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워킹맘입니다.
사건사고 뉴스(술에 취해서 옆 테이블 모르는 여자 때리는 내기를 했다는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제가 겪었던 일들이 생각나서 판으로 넘어왔습니다.
살다보면 변태도 만나고,친구 뒤통수 치는 사람도 만나고, 무개념 사람들도 만나기 마련인데요.
전 유독 그런 일을 많이 겪었고, 친구들도 신기하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중 가장 억울한 일 몇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우리 OO대 다니는 사람들인데 어디 감히 튕겨!!
당시 친하던 친구랑 집앞 포장마차(부킹하는 요즘 포차가 아닌 진짜 포장마차)에서 술을 한잔 하고 있었습니다. 좀 심각한 얘기였기 때문에 깔깔 거리며 주의 시선을 받거나 하는 술자리가 절대 아니었는데요. 갑자기 뒷쪽 테이블에 있던 남자 한명이 우리 테이블로 오더니 말을 걸었습니다. 우리 테이블에 있던 의자를 하나 끌어당겨 앉더니 같이 술한잔 하자는 거였는데요. 술도 많이 취해보였지만 우선 저희는 그럴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지금 중요한 얘기중이고, 둘다 남자친구가 있으니 사양하겠다 했죠.
그랬더니 갑자기 뒤에서 묵직한 두루마리 휴지가 날라와서 제 뒤통수에 맞았습니다. 그 사람 일행중에 한명이 저한테 던진거였는데요. 깜짝 놀라 쳐다보니 그때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XX년아 니가 뭔데 우리를 무시하냐~ 우리가 누군지 알고 그러느냐~ 우리 OO대 다니는 사람들이다~(참고로 정말 평범한 대학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걸 왜 내세웠을까 싶네요) 남자친구 있다고 유세냐~ 이 야밤에 여자끼리 포차에 왔을 때는 남자 꼬시러 온거면서 어디서 감히 튕기느냐~ 그러면서 창.녀들이라는 둥 닥치고 다리나 벌리라는 둥 말도 안되는 욕을 퍼붓더라구요.
제일 충격 받았던 것은 일행중에 여자가 한명 있었다는 건데요. 그냥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주위 테이블에 사람들도 엄청 많았는데요. 아무도 말려주거나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심지어 제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니까 그 남자들은 신고하라며 제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데, 그 사람을 말리는 게 아니라 포장마차 주인은 미안하지만 나가서 싸워달라며, 경찰이 오면 자기 문 닫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제 귀에 대고 저 사람들 초저녁부터 10병도 넘게 마신 사람들이다 그냥 상종하지 말고 도망쳐라, 신고는 안된다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그럼 이렇게 얻어맞고 신고도 하지 말라는 거냐며 당장 신고를 했죠. 그랬더니 일행중에 한명이 제 따귀까지 때리더라구요. ㄷㄷ 정말 눈물이 쏟아져나와서 집앞이니까 집에 계신 아빠와 오빠를 불렀죠. 근데 저 멀리서 경찰차 소리가 나니 짠것처럼 일행들이 우루루 도망나갔습니다. 정말 취했다면 그렇게 빨리 움직일 수 없을것 같은 신속함이었어요. 아빠와 오빠가 나온 뒤로 정말 엉엉 울면서 집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방금 본 뉴스처럼 술취해서 내기를 한게 아닌가 싶네요.
2. 맛있게 생겼네~
정말 중요한 날 크게 실망한 일이 있어 우울해하고 있으니 엄마가 나가자며 집앞 고기집으로 절 데리고 가서 위로해주셨습니다. 같이 저녁 먹고 엄마가 토닥토닥해주셔서 기분 좀 풀고 집에 가려고 일어났는데요. 대각선 방향에서 마주보고 걸어오던 남자(40대 추정) 두명이 갑자기 우리 앞으로 확~ 다가오더니 제 얼굴 정말 10센치 정도로 얼굴을 들이밀면서 "요거 참 맛있게 생겼네~" 이러는 겁니다. 제가 놀라 당황하는 사이 엄마가 정말 크게 화를 내셨죠. 어디 감히 귀한 딸한테 그런 몹쓸 말을 하냐면서 술을 먹었으면 곱게 들어가라고 소리치셨는데요. 저한테 이상한 말을 하던 사람이 저희 엄마 따귀를 때리면서 꺼지라는 겁니다.
