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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길냥이의 인생 대역전 스토리 #2.독일

바단 |2014.08.07 13:43
조회 174,209 |추천 568
안녕하세요?

뜬금없이 그냥 쓰게 된 글이 톡이 되면서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첫번째 글에 담지 못한 이야기에 대한 2편 요청이 많아지면서
의도치 않게 시리즈로 가게 되었네요

미니시리즈가 될지 장편드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2편 시작합니다.

아참,

톡 뽑아주신 분, 댓글 남겨주신 분들, 추천 눌러주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톡되서 쭈꿍이 사진 메인에 올라간 것도 그렇고
댓글 달리는 것도 그렇고 신기하고 씐나더군요 ;)

너무 신난 나머지 쭈꿍이 사진 뜬 페이지 캡쳐해서 페북에 자랑도 했습니다. :D

자 그럼...
오늘도 음슴체로 ㄱㄱ.



-



2010년 쭈꿍이를 만난 해, 나는 29살이 되었음.
쭈꿍이를 10월에 만났으니 나는 곧 서른살도 되었음.

뭐 스물다섯 이후로는 나이 먹는것에 대한 거부감을 심하게 가져본 적 없는 나였으나
막상 서른이 되고 나니 마음에 심히 걸리는 것이 있었음.

그것은 바로 '결혼'이라는 단어.

삶의 동반자 찾아 믿음과 확신으로 평생을 서약하고 가족을 함께 꾸리는 것은
죽기 전 꼭 해보고 싶은 일중에 하나였음. 그리고 서른이라는 숫자는 내게
이제는 그 동반자를 찾아야 한다는 본격적 압박의 시작과도 같았음.

부랴부랴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고 인연을 엮어보려 시도했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어느순간 부터 절망감이 들기 시작했음.

연애 다운 연애는 이미 20대에 다 해본 것 같고. 이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찾아야 겠는데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기다리면 언제 올지, 아무것도 모르겠고.


어느 순간 타협하고자 하는 나와 이상적인 나 사이의 괴리감에

힘들어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음.

그러나 결국 타협은 못할 것 같으니 더 절망스러웠음.


'으아.. 이러다가 나 그냥 늙어 죽는거 아니야?' 하며 불안불안하게 지내던


그 어느날 !!!!




아.. 근데 이렇게 쓰다보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 건너뛰고 대충 줄거리만 쓰겠음.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 알거임.

내 경우가 그러했음.


2년전에 나를 도와준 것을 계기로 안면식이 있는 어떤 남자와

2년이 지나고 난 2011년 그때 즈음에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고

우리는 서로 아주 멀리에 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하는 대화 등등으로 빠르게 가까워졌고

이래저래저래이래한 과정을 거쳐 이러저러이러저러한 이유로,


2013년 !!!

결국 나는 그 남자가 사는 나라로 가게 되었음.



하아....



2년동안의 그 무수한 일들을 단 몇줄로 줄여내다니.

숨좀 돌려야겠음.



.

.

.



자 이쯤, 그 남자의 국적이 어디인지는

1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그리고 제목을 보신분들이라면

모두 알꺼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말하고 넘어가겠음.



독.일.




그곳은 독일이었음.



1999년 십대 시절, 외국인은 외계인인줄 알았던 내가,

2003년 대학생 시절, 외국 여행이라는 것은 그저 친구들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던 내가,

2007년 직장인 시절, 외국인의 How are you 한마디에 얼음이 되어버렸던 내가,


그랬던 내가.


국제연애를 시작하더니 기어코 독일까지 가게 된 것임.




...ㅋ


참 인생은 살고 봐야할 듯 함.




여튼, 그렇게 쭈꿍이도 나와 함께 독일로 가게 되었음.







고양이랑 어떻게 외국으로 가는지 물어보는 분이 계셨는데

시간이 좀 지나서 가물가물하지만 대략 기억나는데로 적어보자면

광견병 항체 주사를 맞추고 1달이 지나서 항체 검사 후 결과가 나온 시점으로부터

90일이 지나야 출국이 가능하며 (물론 항체가 생겼다는 전제하에) 전자칩 이식은 필수,

몇가지 서류가 필요하지만 서류는 동물병원에서 해결 가능하고 어렵지 않았음

서류 등등은 인천공항에서 꼼꼼히 체크하고 도착지였던 네덜란드에서는

훑어보고 통과시키는 정도..? 관대했던 것 같음.

고양이 비행기 요금은 KLM 20만원 정도.


정리하자면

고양이 유럽데려오기 프로젝트 소요기간은 최소 4개월.

총 비용으로 40~50만원 정도 들었음.


-시간이 좀 지나 확실치 않은 정보이니

혹시 고양이 델꼬 외국 나가려는 분들은 별도 검색 필수★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은 과정을 거쳐

쭈꿍이와 드디어 비행기를 타는 날이 되었음.


쭈꿍이가 워낙에 예민하고 겁이 많은 탓에 너무도 걱정이 되었던 나는

신경안정제약까지 사다가 놓았었는데 정작 먹이려고 하자 난리법석을 떨어서

먹이지도 못하고 돈만 날리고 다리에 상처만 나고, 뭐 그렇게

'우왕 오늘 나 독일 가는 날 ㅋ' 하고 좋아할 겨를도 없이

자동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는데 쭈꿍이 녀석 하도 서럽게 울어대서

시끄러웠다기 보다는 저러다가 장시간 비행도중에 실신할까봐 걱정이 참으로 많이 되었음.



