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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고 생신이고 친정 안 가겠다는 남편..

|2014.06.15 16:16
조회 10,330 |추천 8
결혼 전부터 친정아버지와 신랑이 좀 사이가 안 좋았어요
반대결혼이랄까
아버지가 좀 탐탁치 않아 하셨죠

아버지가 남편한테 상처도 많이 줬고
저는 바람막이가 되어줄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때도 있었기에
남편에게 많이 미안합니다

더군다나 시댁은 육아트러블 외엔
저에게 한없이 감사한 시부모님과 아주버님이 계세요
상대적으로 친정아버지의 사위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크게 느껴집니다..

근데 아버지도 많이 변했습니다
저와 엄마의 설득으로 남편을 안 좋게 보지 않아요
사실... 사실은
남편을 탐탁치 않아 한것이 아니라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제가 싫었던거에요 아버지는.
20대 초반에 결혼하여
일찍 아버지 곁을 떠난다는 생각에
애 낳고 키우는 지금도 제가 애기같이 보인다는 아버진데
남편을 싫어했다기보단 딸의 결혼 자체가 싫었던거죠

근데 위에 남편을 탐탁치 않아 하셨다고 쓴 이유는
남편이 그렇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중소기업 생산직에 근무하는
자신의 직업을 컴플렉스로 생각합니다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거죠
장인어른이 그런 자신의 능력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서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직업에 관해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으셨는데두요
제가 볼때 자격지심 같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런저런 이유로 남편은 처가가기를 싫어했고
아버지는 남편에 대해 좋은 인상으로 바뀌었기에
남편을 보고싶어했습니다
자주 놀러오라고 하셨죠
하지만 남편은 결혼 초 아버지에게 받았던 상처때문에
아버지가 장난으로 던지는 말 하나에도
깊에 생각하고 심각하게 받아드리며 부담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처가에 가지 않겠다 입니다

처음에는 설.추석.아버지생신.엄마생신
이렇게 일년에 네 번 가겠다고 했어요
저도 오케이 했습니다
친정에 같이 다녀올때마다 싸웠어요
장인어른이 자신을 싫어한다. 무시한다. 사위로서 대우.존중 받지 못한다. 기분이 나쁘다 등등

그 중 제가 수긍하는 일도 있었고
대신 사과도 하며 남편에게 많이 미안해했어요
하지만 남편의 생각 중 이해못할 부분도 많았어요
우리 아버지 말씀을 비꼬아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그래도 별 말 안하고 그래그래 미안해 하고 넘겼습니다
결혼 1년만에 생판 남이었던 장인어른을 다 이해하긴 힘들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근데 일은 어제 터졌습니다
어제는 엄마의 생신이었어요
근데 남편은 철야근무였습니다
어제 아침에 출근해 오늘 아침에 퇴근하는...

근데 평소에도 처가집 안 가고
장모님 생신이니
회사에 양해를 구해 두세시간 정도 시간을 뺐대요
그래서 저녁에 같이 남편이랑 엄마 생신 축하드리러 친정집에 갔습니다

모두 고마워했고
회사에서 괜히 남편이 책잡힐까봐 걱정도 했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음식을 조금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시간 반 뒤에 회사로 갔어요

그리고 오늘
남편이 퇴근 후 이야기를 합니다
이제 다신 처가집 안간다. 명절이고 생신이고 이제 너 혼자 가던지 해라. 내가 처가집가서 그딴 대접 받을려고 우리 아버지가 나 키운거 아니다. 아버지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전 이해가 안 갔습니다
어젠 정말 아무도 남편에게 실수한 사람이 없었거든요
결혼 초 아버지가 남편에게 상처 준 적이 많기에
저는 항상 남편과 친정에 가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남편 바람막이 모드로 들어갑니다
아버지든 누구든 남편 건들이면 제가 이야기해요
근데 어젠 엄마 생신이라 그런지 화기애애하고
남편 건들인 사람이 없어서
제가 도무지 이해가 안되니 자세히 말해달라 했어요

남편: 들어가서 장인어른께 안녕하세요 인사했는데 장인어른은 내 인사 받지도 않고 애만 안더라.
인사는 기본 예의인데 왜 내 인사 안 받아주시는거야? 그
그리고 내가 회사에서 잠깐 시간 빼서 왔다니까 뭐라고 하셨어?
콜라 한잔 먹고 얼른 가라 하셨지?
아니 기껏 시간 빼서 왔더니 인사도 안 받아주고 바로 가라고 하시냐? 이게 나 무시하는거지 뭐야?
음식 먹는 중간에도 가라고 하시고.
그러다가 내가 시간돼서 갈라하니까 그제서야 뭐 좀 더 먹으라고 붙잡고.
시간 널널할때는 가라하고 갈라고 바쁠때는 먹으라 하고 이게 나 엿먹이는 거지 아니야?

순간 멍하더라구요
전혀 저런 의도가 아니였는데 어떻게 하면 저렇게 받아들일수가 있지.?? 하는 생각.....

아버지는 회사에서 시간 빼고 나온 남편이 걱정돼서
일찍 가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얼른 먹고 가라고 하는거였어요
콜라 한 잔 먹고 가라
이건 다른 사람들 다 술 먹는데 남편은 술 마시면 안되니까 콜라 먹어라 이거였어요
굳이 가라는 말을 붙인건 엄마 생신 안 챙겨도 괜찮으니까 괜히 여기 오래 있어서 회사에서 책잡히지 말고 일찍 가보라는 뜻에거 한건데..
중간중간에 가라고 얘기한것도 일맥상통한 얘기에요
거실에 시계가 고장나서 아버지가 시간을 몰랐던터라
가봐야하는거 아니냐 늦은거 아니냐 이런 뜻에서 말한건데.....
아니 어떻게하면 저 말을 저렇게 이해하는건지ㅜㅜ
전혀 비꼬는 표정. 말투. 억양. 제스처 아니였어요
진짜루요..

