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역 고삼 여자입니다. 일반계고 다니는 미대 입시생이기도 하구요.
애들 야자하고 있을 시간인데 너무 답답해서 일찍 집에 왔어요. 와서 홍대 내신산출도 해보고, 여러 학교 홈페이지 들어가서 학과 전공이나 커리큘럼도 제대로 살펴보고 해외 연수 등등등 알아보다가 판이 괜찮을 것 같아서 글 남겨요. 제 또래 이상인 분들, 부디 한 줄만이라도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히 읽을게요. n년전 고삼 시절 추억하면서 현역 고삼 넋두리 읽는다 생각하시고 킬링타임 하셔도 되요. 진짜 머리 빠지는 기분이라서 그래요ㅋㅋ
고민이 많을수밖에 없는 시기죠..? 나만 답답한 거 아니고 나만 힘든 거 아닌것도 아는데, 그래서 공부해야 되는 시간 맞는데, 미대 입시라는게 다른 일반학과 진학할 애들보다는 진로가 더 확고한 케이스고 개인적인 신념도 있다보니 선택과 집중이 더 요구되네요. 당장은 내신이냐 수능이냐부터 대학과 학과까지... 대학이냐 학과냐에 따라 내신이냐 수능이냐가 결정된다고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엔 남은 시간이 촉박하네요. 당장 수시모집이 9월부터 있으니..
일단 전 어릴때부터 어딜가나 연습장이랑 펜은 정말 빼놓지 않고 들고 다녔어요. 그리고 초딩 고학년때 미국판 도전 수퍼모델이랑 프로젝트 런웨이(그 외에도 당시 온스타일 채널에 우리나라에선 안 흔한 재밌는 프로그램 정말 많았죠)를 보면서 패션업에 종사하며 글로벌하게 살리라는 꿈을 키웠구요.ㅋㅋ 중딩때 잠시 상대 간지에 혹해서 회계학과에 한눈을 팔기도 했지만 역시 제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후 일반계고에 진학해 고1말에 입시 미술 시작 그리고 현재까지.
학원에서 시키는 거 나름 열심히 하고,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공부도 잘해야 된다는 말에 학평 점수관리도 좀 하면서(내신은 면목없음) 하루하루 살았더니 어느새 고삼이더라구요.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참 틀에 갇혀 살았구나. 나는 자유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선택에 지나지 않았구나. 시키는 거나 하면서 살았구나. 앞으로 내 인생 내가 주인공 하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학교는 차치하고 (일반계고라 그런지 교내 예체능 입시설명회라고 해서 갔는데 수시 모집 비율도 제대로 모르시더군요. 결론은 간판따려고 예체능 하는거면 공부하란 얘기),
학원에서는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대학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고있는데 역시 서울대 서울대 하시죠. 작년에 언니들이 소신지원한다고 경쟁률 70:1에 육박하는 전공으로 다 넣어서 한 명도 못갔거든요. 그 때 디자인계열 다른 전공으로 넣었으면 두 세명은 갔을 거라고 많이 아쉬워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한테 거는 기대가 크시죠. 부모님도 마찬가지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 하고있는 준비, 안하고 싶어요.
커리큘럼을 살펴봐도 제가 원하는 패션 관련 전공이랑 달라요. 다른게 문제가 아니라 관심없는 세부 전공 위주이니... 시각, 제품, 공업 디자인..
그래서 전공 맞추어 학교를 선택하면 또 준비하는 게 달라지는 거고.
사실 이전에도 살짝 언급을 해 봤는데 선생님이나 부모님이나.. 학교 네임밸류를 우선시하시더군요.. 그건 니가 나중에 취미로 해도 되지 않느냐, 어쨌든 대한민국은 간판이다, 패션은 인맥이 중요하다, 등등등.
그렇지만 제가 생각할 때 패션분야라는 게 학교 네임밸류나 학연을 무시할 순 없어도 재능으로 충분히 먹고 들어갈 수 있다고 보거든요. 무엇보다 거기에 휘둘려서 시도조차 안해보긴 싫구요.
솔직히 말해 홍익대 서울캠에 있는 패션디자인 학과를 정말 가고 싶지만, 내신이 부족해요.
세종캠은 3학년 내신준비를 제대로 하면 가능하지만, 희망하는 과가 없구요. 미대 입시생으로 홍대라는 간판은 정말 따고 싶었는데, 원하지 않는 과 진학을 감수하면서까지 갈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그럴 것 같으면 아예 서울대에 매진하겠죠. 공부 잘하는 학교에 와서 내신 조진 걸 미치도록 후회해도 3학년 되서 하면 뭐하나요..... 이미 엎지른 물인걸..ㅋㅋ.....
그래서 궁극적으로 조언을 부탁드리고 싶은 건,
전공으로 몰아붙여서 학교를 선택하는 것과 내 조건에서 갈 수 있는 최고의 대학에 가는 것.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지에요.
웃긴 게, 이렇게 구구절절 패션업에 종사하고 싶다 해도 막상 대학에 가고 나면 좀 더 괜찮은 대학에 갈 수 있었는데, 후회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요. 그치만 또 내 신념을 생각하면 그깟 게 뭔 대순가 싶고. 그게 어쩌면 지금 망설이는 이유이고, 그래서 다양한 연령대의 인생 선배들한테 많은 말을 들어보고 싶어요.
어떤 말을 들어도 공부라 생각하고 받아들일게요.
긴긴 글 읽어주셔서(확신이 없음ㅋㅋ..)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