민소매를 입고 계시길래 눈에 띄었고 그 때만해도 여행 초반이어서

여자 두분이서 다니는게 되게 신기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때 두 사람을 처음 본거죠.

저는 일단 배가 고팠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서 역 앞의 분식집에 들어갔습니다.

주문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분들이 옆 식당으로 들어가는것 같더군요.

 

그렇게 밥을 먹고 여수행 기차를 탔습니다. 내일로 여행자가 한 15명정도 되는것 같았는데

그 중에 그분들도 있었어요. 일단 목적은 여수에 도착해서 오동도를 본 다음 돌산대교로 가서 구경하고 근처 찜질방에서 잔다 였는데 벌써 해는 져버렸고 길은 모르고해서 막막해서 주민분들한테 물어 방향만 대충 파악하고 걸어가고 있으니까 앞에 내일로 여행자분들이 많더라구요.  물론 그 중에는 그 두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오동도로 걸어가니 음악 분수대란게 있어서 연인들틈에 끼여 혼자 구경하고~

정보가 부족해 그 어두운 시간에 용두암인가? 근처 산책길을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음악분수대를 같이 구경하던 그 여자 두분을 포함한 내일로 여행자분들이 다 사라져있었습니다 ;;

 

일단 돌산대교로 가자, 싶어서 지나가는분을 붙잡고 물어보니 똑같은 내일로 여행자분이시더라구요.

걸어서 약 1시간 걸릴거라는 것 밖에는 모르신다기에 그냥 오동도 입구로 돌아와 물어물어 돌산대교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돌산대교와 오동도의 중간지점쯤 가니 그 두분이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게 보이는겁니다.

왠지 쫓아간다는 오해를 받을까싶어 일부러 다른 코스로 걸어갔는데 또 보이더군요.

제가 걸으면 앞서가고, 구경하다보면 뒤쳐지고, 다시 걸어가면 앞서가는게 계속 반복이 되는것 같았습니다.

 

와, 드디어 걸어서 돌산대교 입구까지 도착했습니다.

그때가 10시 27분쯤이었고 입구에 정자가 있길래 거기서 잠깐 자료체크하면서 쉬는데 다시 그 분들이 저를 앞질러 돌산대교를 건너더군요. 거기까지 걸어가니 남자인 나도 힘든데, 여자분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시 30분이 되니 돌산대교 불이 꺼지고 -_-... 왠지 미행하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 일부러 한참 뒤쳐져 걸었습니다.

돌산대교를 건너니 경비초소같은게 있길래 근처 찜질방을 물어 그 곳으로 향하니 그 분들이 거기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코스 완전 겹치네... 신기해라 그냥 그런 생각으로 가는데 오면서 사놓은 빵을 아직 안먹은게 기억나서 밖에서 빵을 먹고 들어가니 아까 오동도에서 만난, 돌산대교까지 걸어서 1시간걸린다고 말해준 분이 막 들어가려고 하더군요.

아마 빵을 안 먹었으면 못 마주쳤을 거에요. ㅋㅋㅋ

이름은 이수갑이라는 분이었습니다. 저보다 한참 형이시더군요.

 

와 신기하다 신기하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또 신기한 인연이 있다면서 두 분 얘기를 꺼냈습니다.

여기 와 있다는 말을하면서 찜질방으로 내려가는데 두분이 남자 목욕실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올라오고 있더군요 -_-;;

저는 졸려서 아무 생각없이 내려가는데 형이 여기 남탕가는길이라며 찜질방은 저기라고 말하니 놀라며 돌아가더군요.

피식,하면서 웃는데 아, 그 사람들이네.

뭐 하여튼 형이랑 어디서 왔냐 어디로갈거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항일암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저는 항일암이 뭔지도 몰랐는데 일출로 되게 유명한 곳이라더군요 --;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서 같이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형이 아마 그 둘도 항일암으로 갈 거라면서 흔한 인연은 아닌거 같으니 내일 또 마주치면 말 한번 걸어보자고 하시더군요.

 

다음날 일어나서 항일암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그 분들이 다음 정거장에서 10명정도의 사람들과 같이 타더군요.

뭐 어쨋든 항일암에서 일출을 보는데 개가 한마리 있더라구요? 내려오는데 같이 일출을 보던 이 놈이 앞장서서 항일암을 내려갔어요 ㅋㅋㅋ 신기한 녀석이네 싶어서 계속 따라가니 두분이 밑에 있더군요. 또 만났네 또 만났어

형한테 저 사람들이에요 신기하죠 또 만나네 하니 형이 먼저 말을 걸어 넷이서 짧은 대화지만 말을 조금씩 섞었습니다.

말하는걸 들어보니 성격이 되게 조용조용하고 차분하신것 같았습니다.

