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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나이에 찌들어버린 생활, 버티면 후회하지 않을까요?

에휴 |2014.07.19 02:47
조회 158 |추천 1

전 지금 21살 대학생이구요 재수를 한번 해서 올해 입학했어요

아빠가 중3때 직장암 판정 받으시고 폐전이까지 되어서

큰 수술만 2번 거쳤습니다. 어릴 때는 생각이 없어서 그럭저럭 학교생활하고...

성인이 되면 나아지겠지 막연히 생각했던거같아요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더이상 하시던일을 할 수는 없고 해서 엄마아빠둘이 고기집을 시작하셨습니다. 그후로...학교에 다니지 않을때 빼곤 계속 일을 도와드렸네요..

 

입시생활을 2년 거치면서는 철없이 싫은티 힘든티 팍팍 내면서 도와드렸습니다. 실제로 실기준비하고 와서 가게일 도우려면 그런티를 안내기 쉽지 않더군요

그땐 도와드리면서도 부모님이랑 엄청싸우고 제자신도 입시실패했다는 생각에 패배자처럼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가족보다는 나에게 뭐가 문젠지 제 인생에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보낸거같아요

 

작년 재수하기로 마음먹은 봄날엔 아빠가 두번째 큰수술을 받으면서 한달 내내 제가 옆에서 간호인으로 먹고자고를 했습니다. 이때 많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못한 아빠의 죽음에 대해 생각도 많이하고 그때는 또 반복되는 병원생활에 찌들어서 내가 왜 이짓을 하고있는지 하는 몹쓸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에 입학을 하고 다시는 실패가 싫어서 원래는 사람들이랑 깊게 사귀고 어울리는걸 좋아하는데도 절제를 많이 하며 학점에 매달렸네요 조별과제랑 교양때문에 화병날 정도였지만

장학금받을정도의 성적을 얻었습니다. 1학년때의 이런성적은 비교적 아무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이뤘다는게 너무 좋더군요..

 

하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지방에서 장사가 잘 안되시자 수도권으로 가게를 옮기기를 확정하셔서 오픈날짜도 일부러 7월 초로 잡으시고 6월 마지막주 부터 가족을 총 동원하여 가게 내부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전기장판 하나하나 뜯는거부터 시작해서 기름때, 녹이 덕지덕지한 주방기구들 닦고 쓸고 바닥 데코타일 하나하나 다 깔고...

 

집안사정이 사정인지라 최대한 아끼면서 힘든일 안힘든일 따질 겨를도 없었어요. 당장 아빠 약한번 탈때마다 600이 깨지고 이러니 학자금 대출받아 가게준비금으로 들어가고;.. 쉴시간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빨리 오픈해야했죠. 준공기간에는 딱 하루 쉬었네요 그리고 지금까지 전혀 하루도 쉬지않고 가게나가서 일합니다....자리 잡힐때까지는 쉬는날없이 일해야한다고 하세요. 가끔은 이것도 먹고살자하는일인데 일때문에 건강이고 뭐고 다 버리는건 아닌가 가족들이 걱정돼요..

주방아주머니 한분을 제외하고 일손이 전무한데 인력 쓸 형편이 안되네요..

오전9시부터 빠르면 저녁 9시반 늦으면 10시 반까지 정말 하루종일 해요..

 

오픈은 했지만 요즘 자영업 사정이 그리 좋나요?;; 지방에 있을때보단 매출이 올랐지만 만족할 수준은 되지 못합니다... 부모님의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기는..참...

가족 넷이 집으로 돌아가는 차를 타면 항상 한숨부터 내쉬고 그저 멍하게 허공만 바라보네요..

 

그런데 저는 미쳤는지 아직도 철이 없는지 이 일을 하기가 싫습니다.. 사정안좋으신분들, 따로 하고픈 일 있으신분들 다 마찬가지지만 책임을 다하시잖아요,, 어른이 되었으면 좀 참고, 사정에 맞게 살아야하는데 말이죠..

 

얼마 전엔 오랜만에 치과치료를받으러 지하철을 탔는데 그냥... 멍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쳐다봤어요.. 오랜만에 사람 많은곳에 나가서 그렇기도하고 그곳에 젊은 여자애들이 지나다니는데 저랑 너무 비교가 되더라구요 저는 머리도 대충 묶고 힘없이 멍해져있고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오고 꼴이 말이 아니였거든요. 친구들이랑 같이 웃고있는 여자또래들이 생소할정도였어요 기말고사부터 친구들을 보지못했으니까 두달정도 지났네요; 그날도 바로 치료받고 얼른 가서 가게일 도울생각만 했어요

 

학기중엔 기숙사생활하고 제약이 아무래도 있다보니(지금은 방학이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빨리 개강했으면 좋겠어요;;) 방학때 하고싶은게 너무 많았어요 계획도 많이 세우고요, 물론 전혀 못할것도 각오했습니다. 방학 일주일전부터 부모님이 방학땐 무조건 도와야한다고 단단히 말하셔서요.. 그래도 계획하고 싶었어요.. 서울여행,영어공부,작품하기, 기타학원, 마카롱 만들기 살빼기

