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결혼하신 분들에게 지혜를 구하고자 남아판에 올립니다.
여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근데 다들 저보고 여자 조심하라고만 하네요. 재외국민이고 글 솜씨가 없어 오타나 문맥이 헷갈려도 너그러이 양해 부탁해요. 글이 좀 긴데, 아무쪼록 익명의 힘을 빌려 좋은 생각 듣고 싶습니다.
33살 남자입니다. 한국인인데 아빠가 젊을 때 외교관이셔서 덕분에 9살부터 외국생활을 했습니다. 정확히 어딘지 말하면 신상노출 될 수도 있어서 그건 말 안 할게요… 죄송.
주욱 12학년까지 10년 가량 국제학교 다녔고요,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에서 대학을 마쳤습니다. 후에 홍콩에서 경영석사학위도 받고요.
노는 거 좋아해서 사고도 치고 뭐 예로 고등학교 때 아빠 차 끌고 나가서 대박 사고 낸 후 처 맞아 죽을 까봐 가출도 했다가 끌려오고, 또 한때 싸우는 게 멋있는 줄 알고 몰려다니면서 애들 패고 다니다가 경찰서에서 엄마가 사정해서 데리고 가고 한 적도 있고.. 참 이렇게 쓰니 부모님이 고생 참 많이 하셨네요 하.
그래도 어떻게 전반적으로 성적은 잘 나와서 (11학년 부터는 정식 바짝 차림) 좋은 대학 나오고 했습니다.
홍콩 석사 후 금융계에 입사해서 뭐 월스트리트 몇십만불 씩 받는 M&A 그런 건 아니지만 현재 미국계 은행에서 근무 중이고. 미불로 기본급11만 불 정도 되는 연봉입니다.
군은 면제입니다 – 제 3국 영주권 받은 이유로 면제 받았네요. 영주권은 부족 직업군에 작업증 취득/취업 등으로 20대 중반에 겨우 받았습니다 (대충 어느 나라인지 짐작 가는 분들 계실 듯).
암튼 기나긴 세계 떠돌이 생활을 이제 마치고 내년 초부터는 지금 다니고 있는 은행 한국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도 그만 장가 가라고 요즘들어 대놓고 카톡 할 때마다 그러시고. 저도 한국에서 이제 뿌리를 내리려는 만큼 좋은 여성분 만나고 싶네요.
그래서 내키지는 않지만 고모의 마당발로 결혼정보 업체 두 군데에 등록을 하고 몇몇의 여성분들 만나 봤는데 (지금까지 총 5명).
솔직히 다들 너무 미인이시고, 똑똑하시고, 말씀들도 잘 하시고. 근데 뭐랄까, 이런 식으로 여성분들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좀 낯서네요.
글쎄요 처음 보는 두 사람이 결혼을 전제로 갑자기 만나서 처음부터 부모님 같은 거 얘기하고 (만나자마자 우리아빠는 뭐 하시고요, 지금 부모님 집은 어디에 있어요 이런 얘기 하는 게 아직 안 익숙하네요)… 아무튼 5번째 분 만나고 나서는 당분간 더 이상 안 만나기로 했습니다.
낸 돈 아깝다고 고모가 뭐라 하는데 그냥 일단은 제가 스스로 만나보고 싶어요. 이해가실 지 모르겠는데, 결혼하기 위해 만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무슨 계약하듯이 만나는 건 도저히 안 내키네요.
누구는 어느 교회를 가봐라. 어느 성당에 가봐라. 누구는 소개팅 해준다 그러고. 누구는 무슨무슨 expat 모임 나가보라 그러고. 근데 다들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조.심.해.라”.
왠 한국여자들이 그렇게 위험하다고들 자기 형 뒤통수 친 여자 예까지 들어가면서 많이들 얘기해 주는데. 에이 설마 그러겠어? ?? 하다가도 하도 계속 들 그러니까 진짜 좀 신중하게 되고… 자꾸 쓸데없이(?) 의심하게 되고.
야 ㅂㅅ나 뭐 하러 결혼하냐 그냥 그 돈으로 놀다가 나중에 더 나이들면 그때 업체 가서 만나면 된다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진짜 솔직히 전 아내랑 놀고 싶네요. 같이 미래도 얘기 하면서. 여행도 하면서. 싱글 남자들이 신나게 놀아봤자 다 그거죠 솔직히. 그것도 나름 재미 있지만 인제는 그거 졸업할 때가 된 거 같아서.
결국 제 질문이 이거네요. 저랑 맞는 여성분들 서울 어디 가면 찾을 수 있나요? 어떻게 만나야 좋을까요? 정말 ‘조심’해야 한다면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 건가요? 진짜 다들 위험하고 꽃 뱀이고 그런가요.
제가 좋아하는 여자는… 저는 그냥 보통 남자라서 키 크고 날씬하고 예쁜 여자 좋아합니다 ㅡ.ㅡ; 너무 단순한가요. 학벌 직업 모은 돈 집안 이런 거 저는 상관없고 또 그런 거 따지는 거 자체도 별로네요. 그래서 지금까지 만난 분들하고 코드가 안 맞은 듯… 다들 “결혼해야지” 맘먹고 재고 따지고 있으니 저에겐 그게 완전히 깨더군요. 무슨 딜 계약하러 온 자리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나한테 빠져야지… 제가 너무 순진한가요? (절대 순진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제가 그렇게 많이 버는 건 아니지만 제가 버는 걸로 어느 정도 둘이 잼 있게 놀면서 살 수 있으니 무직도 상관없고. 단 완전 성격 파탄 싸이코 이런 거나 뭐 빚이 몇 억 있거나 아니면 명품 중독녀 이러면 당연히 안 되겠죠. 뭐 이런 극단적인 경우만 아니면 전 제외 안 합니다. 명품도 적당히 좋아하고, 성격이 까칠해도 뭐 적당히 까칠하고 하면 이런 건 그냥 다 맞추면서 사는 거니까.
절 남편으로 존중 할 수 있고 김치찌개랑 김밥 잘 만드는 예쁜 여자? 뭐 이게 제 이상형입니다. 단 당장 결혼하기 위해서 시간에 쫓기듯 남자 만나는 그런 여자는 싫어요. 그 여자분이 싫다는 게 아니라 그런 식으로 여자를 만나는 방식 자체가 싫네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나름 기준이 까다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쉬울 줄 알았는데 어렵네요.
저에 대해 조금만 더 쓰자면
키: 177
몸무게: 68
종교: 기독교 (사는 거 보면 근데 무교 ;;)
취미: 여행. 농구. 현대미술
특이사항: 어려서 애기 고양이한테 물린 트라우마 있음.
장래희망: 유기견 보호소장
좋아하는 음식: 분식 (순대 + 떡볶이). 탕수육.
좋은 생각 있으신 분들 댓글 부탁드립니다? 아니면 그냥 맞선/듀x이런거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