내려가는데 개도 계속 같이 내려가대요 ㅋㅋ 뭐 어쨋든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형이 장어탕 집을 추천받았는데 식사 안하셨으면 같이 가자는 말을 했으나 절레절레 ㅋㅋ

나중에 들은건데 여자분들 장어 싫어한다고 하시던데 맞나요? ㅋㅋ

 

뭐 그렇게 여수에서 헤어지고 형이 장어탕을 선뜻 사주시고, 형은 친구집에 가신다며 시장에서 갓김치를 사고, 저는 어제 오동도 구경을 제대로 못한게 아쉬워 오동도로 향하고 형은 여수역으로 향했습니다. 참 고마우신 분이었어요 까먹고 전화번호도 못 물어봤는데.

 

그렇게 오동도 구경 잘~하고 순천으로 넘어가서 혼자 낙안읍성이랑 순천만을 쏘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순천만에서 무려 여섯분이랑 만나서 그룹을 형성해 같이 다녔어요 ㅋㅋ

다들 여행 잘 끝내셨나요. 송이 누나는 한달 전국일주하신다는데 힘내세요 ㅋㅋ

 

어쨋든 그분들이랑 순천에서 맛있는 백반을 먹고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순천역 왼쪽에 되게 큰 찜질방에 갔는데, 어, 그 분들이 또 계시더라구요.

 

이쯤되면 진짜 보통 인연은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가서 말을 걸었더니 그 때는 저를 알아보셨어요.

아침에 보성가신다더니 보성은 다녀오셨냐, 순천에서 어디 다니셨냐, 뭐 그런 흔한 대화.

내일은 어디 가실거냐고 물으니 곡성으로 가신다고 하더군요.

이번에도 전 곡성이 계획에 없었기에 곡성에 뭐 있냐고 물으니 기차마을이 있다고 하시길래 왠지 가고 싶어졌습니다.

아니 이번에는 혹시 거기가면 또 마주칠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더 컸죠.

이정도라면 우연이 아니고 정말 인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아침에 일출보느라고 새벽에 일어나서 피곤할텐데 쉬는데 방해될까봐 일부러 대화 빨리 끝마쳤습니다.

 

다음 날 아침 8명이서 보성으로 갔다가 순천으로 돌아와서 모두와 헤어지고, 저와 제 친구는 곡성으로 향했습니다.

일행 중 누나 한분이 곡성에 갔다 온 경험이 있으셔서 자세히 설명해주시더군요.

 

곡성 기차마을로 가서 관광기차를 탔습니다.

관광기차가 하루에 총 3회 운영되는데, 저희는 2번째 기차를 타서 하정역??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하며 섬진강 경치를 감상하며 3번째 기차를 편도로 탔죠. 거기서 윤재길이라는 아이스께끼아저씨를 만나 또 부산에서 오신 형을 한분 만났습니다.

아저씨께서 저녁이랑 잠을 재워주실테니 기차마을에서 저희 셋 모두 기다리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기차마을에서 내렸는데, 이런, 또 마주쳤습니다.

 

아니 이상한게 어제 찜질방에서는 내일 아침 당장 곡성으로 갈거같이 말하더니

왜 보성갔다오고 자전거하이킹까지 다하고 돌아온 저보다 더 늦게 왔을까요.

우연도 기막힌 우연아닌가요.

하지만 아저씨랑 한 약속이 있어서 쫓아가진 못했습니다. 너무 잘해주시고 이미 약속을 해버린터라... 기차마을에서 아저씨를 기다렸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아저씨께 실례가 되더라도 그냥 가서 말이나 한번 더 걸어볼걸 싶네요.

아저씨께서 아직 완성을 덜한 심청이 마을에도 데려다 주시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전에 곡성역에다 맡긴 저희 짐을 찾으러 갔습니다. 혹시나 싶어 역의 직원분께, 그분들의 인상착의를 말하며 이런 사람들이 가방을 맡기거나 방금 출발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가방도 맡겼고 아까 역 안으로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마침 그 때 기차가 들어왔고, 역 밖 먼 발치에서 바라보니 그 분들이 상행열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멀리서 봐도 알아볼 정도가 됐더라구요 제가 ㅋㅋ......

 

당장 쫓아가고;; 싶었으나 너무 잘 해주시는 아저씨의 호의를 거절할 수가 없어 그냥 가는거보기만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아저씨랑 부산에서 왔다는 형 두분 다 저보고 바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 찾고 싶은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쨋든...

위로 갔으니까 혹시 남원이나 전주가면 만나겠지. 하는 생각에

그날은 곡성에서 자고 다음날 남원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네요.

곡성에서 그렇게 보고 이제는 어디있나 계속 살피고 다녀도 안보이더군요 인연이란게 참 ㅋㅋ

 

어차피 여행이란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것이고

언젠가는 일상으로 돌아가야하며

여행에서 뵌 분들, 아무리 소중한 인연이라도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못뵐거라는거 알아요.

여행을 다녀와서 잠시 감상적인 기분이 된 걸까요.

그래도 한번 찾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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