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라도에 살다가 대학생활을 충청도에서 하는 20살, 갓 대학생 여자입니다.
최근에 '광주생활4년, 전라도가 싫어졌어ㅠ' 이런 글을 보게 되었는데 엄청난 추천수를 받았더라고요. 댓글들도 전부 전라도 지역 사람들이 싫다, 전라도 지역 사람들은 뒤통수를 잘 때린다, 전라도 지역 사람들은 지역색이 너무 뚜렷해서 그 앞에다 다른 의견을 표출하면 욕을 먹는다, 이런 공감 댓글이 많이 올라왔었어요. 또 전라도 지역 사람들을 옹호하는 댓글에는 반대가 무척 많은 것을 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았어요.
전 전라도에서 19년을 살았지만 딱히 뒤통수를 때린다던가, 하는 일들은 겪어보지 못했어요. 물론 친구들과 사이가 나빠져 서로 외면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홱 돌아선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어요. 사이가 나빠져 멀어진 친구와의 일은 그만큼 제가 그 친구에게, 혹은 그 친구가 제게 실망을 안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전라도 지역사람들이 뒤통수를 때린다, 이런 건 옛날 영화나 나이 드신 분들에게만 들어본 얘기라고 생각해요.
그 글을 쓰신 분이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전라도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분명 전라도에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는데 일부 나쁜 사람들로 인해 전라도 지역 전체의 사람이 피해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또 그런 몇몇 분들로 괜한 감정소모를 하신 글쓴이 분 스스로에개도 '전라도 지역 사람들은 모두 이래.'라는 고정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앞으로의 전라도 생활이 몹시 고단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생각은 생각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그 생각이 행동으로 표출되기 때문이에요. 전라도 사람들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부정적 행동이 나올 것이 분명해요. 글쓴이께서 더 이상 전라도 사람들에 대해 나쁜 생각은 가지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전라도 사람들 중에서도 분명 글쓴이분과 맞는 좋은 분들이 계실 거에요.
또 너무 경상도와 대립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전 현재 충청도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경상도에서 올라온 여자인 친구와 남자인 친구 모두 잘 어울리는 걸요. 그 아이들 모두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사투리도 귀엽고 또 재미있고 그 외에 여러 부분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또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당시에 우리 고등학교는(여고에요) 부산의 여고와 함께 연합해서 캠프같은 것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 때 그 캠프에 가지는 않았지만 저도 경상도와 전라도와의 관계에 대해 많이 들어보았기 때문에 걱정을 했었는데 막상 캠프에 다녀온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캠프에 다녀 온 제 친구는 경상도 아이들이 정말 시원시원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저 또한 경상도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없는 편이에요. 경상도와 전라도가 성격이 맞지 않다, 하는 부분은 제가 볼 때는 꽤 옛날 말이라고 생각해요. 분명 전라도에는 경상도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 계세요. 그러나 그 분들은 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일 뿐 젊은 사람이 모두 그렇지 않아요. 전라도는 전라도일뿐이고 경상도는 경상도일뿐이잖아요. 전라도에는 나이 든 분들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많아요. 일부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오늘 저는 식탁에서 밥을 먹다가 대학의 향후회에 든 이야기를 했어요. 아버지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그런 데서 어울리지 마. 종북이라고 오해받는다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사실, 분명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반박할수도 없었어요. 꽤 슬펐죠. 또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는데(막 6.4일 선거가 끝난 직후였어요) 그 중 한 친구가 "왜 전라도는 새정치민주연합만 뽑는거야?"라고 말하더라고요. 물론 무소속 후보도 뽑혔지만 완전히 반박할수는 없었죠.
전 '전라도가 지역색따위 없어, 우린 종북인 사람은 한 명도 없어!'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단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전라도 사람'에 한정되어서 몇 가지 알려진 사실들로 고정해놓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일반화시킨다는 게 좀 껄끄러운 일이고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요.
부탁이건데, 단순히 겪어보거나 들어본 사실들로 모든 것을 일반화 시키지 않아주셨으면 해요. 젊은 사람들 일부는 분명 생각이 있고 의식이 있어요. 또한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고요. 제발 부탁이건데, 일반화는 시키지 말아주세요. 괜히 억울한 오해 사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