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들 감사합니다 (- -)(_ _)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죠.. 압니다.. 그냥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도움을 주는 것도 쉬운건 아니구나라는걸 깨닫게 되었고.. 다른 분 말씀하신 것 처럼 말씀드린 것 말고도 무궁무진한 일들이 많습니다. 교수님께도 말씀 안드린거 아니에요.. 저한테 왜 안노냐고 얘기하셨을 때 말씀 드렸어요. 직설적으로 설명한건 아니지만 A가 혼자 힘으로 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불편한 아이이긴 하지만 어찌됐건 성인인데 혼자서도 할 수 있게 거리를 두고 싶다 라고 말씀 드렸는데도 소용 없었구요.. 학교에서 장애인 학생을 받으면 지원받는것이 있는건지 뭔지 잘 모르지만 유독 예뻐해요. A가 항상 교수님 앞에서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얼굴로 방글방글 웃고 있고 교수님도 그 아이 그림을 거의 그려주다시피 하니 학점은 늘 A+ 입니다... 교수님을 설득하긴 어려울것 같아요....
그냥 다 호구들처럼 졸전도... 그렇게 도와주는걸로 끝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에휴... 그래도 좀 쏟아내고 나니까 한결 시원합니다. ㅎㅎㅎ ^^;;
댓글들 감사해요 ^^
그 아이(이하 A)와 처음 만난건 강의실 문앞이였어요.
제가 삼수를 해서 동기들보다 2살이 많아요. 그래서 뻘쭘함에 오티도 안갔고 개강하는날 처음 학교를 갔습니다. 다른 아이들끼리 벌써 다 친해졌을까 걱정반 설렘반으로 강의실 문앞에 다다를때쯤 앞에서 서성이던 여학생을 보았습니다. 키도 크고 날씬하고 하얀 얼굴에 예쁘장하게 생겼더군요. 인사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먼저 말을 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입생세요?"
라고 했더니
"ㄷ ㅔ가 다 ㄹ러ㅏ니러다아 "
도대체가 알수 없는 말을 하는겁니다. 순간 속으로 혹시 중국학생인가 하는 찰나 그 친구가 주섬주섬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더군요. 아... 청각장애인이구나.. 라는걸 알았습니다. 종이에 그 친구가 '제가 청각장애인이라서 잘 안들려요.' 라고 썼습니다.
이쁘게 생긴 친구가 안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잘 챙겨줘야겠다. 같은 과 학생이라는 걸 알고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언니이기도 하고 불편한 친구니까요.
그 뒤 저는 같은 과 친구들과 점점 친해졌고 점심시간에 학식에서 같이 밥먹는 친구들도 여럿 생겼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도 친해지게 해주려고 점심시간마다 A를 데리고 다녔어요. 처음에 갔을 때 A가 도시락을 싸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린 사먹고 그 친구한테는 도시락 먹으면 되겠다고 하고 같이 나눠 먹었어요. 따뜻한 국이 없으니까 일부러 국은 두개씩 눈치보며 가져와서 나눠주곤 했습니다. 어느날은 도시락을 안싸왔다길래 사먹나보다 했더니 돈이 없어서 안먹겠다고 그러더라구요. 또 어떻게 가만히 있을수가 있겠어요. 제가 돈을 냈어요. 도시락 안싸온날은 거의 제가 돈을 내줘야 먹고 아니면 굶더라구요.. 친구들은 꼭 같이 다녀야되냐고 불편해 했는데 뾰족한 수가 없어서 계속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제가 좀 놓기 시작한게...
전공 수업은 어차피 혼자 하는 시간이니까 도와줘야 할 일이 특별히 없었지만...
교양 수업은 도와줘야할게 많아요.. 필기를 해서 줘야 하니까 교수님 하는 말씀을 놓치지 않고 써줬어요. 다행히 교양 2개는 같이 듣는 수업이라 제꺼 보여주면 됐지만 하나는 굳이 제가 따라가서 수업을 들어줬어요. 참 호구같지만.. 그때는 막 힘들다는 생각도 안하고 들어줬는데 그 수업을 들어갔던 날..
그날 점심먹고 난 후 수업이라 엄청 졸립더라구요.. 꾸벅 꾸벅 조는데.. A가 제 어깨를 툭툭 치면서 일어나라고 깨우더라구요.. 필기 놓칠까봐 졸지 말라고..
" 응 알았어..아 왜케 졸리지"
머리를 쳐가면서 쓰다가 교수님이 쉬는 시간을 줘서 다행히 쉬는시간에 엎드려서 좀 잤어요.
그리고 나서 쉬는 시간이 끝나 눈을 뜨니.... A가 커피를 먹고 있더라구요.. 그것도 혼자서만..
진짜 제가 밥값도 얼마를 내주고 커피도 몇잔을 사주고 심지어 과제때문에 피씨방을 가도 그돈 마저 내주곤 했습니다. 근데 커피를 혼자 먹다니요.. 나눌줄 모르는 사람이면 얻어 먹지도 않아야 정상인데..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그깟 커피 하나에... 솔직히 진짜 그날 너무 화가 났어요. 그래서 하나씩 놔야겠다 생각했는데.. 더 큰 일화가 있어요. 하루는 수업 다 끝나고 집에 간다고 하더라구요. 잘가라고 인사를 했는데 자기가 짐이 있어서 택시를 타야 한다고 택시를 잡아달라고 하더군요. 집이 서울이라 터미널까지 택시를 타야 했었나봐요. 어려운일 아니니까 그냥 학교 앞까지 같이 가서 택시를 잡아줬어요.
