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지는 않지만 좀 아는 외국 친구가 갑자기 막 뭔가를 찾더니 주위에 마땅한게 없는지 그냥 이걸로 말하자 그러면서 병하나를 정면으로 들고 제게 묻습니다.
"what can you see from this bottle?"
나 "I can see a bottle has a narrow top and becomes wider bottom."
'이거 나 머리 똑똑한지 아닌지 뭐 그런거 지금 알려고 묻는거 아냐' 생각하고 성실히 잘난체하며 대답합니다. 이번에는 병을 거꾸로 들고 또 묻네요. "What can you see now?"
나 "I can see the bottom of the bottle." 계속 병의 드는 방향을 바꿔 가며 같은 질문을 하고 있어요... 아, 이젠 대답하기 쬐금 귀찮습니다. 몇번 더 같은 질문에 머리 좋다 소리 듣고 싶어 참고 하니 이 친구가 말합니다. " J, It is a bottle but it has many different shapes and sides depending on where and what you see from this bottle."
더 이상 길게 쓰면 제 영어의 한계 잔뜩 보여질거 같아 이만하겠습니다. 그 친구의 말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니가 그 사람의 어떤 면을 보고 어떤것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이고 지금 니가 누군가 때문에 힘들어 하는 그 부분도 니가 관점을 달리하면 그리고 니가 서있는 자리를 조금만 바꿔서 본다면 아무것도 아닌것일 수도 있다는 그런 말을 하려고 이렇게 열심히 설명한거네요.
제가 최근에 생각만 하면 막 치밀어오르고 인간의 탈을 쓴것들이 어떻게! 하며 생각하는 사람이 한 3사람 있거든요.. 그중에 한명에 대해 이 친구와 예전에 말을 했는데 그걸 기억했다 오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좀 고맙고 도움이 되었어요.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줄때 그 말자체도 좋았지만 한가지 더 든 생각이 있어요. 다들 상처나 아픔들 혼자 안고 남의 이목이 두려워 입밖으로 말도 못꺼내고 가면을 쓰고 살아야하는 경우들이 다들 있지 않나요? 전 여기 한인사회가 좁은것도 그렇고 한국 아줌마들 대부분 나라에서 보내줘서 남편따라 외국온 사람들이다 보니 저랑은 생활이 다르죠. 그래서 전 제가 힘들고 어려워도 한국사람 누구와도 깊은마음을 나누지도 않고 나눌 수도 없네요 ㅜ.ㅜ 소문들이 무성히 날개 달고 날아 다닐까봐. 대신 다른 돌파구로 외국 친구들에게 막 말해요. 그러면 누군가 하나는 이렇게 좋은 말도 해주면서 힐링도 되고, 마음의 앙금을 조금이라도 떨쳐내는데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너무 힘들때는 누군가에게 나누고 털어놓고 고민하는게 혼자 안고 있다 곪아 터지는 것보다는 덜위험하지 않나 생각해 봤어요. 단, 말할 알맞은 상대를 제대로 골라야 하는게 과제내요. 모두 힘내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고 월요일 즐겁게 맞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