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번도 판에 뭔가를 해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아이디랑 비번도 다 잊어 버렸는데, 이글을 쓰기 위해 찾았어요.
간혹 재미삼아 글만 읽고 그랬었는데, 제가 이렇게 판에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지금도 마음에 진정이 안되는데, 너무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들이 있어서 입니다.
오늘 5월 18일 일요일 영등포의 L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엄마와 쇼핑을 하고 차를 몰고 나오고 있었습니다. 오후 7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해가 길어져서 이제 막 어두워 지려는 시간이었어요.
그곳에 노숙자들 그리고 노숙자 + 술취한 분들이 너무도 많은 지역인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엄마와 제가 타고 있는 차가 주차장을 나서자 마자 한 노숙자 아저씨가 길을 막아 섰습니다.
어? 이게 뭐지? 하는 순간에 갑자기 그 아저씨가 엄마가 타고 계시는 운전석 쪽으로 막 걸어오기 시작했어요. 막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요즘 차 같았으면, 차를 타고 그냥 조금만 몰아도 차 문이 자동으로 잠기지만 저희 엄마 차는 10년도 넘은 검정 SM 차량 입니다.
40km/h 이상의 속력이 나와야 자동차 문이 자동으로 잠기거든요.
그래서 차 문이 잠김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 아저씨가 다가 올때 차 문을 잠가야 한다는것은 알았지만 너무도 당황해서 저희 어머니가 차 문을 잠금 버튼을 누르기 전에 그 아저씨가 운전석 문을 벌컥 열었어요.
너무도 놀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이 되지 않더군요.
사람이 그런 상황에 처하니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 노숙자는 천원을 달라며 엄마를 막 잡아 끌었습니다. 너무도 공포 스러운 순간이었어요.
저희는 문을 닫으려고 막 잡아 끌었지만 그 아저씨 힘도 어마어마 했습니다. 도와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그때 눈에 보이는건 그 옆에 나란히 앉아 있던 노숙자들 뿐이었어요.
너무 다행인건 그나마 밝은 시간이었고,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때 한 젊은 남성분께서 오셔서는 그 아저씨를 막 떼어 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보니 뒤 차에서 내리신 분들인지 모르겠지만 서너 분 이 더 그 아저씨를 잡고 왜이러시냐고 막 말리고 있었어요.
저희는 그 노숙자 아저씨가 떨어지자 마자 본능적으로 문을 닫고 차를 앞으로 몰았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한 순간이었지만 본능적으로 그렇게 차를 몰고 나와 버렸네요.
그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는 죄송스러움이 너무 큽니다.
신문과 뉴스에 아무리 많은 잔인하고, 척박하고, 냉정한 요즘세상 사는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지만 오늘제가 겪은 이렇게 고마운 일에 꼭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는 죄송함이 정말 너무 크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방금 당했던 무서웠던 일 보다도, 도와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하지 못한점에 너무도 마음에 걸리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많은 분들께 제가 겪었던 감사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처음으로 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도와 주신 분들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때 어떻게라도 감사의 인사를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PS. 꼭 차 문을 잠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