그리고 가기 전에 뭐 먹으라고 한건
음식 다 먹고 과일 먹을 땐데
남편이 회사에서 저녁 먹고 온 터라 음식을 많이 안 먹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많이 먹지도 못했는데 벌써 가야하니 과일이라도 더 먹으라고 챙겨주신건데

근데 남편은 이해를 못해요
아버지가 자기 엿먹이려고 한거고 자기 무시한거래요
위 말들은 제 생각인거고 아버지는 그 뜻이 아니래요

그리고 인사 안 받아주신건
아버지가 잘못하셨죠
인사받아주시고 어서와라 인사해주셔야죠

근데 울 애가 아버지에게 첫손주고
자주 못보는데다가
오랜만에 봐서
너무너무 이뻐하는 손준데
그 이쁜 애기손주 보자마자 받아 안으신다고
그러는건데....
그걸 어찌.....
시댁가면 시어머님도 시아버님도 그러시는데...
저보다 울 애 먼저 안으시고 먼저 보시고 먼저 말거시는데....

저 보고 저리 얘기하면서
진짜 너무 싫다면서
내가 어제 얼마나 서러웠는지 아냐고
내가 너를 왜 만나서 이런 일을 당해야하는지
너를 원망하게 되더라면서
다신 안 가겠대요

남편이 받아들인 정도가 심각한것 같아서
암말 안 했지만
전 너를 왜 만났나 하는 이 말에 상처가......

사실 저도 힘들었어요
중간에서 바람막이 하며 아버지한테 대든다고 친정식구들한테 욕도 먹고
남편은 제대로 안 막아준다며 섭해하고
그래도 노력했어요

그리고 시부모님 저에게 잘해주시지만
시댁은 시댁이잖아요
말 안해도 다들 아시겠죠
아들 먼저 챙기시는 시부모님
다 이해했어요 단 한 번도 남편에게 서운한 내색 안 하고 이해햇어요

시아버지 무서워 절절 매는 남편
감기 걸린 6개월 아들에게 정통으로 선풍기 바람 오는데 일한다고 제가 못꺼서 남편에게 좀 꺼달라하니
시아버지가 켜신 선풍기라서
시아버지가 남편에게
내가 킨 건데 니가 왜 끄냐. 나 무시하냐? 애한테 너무 유난떨지마라 안 죽는다. 라는 소리 들을까봐
무서워서 선풍기도 못끄는 남편

백일 갓 지났을때 우리 애한테
생크림케익 먹이라는 시아버지 말씀에
말리지는 못할망정
시아버지 무서워서 손수 자기 손으로 울 아들 입에 케이크 떠먹인 남편

감기걸려 콜록하는데 옷도 안 입히고
덥다며 애 안고 나가시는데
밖에는 비오기 전 흐린날씨에 바람도 부는데
그걸 못 말리고 보기만 하는 남편

등등....
저도 시부모님과 남편에게 자질구레하게 또는 크게 섭섭한거 많지만 절대 남편에게 흉보지 않고 화내지 않고
좋게좋게 돌려가며 얘기했는데

그 결과가 처가엔 절대 안간다 너 혼자 가라
널 왜 만났나 후회된다
라는 말 뿐....

저도 저 말 듣는데 화가나고 짜증나고
애까지 울고 보채니 더 돌아버리겠고
소주맥주 한병씩 먹고 자고 있는 남편보다가
너무 답답해 여기에 글 씁니다

남편 말대로 남편 친정에 안 데리고 갈 수 있어요
갈때마다 핑계대던지
어찌해서 암튼
저 혼자 애 데리고 갈 수 있거든요

근데 남편이 저리 나오니
저도 시댁 가기 싫어요
시댁가면 제 생각따윈 안중에도 없이
자고 오기 일쑤고
시아버지 눈치 보며 우리 애 지키기 바쁜데
저도 안 가고 남편 혼자 보내도 될지...

울 아버지가 결혼 초 남편에게 준 상처들때문에
제가 시댁에서 암말 안하고 남편에게 암말 못했는데
친정 안 간다하니 저도 안 가도 될까요 이젠??

휴..
시댁에서는 울 아버지가 남편에게 뭐라고 한거처럼
저에게 직접적으로 상처준건 없지만
짜질구레하게 저 서운하게 하시는거랑
우리 애한테 자꾸 뭐 먹이시고 애 힘들게 하시는거
그동안 남편이 아들 쉴드 못해준거 등 많은데....

쌤쌤이치고
저도 시댁 안 가버릴까요?
당장 오늘 저녁 시댁에 오라고 호출왔는데

아휴..
제가 안 간다하면 왠지 남편이랑 싸움날 거 같은....

아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추천수8
반대수10
베플김이박|2014.06.15 17:23
저라면 아주 인자모드로 그래 당신다 이해해 나는 평생을 함께 살아온 내 아버지라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데 당신은 그게 힘들거란걸 잘 알아 그러니 친정에 이젠 혼자갈께 대신 나도 당신과 비슷한 마음이니 시댁은 당신 혼자 가도록해
베플gg|2014.06.15 16:44
남편 말에 따르면 님도 시댁 안 갈 이유가 충분한거 같은데... 지네 아빠한테 찍소리도 못하니까 장인 어른 걸고 넘어지는거 최악이네요. 님도 말 다 하세요~ 니가 아빠 노릇 못해도 참고 시댁 가준게 이런 결과냐고. 입만 산 사위 노릇 할거면 님도 똑같이 나가세요. 싸울거 무서워서 참고 살다가 님 부모님 가슴에 더 큰 대 못 박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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