 

요즘엔 사람도 너무 그리워서.. 특히 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요.. 제가 근 2~3년간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앞으로도 빛이 안보이다보니 절친들이 많은데도 이젠 털어놓지 않아요.. 언제까지고 힘들다.. 죽겠다 이럴수 없잖아요 ㅎㅎ..매번그러면 친구들이 얼마나 부담스럽겠어요.. 그래도 누구라도 한번 얼굴이라도 보고 카페에 앉아서 신나게 수다떨고싶은데 그럴수 없으니까 평소 일절 안하던 페이스북 새로운글 보고 그러네요 ; 당연히 더 비참해지죠 할일이너무 없어서 고민이라는 말, 여행글은 고사하고 사람들이 자기 일하는거때문에 힘들고 방학때 스펙쌓느라 힘든것까지도 너무 부럽네요

 

제가 이건 좀 그렇다 싶어 일주일에 3일정도만 풀로 나가더라도 저만의 시간을 가지고싶더라구요 그래서 8월 한달간 그러고싶다 은근 표현했는데 가게가 자리가 잡히지않은지라 인력을 구하기 꺼려하셔서 어쩔 수 없이 8월도 해야할것만 같네요 세상에 아빠가 크게 아프시고 엄마는 모든걸 짊어지고 다 가족을 위한거다, 도와달라 개강하면 안그래도 못할텐데 하시는데 어떻게 거절하나요..

성인이 되면서 더이상 부모님이 해주는 모든것들이 당연한게 아니게 되니까 더 제 자신을 타이릅니다.

 

 

그래도 힘든 식당일에 막말하는 손님들, 스트레스 받으면 소리지르고 윽박지르는 엄마.. 다 힘들고 여유가 없어져서 그러는걸 알지만서도 매일 반복되고 제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스트레스 받는 저는 어쩌죠..? 식당이 감옥같고 답답해요; 근 2~3년간 입시와 알바, 식당일을 거치며 저보다 나이많은 분들에게 지시나 강요의 말밖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지, 저는 또 네, 네, 하고 참고 참고 또 참아서 그런지 정말 솔직히... 화병나려합니다... 요즘엔 나이 지긋한 어른분들이랑 마주할 상황이 되면 긴장부터 되고요..

 

 

집이 어렵고... 쪼들리는 사람들이 여유가 없고 뭐든지 비뚤게 본다 하잖아요.. 판에서 심지어 가난한 사람이랑은 친구하기싫다는 글도 보았어요 내용을 보니 그럴만 하기도 했구요.. 제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거같습니다. 이젠 친구들이 학업때문에 힘들어 하거나 하면 예전엔 힘내라 했는데 요즘엔 난 하고싶어도 못한다고 열심히 살라고 말합니다...아니면 나도 죽겠다.. 힘들다 하거나요 하... 그 친구에게 필요한게 위로라는걸 알면서도 위로하기싫더군요 제 속이 좁아질데로 좁아져버렸나봅니다..

 

 

친구들은 제가 너무 심하게 그일을 하고있다고 합니다.

당장에 엄마아빠 가게 안나가고 그럴 수 있어요 그냥 나쁜년되면 쉽거든요, 그래도 제가 매번 도와드리러 가는 이유는 안타깝고 사랑하고 내몫을 하고는 둘째치고, 나중에 엄마아빠 돌아가시면 그자리에서 도울수 있을 때 돕지못한것을 후회할까봐입니다. 나중에 제가 성공해서 도우면 된다고 어릴땐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닌거같아요 아빠는 당장 악화되어도 이상하지않을 상태이고 하니까요.. 제가 설령 나중에 크게 성공해서 돈다발을 쥐어준다해도 지금이순간에 제가 할수 있는 힘을 다해 돕지 않으면 그것을 후회할겁니다. 그렇죠? 제가 좀 스트레스 받는다 해도 지금 이렇게 하는게 맞는거겠죠?

 

하루에 한번은 이 힘든날이 언제 끝날까 생각합니다.. 언제는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엄마가 언제쯤 끝날까? 진하게 지쳐서 말하더군요 너무 안타까웠습니다..가슴이 아프고요.. 제 엄마라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한 여자의 인생으로 생각한다면 더욱이요.. 엄마.. 그냥 그런생각 안하는게 나아.. 라고 답한 저도 참...

 

 

더 넋두리 놓고 싶지만 어쨋든 여기서 끝내야겠어요;;

인생선배님들이 잘 하고있다 한마디와함께 조언해주시면

더이상의 쓸데없는 딜레마에도 빠지지않고 내적인 괴로움도 줄일수 있을거같아요

아님 딴생각말고 제몫하라고 뭐라하셔도 좋아요

 

짧게 끝내려 했는데 이렇게 길어질줄 몰랐네요..

감정이 많이 분출되어서 그런지 글이 일관되지 못한거같고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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