그리고 우려는 현실로


.

.

.



 (쭈꿍이 사진 아니어서 죄송한 비행기 창문 사진)





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예민하고 겁많은 고양이와

운항중인 비행기 내부에서 10시간 넘게 가는 것은..

생각보다 훠...어얼씬 힘든 일이었음.


쭈꿍이는 계속 울어대고 주변 사람들 눈치는 보이고

그렇다고 꺼내서 달래 줄 수도 없고

또 그렇다고 방치한채로 10시간을 갈 수도 없고. 


이동장을 들었다 놨다 일로뒀다 절로뒀다 담요를 덮었다 올렸다

뚜껑을 조금 열고 얼굴을 만져주었다가 나오려고 하면 들이밀었다가



하아..




다행히 어느순간 쭈꿍이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었음.

한숨 돌린 나는 이제 좀 자볼까.. 하며 잠을 청하려는데

다시 들리는 쭈꿍이의 울음소리.




하아.............




담요를 덮고 손가락을 넣어서 얼굴을 만져주고 이름을 불러주고

별짓을 다해도 쭈꿍이는 계속 울어댔음. 결국 이동장을 들고

화장실로 가서 쭈꿍이를 꺼냈는데.



비행기의 좁은 화장실 안에서

자신의 오줌을 덮어쓰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그때의 그 심정. 아실랑가 모르겠음.



그렇게 깔끔한 녀석이 그나마도 이동장 밖으로 나왔다고

안도하는 표정으로 얌전히 앉아 있는데

그런 애를 휴지로 대충 닦아주고 다시 오줌냄새 진동하는 이동장 안으로 밀어넣어야 하는

그 참담함, 상상 되실랑가 모르겠음.



배변패드, 당연히 깔아줬었지만

예민함의 최고봉을 달리는 쭈꿍냥의 험한 발길질에 거얼레가 된지 이미 오래...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드디어 네덜란드에 도착했음.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는 남친과 남친의 여동생이 함께 나와 있었음.


모두 함께 자동차를 타고 독일로 향하는 길목에서

우리는 쭈꿍이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이동장 문을 열어주었음.

내 남자친구는 오줌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쭈꿍이를 몹시 안쓰러워 하며 쓰다듬어 주었고

여전히 패닉상태였던 김쭈꿍. 눈앞에 처음 보는 서양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밖으로 나오려고 발버둥만 쳐댔음.



그러나 완전히 밖으로 나오는 것을 허락하기엔 쭈꿍이는

하나의 오줌덩어리였기에...

우리는 반만 나오는 것을 허락하였고 그렇게 3~4시간을 달려

남친의 부모님 댁에 도착하게 되었음.








 - 남친 여동생이 만든 환영 플래카드. 왼쪽에 그려진 한글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음.













하아.. 그런데 지금 내 얘기가 재미있음?

쓰다보니 쭈꿍이 사진도 없고 재미없는 것 같아서

갑자기 쭈꿍이 사진이나 올려보겠음.









느끼냥






 아닌척..







쭈꿍이 엄청 짧아 보이는 사진.

원래 몸통이 엄청 김. 소두에 몸 길고 날씬해서 치타같음.





 

아이 이뻐 ♡ 길어도 이뻐








 

쭈꿍이가 처음 왔을 때 쭈꿍이의 첫번째 페보릿 장소가 된 식탁의자임.

다른데도 아니고 꼭 저자리였음. 건너편이나 옆자리도 옮겨 놓으면 다시 저기로 감.





 의자에서 잠도 자고




 

 여기서도 잠






 

...ㅋ











독일 얘기 쓰다보니 역시나 한편에 담기에는 무리가 느껴지므로

여기에서 끊고 혹시 나머지 얘기 더 궁금하시면 3편 가겠음









마지막으로

엊그제 찍은 따끈따끈한 쭈꿍이 사진이 아닌 쭈꿍이랑 같이 사는

가필드st  사진임.



 





























추천수568
반대수7
베플굿굿|2014.08.07 17:56
더 써줘용 더써줘용 댓글 달려고 로그인까지 했어요 ㅠㅠ 네이트 아이디 비번이 제일 긴데 ㅠㅠㅠㅠ
베플신혼|2014.08.07 18:17
저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요 외국까지 데리고가기가 얼마나 힘들지 예상이 갑니다. 유학 결혼 임신 등등의 이유로 키우던 반려묘나 반려견을 입양보내거나 극단적일경우엔 버리기도 하는 미친인간들이 있는데 그멀리 외국까지 같이 가기위해 알아보고 노력하고 실행에 옮긴 글쓴님이 존경스럽네요.. 앞으로도 종종 사는이야기 들려주세요^^
베플호수|2014.08.08 17:13
우리 고양이예요. . 한국서 키우다가 L.A 데려와서 살면서 지난주엔 라스베가스 데리고 다녀왔어욤. . 얘도 인생 대 역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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