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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위의 동물들 + 깨알 로맨스

바단 |2014.09.23 06:24
조회 17,721 |추천 150

안녕하세요, 쭈꿍이 언니입니다 :)


3회까지 글을 올렸는데 쭈꿍이 이야기보다
저희 커플의 이야기를 궁금해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일단 저희 커플 얘기 진도 먼저 좀 빼고 갈려구요!




*3회 안보신 분들은 3회 보고 와주세여 ! +_+ 그래야 이야기가 연결됨*





그런데 뭐 어짜피 이 이야기도 쭈꿍이로부터 시작하게 되었고
둘 다 동물 완전 좋아하고 순례길 위에서 만났는데 마침
당시 찍어놓은 순례길 동물들 사진도 많은 만큼
걍 채널은 그대로 유지하고 동물들 사진+ 저희얘기로 한두톡 정도 써볼게요


추천, 댓글 미리 감사드리구요 ^^.


그럼 오늘도 음슴체로 ㄱㄱ



-



내가 스페인 까미노라는 순례길을 갔던 것은
2009년 9월의 일이었음.

당시 내 나이 28세.
좀 있으면 앞자리수가 바뀔 그 이십대 후반,
내가 처음으로 선택한 한국 밖으로의 여행.

그것이 바로 순례길이 되었던 것임.

왜? 냐고 묻는다면 또 이야기가 장황해질 만 하지만
톡 특성상 최대한 요점만 간단히 정리해서 말한다면,


나는 이십대 중반정도부터 왠지 한국 밖 낯선 땅으로 떠나야 한다는
이상한 예감에 사로잡히는 일이 종종 있었음.
그런데 우리 집 가풍은 먹고 사는데 바빠서 그 흔한 동남아 여행조차
상상도 안하고 사는 분위기였던 지라
왠지 그러한 나의 예감은 그저 예감으로 남겨질것만 같았음.

그만큼 실감이 나지 않았단 말임.

더구나 돈도 없고 일도 해야 하고 등등..
그런 내가 대체 무슨 수로 해외여행을 가겠음?
아마 내가 낯선 땅으로 무작정 떠나야 겠다는 그 예감은
그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나의 심리를 반영한 것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거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몇년을 살았음.

그랬더니 어느 순간,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죽을때까지 말만 하다 죽겠구나 !!!

싶은 생각이 퍼뜩 드는 것이었음.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이루고 싶은 것들 이런 저런 심상들은 많은데
아.. 이렇게 현실에 쫒겨 맨날 할 거라고 말만 하다가는
평생 말만 하다가 언젠가 내가 죽을 때 겁나게 후회를 하며 죽을 것만 같다는
엄청난 공포가 나를 사로 잡기 시작했고 그 절박함은 오히려 나에게 약이 되어
나는 생각만 해오던 것을 실행할 용기를 갖기에 이르렀음.

나는 그렇게 2009년 초, 오래동안 염원했던 나의 숙원을 풀기 위하여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이라는 길을 선택하고 준비를 하고 있었음.
그런데 참 무슨 하늘의 뜻이 그 모냥인건지 정말 말도 안되는 이상한 우연의 일치로 인하여
나는 뉴질랜드 워킹을 못가게 되었고
뭔가 뜻이 있어서 일거라며 스스로를 다잡아 보려 해도
기분 겁나 우울하고 자동적으로 어느 순간 하늘을 원망하고 있고
그러던 어느 순간 정말 어떠한 계시와도 같은 직감이
'파울로 코엘료가 걸었던 순례길'을 떠올리게 했고 (당시 내 페보릿 작가였음)
거기가 어디있는지도 모른채 무조건 갈테다 마음을 먹게 된 것이었음.

그리고 5개월 뒤, 2009년 9월.

나는 정말 실제로 그 길 위에 서게 됨.

그것도 나 혼자 부끄






총 800km가 넘는 짧지 않은 여정.

그 시작점에서
나는 길위에서 만날 사람들과 동물들을 사진으로 남기기로 했고



자 이제 그때 그 길위에서 찍은 사진 나감



 

 

피레네 산맥에 살고 있는 소.




 

스페인 숲속에 살고 있는 소



 


나는 아무 생각이 없개






엄마 말




애기 말 ♥





 

 잘생겼개


덥개



 

걷다보면 종종 이런 양떼들도 많이 만났음.
실제로는 장관이었는데 사진으로는 볼품없;;;








 쉬마렵개



 나 잡아보개





 어흥 나 무섭개 ??


- 지나가는데 있길래 사진 찍었더니 찍지 말라며 엄청 짖었개 ㅠㅠ





 

무섭게 생겼지만 착하개





 


 오잉 ?? 저것은 말로만 듣던 그 카우보이 ????




영화와 현실의 차이.JPG




순례개



 

- 뒤쳐져 있는 주인을 길에 앉아 얌전히 기다리던 개였음.

주변에 누가 뭐라 하건 눈길조차 주지 않고 일편단심 주인만을 바라보며

주인이 가까이 오자 최소한 2년만에 만난 것 처럼 좋아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음


까미노에서는 간혹 이렇게 반려동물과 순례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음






 

지나가던 달팽이도 한컷





 길위에서 만난 첫번째 개냥이



 낯선이의 손길은 언제나 기분좋다냥





개미들




 

 

저것은 뭐개





 

 

저것은 뭐개 친구개




 

불쌍하냥..