아저씨께는 따로
"이 친구가 청각장애인이라 귀가 안들려요~ 다 도착하면 뒤를 보면서 얘기해주세요. 입모양 보면 알아요"
하고 말한 뒤 인사를 하고 보냈어요.
그리고 나서 15분 뒤쯤 터미널에 도착할때쯤이였어요.
문자가 왔더라구요.
A가 보낸 문자엔
'언니 택시비 안냈어요?'
라고 써있더군요..
웃음밖에 안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나두개씩 놓기 시작했어요. 정도 너무 많이 떨어졌고
장애인이 원래 도움 받는거 싫어하고 동정받는거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이 친구는 자기한테 모든 사람들이 잘해줘야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거 같았어요. 그냥 도움받는게 생활화 되어 있는..
제가 그리고 나서 사이를 좀 두고 교양 수업도 2학기때부턴 아예 다른걸로 듣기 시작했더니 교수님께서 왜 요즘 A양이랑 안노냐고 하시더군요..
놀다니요... 학교에 놀러다니나요...
"저도 수업 듣기 좀 버겁고... 저도 제 몸 하나 추스리지 못하는데 더이상 도움 주기가 힘들어요"
라고 말씀 드렸더니 2학기때부턴 같은 과 학생 한명에게 장학금을 일부 줘가며 도우미를 시켰습니다.
전... 돈한푼 안받고 아니죠 따지고 보면 돈 써가며 그아이를 도와줬는데.. 억울했습니다.
그래도 그 마음은 처음엔 나쁜 감정이 아니였으니까 그리고 지난 일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로도 3년 내내 같은 전공실을 쓰면서 진짜 억울한 일이 많았습니다. 저로 인해 그 친구는 왕따 아닌 왕따가 되었고 욕먹는건 항상 저와 친구들이였구요..
하루는 수업시간에 종이를 안가져왔다고 하더라구요. 한국화가 전공이라 주 준비물이 종이랑 물감 이런거에요. 근데 종이가 없다고 하니 수업이 진행이 안되잖아요. 교수님이
"누가 A 종이 한장 빌려줘라~"
아시는분도 있겠지만 한국화 종이가 엄청 비싸요... 다 수작업을 통해 만드는 종이라서
싸게는 2만원 비싼건 10만원짜리도 있구요..
전 빌려주기 싫어서 손 안들었어요. 친구들도 다 모른척 하는데 교수님이 직접 한 친구한테 가서
너 종이 많구만 좀 빌려줘~ 있으면서 왜 그래~~ 이러더라구요. 결국 그 친구는 그 종이를 빌려줬습니다.
1주일쯤 지났나 종이를 안갖다 주길래 달라고 했다더군요..
근데 그아이 왈,
"난 교수님한테 받은거지 너한테 받은거 아니야!"
(청각장애인 말이 좀 어눌하게 말하긴 하지만 대충 머라고 하는지는 나중엔 좀 파악이 되더라구요.. )
결국 그 아이도 종이도 못받고 돈으로라도 달라고 했지만 끝내 못받았습니다.
그런 억울한 일은 늘 당했어요. 준비물 안갖고 온 날은 늘 빌려주게 되어있고 못받게 되어있고..
그리고 이제 4학년인데요...
이 모든걸 총괄적으로 하나 터졌어요...
졸업전시회를 하려면 대관을 해야하는데요... 대관료가 어마어마합니다.
그것도 학생들 몫인데 1/N 해서 걷어야 해요..
후배들 전시회장에 그림 날라주고 하면 밥도 사줘야하고 교수님들이나 선배들한테도 식사 대접해야하고 배송비하며 또 비상금 머 이런거 해서 한명당 일단은 150만원씩 걷고 모자라면 더 걷기로 했어요.
근데 A가 자기는 전시를 안하겠대요. 졸전을 안하면 졸업을 못한다고 하니까 교수님께 따로 말씀 드린다고 하더라구요. 그런가보다 했어요. 근데 교수님이 저희한테 A가 사정이 안좋으니까 그림 한개만 걸어주자고 대관료 없이 하나만 걸어주자는거에요.
전 진짜 A가 못사는 애라면 그러려니 할텐데 A의 엄마가 하루는 학교에 찾아왔는데 에쿠스를 끌고 왔어요.
자기 딸 잘 챙겨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그땐 몰랐는데 아줌마 행색이 초라하진 않았어요.
잘사는 집 아줌마 같았고.. 그 아이 카프사 보면 집도 저희 집보다 더 좋고 더 잘사는거 같아요.
그런데 돈이 없다니요...
전 걱정인게 이렇게 돈 안내고 하나만 걸어달라고 하다가
정작 전시회 당일날 제일 좋은 자리에 지 그림 여러개 걸어 둘까봐 걱정입니다.
ㅠㅠ
알아 듣게 설명해 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도와주세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