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극히 평범한 29살 주부입니다.
2살배기 아들이 있고, 남편은 회사를 다녀요. 둘 다 서울에서 평범하게 대학 나와 취직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 때까지 살면서 법에 어긋난 범법행위를 한 적도, 그럴생각이나 여유도 없이 내 가정을 위해 살아온 부부입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 무너졌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이며, 스펙쌓기에 치중해있던 과도기세대입니다. 무언가를 바꾸거나,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 익숙하지도 않은 사람들입니다.
저번 연휴에 아기를 데리고 시청광장을 다녀왔어요.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이 비극과 참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모르는 저희는 조문을 하고, 리본을 다는 것 밖에 못했어요.
오늘 남편이 퇴근하고나서 광화문에 가자고 하더라구요. 정부에 국가에 변하기를 요구하는 시위가 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와 5.18혁명을 배우며 울컥했던 청소년 시절, 바쁘게 취업을 위해 나만을 생각하며 살았던 20대. 그리고 아이와 가정이 있는 30대를 바라보는 지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윗분들, 구조적인 문제들, 권력자들의 문제들이죠.
이 땅에서 아이를 낳았어요. 두렵고 무섭습니다.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입시에 시달리다가 간 아이들, 여행가셨던 부모님들, 가족여행을 위해 배에 올랐던 가족들, 승무원들, 그리고 사망한 잠수사분까지..
뭘 해야 할 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바꾸고 싶습니다. 전국에서도 많이들 촛불을 드신다 들었어요. 내 아이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다들 행동하시는 건 어떨까 조심스럽게 글을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