ㅠㅠ 순례길 위에서 발견한 동물중에서
보고 제일 마음이 아팠던 고양이임.
한쪽 귀 뒤쪽에 움푹 패인 상처가 무척이나 아파보였음

냥이 표정에서 고통이 느껴짐??




 

나름 가지고 있던 연고를 발라주려도 시도했으나

냥이의 예민한 움직임에 만족할만큼은 발라주지 못했음.




 





뭐한건지 모르겠지만 왠지 고마운 마음이 든다냥...





 

어딜가냥



 

가지말아냥...





가던 길을 계속 가야하므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데
냥이가 그걸 알았는지 저렇게 계속 울었음
마음이 아팠음 ㅠㅠ


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스페인 어느 마을에서 잘 살고 있기를 !!





 

사막같은 구간을 걷고 있는데 저 멀리 마치 신기루 처럼
카우보이들이 나타났음


 

 

 

두둥


 

 

 


그러나 현실은 역시나 영화와 달랐음.



카우보이 삼촌들 안녕..





이렇게 나는 많은 동물들을 보고 듣고 만지고 즐기며
까미노를 걸었음.

원래 30~35일이면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간다는데
나는 결국 50일이 걸리고 말았음.

완전 저질체력에 그 누구보다 느렸던 나는
욕심을 내지 않고 차근 차근 걸어 나갔던 것이라기 보다는
완주보다는 현재에 충실하자는 생각때문이었음.

보통 순례자들이 하루에 25키로 정도를 평균으로 걷고
간혹 미칠듯한 체력의 남정네들은 하루에 40키로를 걷기도 하는 걸 봤는데

나는 5키로 걸은 날도 있었고
한 마을에서 이틀을 머문 날도 있었음.

두달 일정으로 왔는데 참 다행이었음.


사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래동안 같은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거의 매일 달라지는 순례자들의 새로운 얼굴에 익숙해져야만 했음.

그래서 외롭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설레이기도 했던
나의 까미노.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고,
나는 그렇게 두달간의 한국 밖 첫번째 경험을 마치고
2009년 11월 한국으로 돌아왔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페북 계정을 만들었음.

연락처를 주고 받은 몇 안되는 까미노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였음.


그 친구들 목록에는 한국에 사는 언니도 있었음.




그리고 그 언니의 친구 목록에 바로 그..



그... 



그...........................................






까미노 3일째 딱 하루 마주쳐 나를 도와주었던,
첫인상은 참 별로였으나 알고보니 수줍수줍 열매를 잔뜩 머금었던
그 묘하게 이상했던 외국인 청년이 있는 것이었음!!!!!!!!!!!!!!!!!

























헐 이럴수가 이건 대박이야
그날 하루 보고 헤어졌는데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이것은 분명 인연이 분명하다 하며
우리가 특별한 인연이 될거라는 감이 오기는 커녕


어라? 얘네?


좀 반가우나 대수롭지 않아하며 친추하고 안뇽? 나 기억하니? 난 널 기억해 !
라고 짧은 영어로 댓글을 남기고
한달 뒤 12월, 크리스마스 서로 그렇고 그런 상투적인 인사말만 남기고
우리는 페북의 가까운 지인 아닌 멀고 먼 페친으로 굳어졌음



그렇게 2년이 흘렀음.


2년. 말이 2년이지 이미 나에게 그는 까미노 추억속으로 사라져 있었음.
뭐 가끔 까미노를 생각할때면 덩달아 그의 기억도 나긴 했지만
그건 뭐 까미노라는 포괄적인 기억 안에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별로 특별할 것도 없었음.

사실 그보다 훨씬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하기도 했었음 ㅋㅋ



그렇게 잊혀져 가던 추억속 까미노 페친이었던 그가.
계속 이렇게 페친이긴 하되 한마디 안부도 전하지 않을 것이 거의 분명해 보이던 그가.

2년이 지난 2011년.

내게 쪽지를 보내온 것이었음.


당시에 나는 페북도 거의 잘 안하고 있던 지라
그 쪽지를 한달뒤에서야 발견하게 되었음.



 

 







헐????????????????????????????????????




'넌 아마 날 거의 기억하지 못할거야. 그러나 난 여전히
쨍쨍 내리쬐였던 작은 마을 팜플로나에서의 길을 잃고 헤매이던
너의 사진을 가지고 있어. 생일 축하해'


@_@



!!!!!!!!!!!!!!!!!!!!!!!!!!!!!!!!!!!!!!!!!!!!!!!!!!!!!!!








허걱







허걱









허걱












.
.
.










 








그건 감동이었음. 그냥 다른 말 필요없이 걍 감동이었음.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서
저런 상투적이지 않은 생일축하 메세지라니.



..ㅠㅠ



감동받은 나는 이미 한달이 지나 있었지만 정성껏 답장을 써서
그에게 보내었음.

특별해 보이지 않았던 그 많고 많은 사람들중에
하나일 뿐이었던 그가 그렇게 처음으로
내 마음속에 그중에서도 '한 사람'으로 인식이 되기 시작하였음..



.
.
.




다음 이야기는 궁금하시면 다음에 안녕




















이렇게 끝내긴 아쉬우니 다음에 올릴 순례길 동물들2탄에 나올(오늘은 반도 못올림 음흉)
초 귀요미 냥이 사진 한장 투척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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