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게임회사에서 총무로 일하는 직장인이에요
처음 입사할 땐 정말 신이 나서 열심히 일하는 마음가짐으로 일했어요
총무와 마케팅 두가지 업무 일할 수 있지만 원하면 마케팅으로 옮겨주겠다 해서 입사한거죠
낚인건지도 모르고 ㅎㅎㅎㅎㅎㅎ
컴퓨터 본체에 그래픽카드 끼우라그래서 본체도 열심히 해부해보고
윈도우 설치하래서 잘 할 줄도 모르는데 검색 능력 발휘해서 열심히 깔아드리고
씨디 구우래서 구워드리고
프로그램 설치하래서 설치도 하고
그래도 하나하나 모르는 걸 배운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했어요
근데 저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하신 마케팅팀장님이 퇴사하셨어요... 네, 저는 그 분 밑에서 일하려고 뽑혔는데 그분도 이 회사의 막장운영과 막장마케팅으로 인해 진절머리를 느끼시고 나가신거죠.
팀장님 퇴사하시기 직전에 시킨 일이 게임 GM하라는 거니 말 다했죠.
팀장님 계실 땐 팀장님께서 마케팅의 기본 같은걸 알려주셔서 그나마 배우는 느낌이 났었는데 그분이 나가시니 전 그냥 총무 or 사장님 비서.
그래도 총무 일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며 사무보조 도와드리고 전화해드리고.. 계약서 도장도 열심히 찍고.
근데 전 경리 일을 배울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그런거 아무것도 없었죠. 정말 저 혼자 알아냈어요. 세무사무소에 물어보고, 검색하고. 잘 아는 친구한테도 물어보고...
물어봐도 모르는 것은 사장님께 물어봤지만 사장 왈 '나도 잘 모르겠는데?' ![]()
사장님도 모르는걸 사회초년생인 제가 어찌 알까요.....?
경리 일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마케팅 일도 제대로 못배우니 더이상 다닐 맘이 안들었어요.
제가 하는 일은 고등학교 막 졸업한 친구도 할 수 있는 일...
마케팅 이라고 시키는 거는 '회사게임의 팬으로 가장한 채 블로그에 글을 써라'
초반에 팀장님이 바이럴 마케팅 조금 알려주시고 열심히 썼지요.
뭐 그덕분에 제가 글을 재밌게 잘 쓰는 걸 알게됐고, 일평균 1000명 이상은 들어와요.
하아...... 정말 5월 한달을 퇴사를 할까 말까 고민했어요
경력으로도 안될 일에, 4대보험도 가입 시켜준다면서 몇번을 물어봐도 다음주에 해준다며(결국엔 제가 5월에 등록했어요. 12월 입사했는데 보험료 낼 돈이 없어서....),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구요. 월급도 현금으로 줬어요. 탈세하려는 거겠죠ㅡㅡ 국가지원사업에 해당되는 분들은 4대보험가입 및 통장지급해주면서 너무 당당하게 다른 사람들은 현금으로 줘요
현금으로 줄 거면 미리 계산해서 최소 퇴근 30분전에 지급을 해줘야 예의잖아요?
그것도 아니에요. 30분 전부터 월급을 계산합니다.. 직원이 10명이 넘는데 공제금액 미리 계산안하고 30분전에 ^^ 이... ㅅㅂ
전 그 금액을 또 액수에 맞게 세어드려요. 수표와 5만원권을 일일 세어가며 200-300의 돈을 지급해드립니다.
적고보니 정말 거지같네요.
잡일만 하는 제가 너무 싫어서 6월 말에 퇴사하려고 해요.
뭐든지 즉흥적으로 하는 사장도 싫고요. 재밌는 게임 제대로 못살려내는 사장님 운영방식도 정말 싫습니다.
코앞에 닥쳐서야 급하게 일처리하려는 사장님, 한달에 한번도 회식안하는 사장(한달에 한번쯤은 해야 직원들 친목도 높아지는데 정식으로 하는 회식따위 없어요.).........
전 비서,사무보조,전화 가입 및 명의 변경, 전화응대, 바이럴마케팅, 근태관리, 배너워딩, 단순경리업무, 윈도우설치, 컴퓨터 조립, 회사소개서 작성, 영문번역, 그밖에 자잘한 일.
컴퓨터 조립이나 분해하다 정말 모르겠어서 다른 남자직원분들께 도와달라고 하면 하나같이 직원분들이 하시는 말 '이걸 왜 **씨한테 시켜요? 이런건 남자가 해야지.' 그래도 편들어주셔서 감사할 따름 ㅠ
사장님의 아버님이 회장님으로 계시는데 성미가 급하셔서 이사님이나 사장님이 전화를 안받으시면 제 개인전화로 전화하셔서 바꾸라고 하시기도 하고요. 초반엔 그냥 받아서 바꿔드렸었는데, 아니 전화 하는것도 적당히 하시던가 회사 전화 있는데 거기로 전화를 해야지 왜 개인전화로 ㅡㅡ
직원분들도 싫어서 회장님 전화 안받는 상황 ㄷㄷ
근데 또 막상 받고 보면 별로 중요하지않은 일을 빨리 처리하라고 하는 전화거든요.
저번엔 잠깐 화장실에 다녀와서 전화를 못받았는데 '왜 자꾸 전화를 안 받아! 바빠죽겠는데!!' 라면서 화를 내심. 이사님이 전화를 안받으시면 잠깐 기다렸다 다시 전화하면 되는 걸....
이사님도 시도때도없이 전화하시는 회장님때문에 스트레스 이빠이 받으셔서 결국엔 6월말에 퇴사.
이사님마저 나가시면 전 여기 남아있을 이유가 정말 눈곱만치도 없어서 나가기로 결정..
물론 그 결정은 제가 한 것 반 , 사장의 권고 반 이었어요.
이미 마음은 퇴사하기로 마음먹고 다음주 월요일에 말씀드려야지~ 생각했는데, 금욜날 '인원감축해야되는 상황이라 연봉 30프로 감액 된다며, 빨리 다른데 찾아보는게 나을거야' 이렇게 말하는 사장.
부자동네 사시면서 직원 월급은 줄돈이 없으심 ㅇㅇ
이 회사가 막장운영인데도 안 망할 수 있던건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많아서 그런거 같네요.
그냥 일반인이었음 부도날 처지 ㅡㅡ
아 뭐라고 끝내야할지 모르겠네요
아침에 1000개가 넘는 게임시스템문장을 번역하라 그래서 화가 나서주절주절 썼어요......
이곳보다 훨씬 좋은 곳으로 다시 입사하기 위해서 노력할겁니다 정말.
이번엔 회사의 이모저모 철저히 알아보고 입사할거에요.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보다 차라리 과대평가가 나은 것 같아요.
다시 한번 도전 정신을 발휘해서 좋은 회사에 들어갈테니 기 좀 나눠주세요! ㅋㅋㅋ
으랴차차!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