제가 그때 거의 이성을 잃었던거 같아요. 정말 괴성을 지르면서 화를 냈었는데요. 옆에 있던 그중 젊은 남자가 미안하다며 그냥 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지금 그냥 가게 생겼냐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말리던 남자가 갑자기 돌변하더니 절 주먹으로 때렸어요. 가라면 그냥 가지 말이 많아~ 이러면서 때렸는데 그때 손에 끼고 있던 반지에 긁혀서 피까지 나게 됐죠. 이미 그때는 엄마나 저나 이성을 잃고 싸우기 시작했는데, 남자 둘한테 저희가 할수 있는게 뭐가 있겠어요. 손톱으로 얼굴 긁고 제 멱살 잡은 손을 깨물고 그랬는데 한놈은 저희 엄마를 넘어뜨리더니 쓰레기 봉투를 뜯어서 쓰레기를 엄마 입에 쑤셔넣는 거예요. 와~~ 지금 생각해도 손떨리네요.
그렇게 얻어맞으면서 필사적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또 둘이 도망가려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포장마차 생각이 나서 바지가랭이를 잡고 늘어졌죠. 그랬더니 막 절 떼어놓으려고 발로 차더라구요. 근데도 무슨 힘이 생긴건지 끝까지 붙잡고 안놔줬어요. 좀있다 경찰이 왔고. 파출소로 넘어갔는데요. 파출소에서도 계속 저희한테 욕하면서 헛발차기를 하대요. 경찰이 남자 둘이 여자 때린거냐 하니 그놈들 말이 자기들이 진짜 때렸으면 저년들 죽었다. 저렇게 외상 조금 입은거는 우리가 정말 참았다는 거다. 저 미친년들 때문에 우리 상처좀 봐라~ 하면서 화를 내더라구요. 손톱으로 긁어서 그놈들 얼굴도 엉망이었거든요.
그러다 경찰서까지 넘어가게 됐는데 조서 쓸 때 되니까 갑자기 얌전해지면서 착한척을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경찰이 몇가지 질문을 하니 다시 화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때 경찰 말이 정말 대박이었어요. 경찰이 소리지르면서 조용조용 얘기하니 우리가 만만해보이냐~ 가정폭력 4범 주제에 조용히 안하면 콱 쳐넣어버리겠다!!! ㄷㄷㄷ 세상에~ 마누라가 맞다~~ 맞다 신고한게 네번이나 되는 엄청난 놈이었더라구요. 게다가 옆에 있던 그나마 젊은 놈은 심지어 동서지간 ㄷㄷㄷ
저희 아빠가 경찰서에 오니 갑자기 90도로 인사하면서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경찰은 어쨌든 쌍방이라며 쌍방 처리하고 저희 먼저 가라고 해서 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도 고기집 주인이랑 손님들이 많았는데 아무도 말려주거나 신고해주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3. 축구공? 빽밀러?
이 사건도 20대 초반에 있었던 일인데요. 그때 제가 작은 요크셔 한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돌아가심 >.<) 주말인데 별 약속 없어서 뒹굴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는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며 신촌으로 오라고 하더라구요.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강아지와 함께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렸을 때는 주말에 집에 있는게 참 싫었던거 같아요 ^^;;) 강아지가 걷는걸 좋아해서 걷게 했었는데, 참고로 그때 당시 모습을 설명드리자면 전 좀 짧은 스커트로 한벌짜리 밝은색 옷을 입고 있었고, 강아지는 알록달록한 옷에 강아지 베낭까지 메고 있어서 시선을 좀 끌고 있었습니다.
