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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가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 3

제임스브래독 |2014.05.29 16:18
조회 3,078 |추천 8

안녕하세요.

 

절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공포의 계절이 다가오기에

 

이야기 하나 투척하고 사라집니다.

 

언제나 그렇듯 제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약간 각색한 겁니다.

 

이번 이야기는 좀 기네요.

 

긴 글이 싫으신 분들은 그냥 뒤로가기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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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아, 화장실 가자."

 

죽은 듯 적막하게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교실에 쉬는 시간이 찾아오자 재희는 단짝 영은의 소매를 붙잡으며 부탁하듯 말했다.

 

밖은 초여름을 알리는 소나기가 막 그치고 있었다.

 

"한 시간만 더 하면 집에 가는데 한 시간만 더 참아봐."

 

늘 잠이 부족한 영은은 어김없이 자고 있었고, 자신을 깨우는 재희를 보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재희는 완강했다.

 

"나 급하단 말이야. 금방 갔다 오자. 응?"

 

한 시간에 10분 밖에 주어지지 않은 쉬는 시간을 화장실 줄 서며 보내고 싶지 않은 영은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재희의 고집에 결국 같이 화장실에 갈 수밖에 없었다.

 

"휴~ 너 때문에 잠도 못 자고.."

 

"미안~ 대신 2층에 있는 2학년 화장실에 가자. 2학년들은 다 마치고 갔으니까 안 기다려도 될 거야."

 

재희는 신 난다는 듯 영은의 팔을 끌고 2층으로 내려갔다.

 

재희의 고집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선 영은은

 

2층에 내려가자마자 재희의 부탁을 들어준 것을 재차 후회했다.

 

이미 2학년들이 마치고 집에 가버린 2층은 그 전체가 거대한 괴물의 내장같이

 

어둡고 긴 복도가 끝없이 이어져있었다.

 

2학년 화장실은 그 긴 내장에서도 한가운데 위치했던 것이다.

 

"아~ 정말 너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이게 뭐냐?"

 

사실 무서워서 한 말이었지만 재희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영은은

 

무섭다는 이야기는 빼먹은 채 잠 못 잔 것으로만 재희를 탓했다.

 

왠지 무섭다는 이야기를 하면 더 무서울 것 같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미안~ 대신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해줄게~"

 

"무슨 이야긴데?"

 

사실 무슨 이야기이든 영은에게는 큰 차이가 없었다.

 

어떤 이야기든 자신이 재희와 단둘이 이렇게 긴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해 줄 이야기라면..

 

"혹시~ 2학년 화장실 괴담에 대해서 알아?"

 

어떤 이야기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괴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던 영은은 애써 놀라는 기색을 감추며 반문했다.

 

"괴담?"

 

"응, 여기 2층 화장실 괴담 말이야. 못 들어봤어?"

 

대꾸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더 싫은 영은이었다.

 

"뭔데?"

 

어느덧 둘은 2층 화장실 앞에 서 있었다.

 

재희는 자연스럽게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기 2층 화장실에는 말이야. 그렇게 무섭지는 않은데 이상한 괴담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옛날에 한 3~4년 전쯤이었나봐.

 

우리처럼 단짝인 A와 B라는 학생이 있었대.

 

그때 그 둘도 3학년이었는데

 

우리처럼 3층 화장실을 쓰기에는 시간이 없었나 보지?

 

긴 줄을 기다리기 싫었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딱 우리처럼 둘이서 2층 화장실을 쓰려고 내려왔대.

 

둘 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지만

 

2층 전체에 두 사람만 있는 게 무서웠던 둘은

 

한 사람씩 차례로 밖에서 지켜봐 주기로 했었다나 봐.

 

A가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기로 하고 B는 밖에서 기다려주기로 했었다는 거야.

 

A가 화장실 칸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B가 A에게 소리쳤대.

 

'야 빨리 나와!!!!'

 

당황한 A는 영문도 모른 채 B에게 되묻기만 했지.

 

'왜 그래?'

 

그런데 B는 아무 대답도 없이

 

'야 빨리 나와!!'

 

라는 말만 반복하더라는 거야.

 

'무슨 일인데 그래?'

 

A가 아무리 물어봐도 B는 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더라는 거지.

 

그런데 이상한 건 A가 듣기에

 

B의 나오라는 목소리가 점점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야.

 

A는 처음엔 B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B의 목소리가 벌써 화장실 바깥까지 나간 것처럼 들리니까

 

덜컥 겁이 났던 거지.

 

'야 빨리 나와!'

 

B의 목소리는 벌써 상당히 멀리서 울리는 목소리가 되어 있었어.

 

그때부터 A는 필사적으로 화장실 문을 열었지.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더라는 거야.

 

A는 필사적으로 문을 열어보려고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어.

 

그 와중에도 B의 다급한 목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

 

공포에 의해 거의 정신이 나간 A는 안간힘을 써서 겨우 화장실 문을 열 수 있었고

 

미친 듯이 화장실 밖으로 뛰쳐나갔어.

 

B는 이미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서 빨리 오라고 A에게 소리를 치고 있었고 말이야.

 

A는 두려움 반, 분노 반으로 B에게 다가가 소리쳤어.

 

'왜 그래 진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A의 말은 들었는지 듣지 않았는지 B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A에게 말했다는 거야.

 

'너.. 내가 왜 빨리 나오라고 했는지 모르지?

 

네가 화장실 칸에 들어가면서 문을 닫는 순간에 말이야..

 

옆에 비어있던 화장실 문 다섯 개가 동시에 닫혔어.

 

안엔 아무도 없었는데..'"

 

영은은 살짝 소름이 돋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재희는 평소에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너무 태연하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 화장실 센서 등이 꺼지고 창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달빛이 재희의 눈동자에 반사되어

 

형언하기 힘든 공포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영은은 애써 공포를 참아내며 손을 휘휘 저어 센서 등을 켜고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했다.

 

"야, 그 이야기할 시간에 볼일 다 봤겠다. 빨리 들어가기나 해."

 

"그런데 더 무서운 건.."

 

재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다음날 2학년들이 화장실 청소를 하려고 들어갔는데

 

화장실 문 위쪽 부분에 불투명한 사람 손자국을 발견했다는 거야.

 

누가 천장에서 손을 뻗어 화장실 문을 닫은 것처럼 말이야.

 

다섯 칸 전부.

 

그리고 그 이후에

 

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화장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화장실 문을 잡고 있는 천장 귀신을 봤다는 소문이 계속 돌더라는 거지."

 

순간 다시 센서 등이 꺼졌다.

 

"왜 자꾸 꺼지는 거야."

 

귀찮다는 듯 눈앞에서 손을 휘젓던 영은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손의 움직임을 포착한 센서 등이 그 순간 켜졌고

 

손을 따라 사라진 재희의 얼굴 대신에

 

천장에서 내려온 것 같은 손 하나가 자신을 잡으려고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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