끈으로 묶고 강아지를 걷게 했었는데요. 남녀 대여섯명 정도가 제 뒤에 걸어오고 있었는데 강아지가 이뻤나봅니다. 여자들이 남자들한테 어머~~ 저 강아지좀 봐~ 베낭도 맨거 봐~ 이뿌다~ 나도 저런 강아지 하나 갖고 싶다~ 우쭈쭈~ 하며 우리 강아지를 칭찬하더라구요. 그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어요. 주말인데 뒤늦게라도 약속 잡히고, 우리 강아지가 주변 사람들한테 이쁨 받으니 우쭐~ 했었는데요. 큰길가로 나가는 순간 사건이 터졌습니다.
저 멀리서 남자 둘이 저랑 90도 각도로 걸어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중 한명이 와다다다~ 뛰어오는 겁니다. 그러더니 우리 강아지를 정말 축구공 차듯이 발로 뻥~~ 차는 거예요. 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애가 붕~ 날르더니 몇미터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제가 잡고 있는 끈의 힘하고는 비교도 안될 강도였어요. 우리 강아지는 정말 너무 아픈 나머지 깩 소리도 못하고 오글아들어 있었습니다. 나쁜 놈들 중에 술취하면 화풀이로 자동차 백밀러 발로 차서 부수는 나쁜 습관들 있잖아요. 거의 그런 화풀이 용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날것 같아요. 정말 너무 불쌍하고 놀라고 화가나서 강아지부터 살폈는데 애가 그제서야 깨갱깨갱 거리면서 몸을 계속 오글아뜨린 채로 손도 못대게 하는 겁니다. 그제야 그 놈들을 봤는데 뒤돌아보지도 않고 유유히 그냥 걸어가더라구요. 순간 화가 너무 많이 나서 제가 아는 모든 욕을 해줬습니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요. 그랬더니 뒤돌아보더니 저한테 달려와서 주먹으로 절 때리는 겁니다. 바닥에 고꾸라진 채로(참고로 미니스커트 ㅠㅠ) 발로 차이고 얻어맞고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그 뒤에 오던 남녀 일행들이 몇미터 떨어진 채로 제가 맞는걸 구경만 하고 있는 겁니다. 어머어머~ 하면서 정말 그야말로 구경만 하더라구요. 남자들도 있었고, 제가 억울하다는 걸 다 봤는데도요. 절 때리던 놈들은 정말 실컷 때린 뒤에 도망치듯 택시에 타더라구요. 그 큰길가에는 항상 택시들이 여러대 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 택시기사도 제가 맞는걸 다 본 상태구요. 근데 그 택시.... 그냥 붕~ 출발하대요. ㄷㄷㄷ
정말 세상에는 별별 놈들도 다있고, 자기들보다 약한 여자를 상대로 이유없는 묻지마 폭행을 일삼는 놈들이 있습니다. 제가 운이 나빠 저런 일을 여러번 당한 거겠지만 저 말고도 억울한 일을 당한 여성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근데 저 세가지 이야기에서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정말 일방적으로 이유없이 당하는 여자를 보고도 그 누구도 말려주거나 신고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유를 몰랐다면 당황해서 그럴 수 있다 쳐도 처음부터 모든 상황을 다 보고도 신고를 해주거나 말려주지 않았어요. 싸움에 말려들기 싫어서인지 그냥 남의 일이라 생각해서인지 그저 구경만 하더라구요.
제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지만 전 그런일을 목격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해줍니다. 쓰레기 같은 놈들한테도 화가 나지만 그걸 다 보고도 방관한 사람들한테도 정말 화가 났어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런 짓을 하는 친구가 옆에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냥 나쁜 술버릇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시나요? 아니면 저런 일을 목격하더라도 신고를 안하고 구경만 하시나요? 항상 말리던 사람이 나중엔 더 심하게 돌변하더라구요. 글이 길었는데요. 앞으로는 저런 상황을 목격하시면 제발 신고라도 해주세요. 저런 놈들은 실컷 화풀이를 하고나면 정말 짠것처럼 순식간에 도망을 갑니다. 그리곤 다음에 또 그런 짓을 하겠죠. 다시는 저런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지금 생각해도 손이 떨리는 사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