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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상 강요(추가)

요리싫어 |2014.08.11 19:28
조회 94,944 |추천 92

첨에 글이 넘 복잡해질까봐 안 썼는데,

사건 당일 시아버지 역정내시기 전에 시동생이 결정적으로 한 마디 했습니다.

"그만해요. 아빠~ 하기싫다쟎아요. 하기 싫다는 걸 왜 자꾸 얘기해요." (우리 듣게)

이 말듣고 시아버지 표정 완전 변하면서 저한테 "야!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그것도 못해줘?" +@ 역정내신 겁니다.

 

아마도 시동생은 당연히 며느리가 밥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이 생각 하니까 동서 진짜 불쌍하네요. 동서도 맞벌이...T.T)

 

여러분들 의견 들어보니, 5년간 제가 초대 안 한건 잘못인것 같습니다.

뭐 절대 안하겠다는 취지로 쓴 것은 아니고, 다른 분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글쓴겁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 그렇게 싫으냐 하시는 분들 있던데

생각해보니 이전에도 뭔가 쌓여있던게 터져서 더 크게 느껴진것 같습니다.

평소에 반찬 비판(투정?) 종종하셨던 아버님 모습 떠올라, 순간적으로 제가 그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하니 당황스러웠고, 제가 허리아프다고 할 때도 "그냥 참고 살아라" 하셨을 때 서운했던 것도 있고... 이런 사소한 것들인데 지금 다 얘기하기도 좀 그렇고 기억 안나기도 하는 그런 일들이 쌓여서 더 크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즐겁게 해드린다는 생각보단 음식으로 테스트를 받는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네요. (물론 생각해보면 동서네도 저한테 그런게 있었을 수 있겠죠...)

 

여러분들 의견 들어보니,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너무 잘하려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고, 그러다고 일부러 맛없게 하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고, 제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몇 가지 한 번 차려보겠습니다.

 

다만 제가 지금 우려하는 바와 같이 내년에 "메뉴 선정에 성의가 없어서 서운하다." 또는 "고기가 좋은 부위가 아니어서 서운하다" 이런 말씀 하시면, 남편이 알아서 막아서 외식하는 걸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혹시라도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다시 여러 선배님들께 조언 구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정말 없었으면 좋겠네요....T.T)

 

암튼 공감해 주시고, 화이팅해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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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약 5년 되어 가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시어머니는 돌아가신지 14년 됐구요. 전 얼굴 뵌 적도 없습니다.

홀시아버지는 어찌어찌하여 시동생네 내외랑 함께 사십니다.

(시동생 내외 결혼할 때 집 얻을 돈이 없었고, 마침 동서 직장과 매우 가까운 곳이라 아버님 집에 들어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흰 합쳐서 전세 얻을 정도는 모아놓은 것이 있어 시댁 도움 전혀 없이 독립했구요. 어쨌든 이 부분은 제가 할 말은 없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거의 매일 야근하고 새벽까지도 일하는 빡센 직장에서 근무하여

결혼할 당시 요리를 거의 못했습니다.(자랑은 아니지만)

처음엔 집도 너무 좁고 부엌도 두 명이 들어갈 공간이 되지 않아, 시댁 및 친정을 초대하여 식사하고 이런 건 생략하고 지나갔습니다. 양가 모두 별 말씀 없으시기도 했구요.

 

요즘엔 결혼한지도 좀 되고, 부엌도 조금 넓어져서

적어도 주말엔 조금씩 요리를 해보고 있습니다. 김치는 사오더라도, 나물이나 찌개, 불고기 같은 것은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 번 하면 무지 오래걸립니다.^^)

 

문제의 그 일은 주말에 터졌습니다.

조만간 시아버님 생신인데, 지난주에 마침 야근 안하는 날도 있고 해서

순전히 자발적으로 미역국을 끓여놓고 아버님이 생일 당일에 드실 수 있도록 갖다드렸습니다.

그날 저흰 다함께 외식하기로 해서 고기집 가서 외식했구요...

 

근데 시아버님이 미역국을 보신 순간 "왜 이렇게 음식 할 줄 아는데, 그동안 집에 왜 초대를 안 했느냐. 내년 생일부턴 너희 집에 가서 밥먹자. 1년에 한 번 인데 그정도는 할 수 있지 않느냐." 하시는겁니다.

 

집에 초대는 작년 생신때 했습니다. 그땐 저녁은 집 가까운데서 먹고 과일이랑 차만 대접했습니다.

시아버지가 명시적으로 밥을 먹자고 안 하시기도 했고, 저희 집은 식탁도 없고 아일랜드 식탁에 바의자 2개 밖에 없는데다 남편도 이것저것 일 많아지는 것을 싫어하여 별 생각 없이 과일 몇가지 사놓고 오셨을때 차와 함께 대접했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작년부터 초대안하냐고 하실때 초대는 생일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얘길 하실 기회를 엿보다 제가 가져간 미역국을 보시자 터진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선 매우 당황스러우면서 서운하기까지도 했던게...

뭐 대단한 칭찬을 들으려고 한 일은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그냥 아버님 생각나서 좋은 마음에 미역국 끓인거고

입맛이 꽤 까다로우신 아버님께 욕 안 먹으려고 나름 노심초사하며 가져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보시자마자 내년부턴 완전한 생일상을 차리라고 하시니, 내심 "이거 괜히 했다" 이런 생각부터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현장에선 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고기집 가선 또 여러차례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나도 며느리가 차려준 생일상 받아보자. 내년부턴 너네집 가서 밥먹자. 1년에 한번인데 어떠냐. 그게 뭐가 힘드냐. 별로 준비할 거 없다." (같은 말 계속 반복)

근데 이때는 좀 당혹스럽고 제가 해보지 않은 일을 하라고 하셔서 완전 표정이 굳어버렸습니다.

제가 좀 하기 싫어하는 듯한 눈치란 거 아셨겠지요. 저도 머릿속이 하얘져서 "6인 앉을 의자도 없고, 그릇도 없고, 제가 한 음식이 입맛에 잘 안맞으실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런 얘기 했구요.

그러니깐 막 역정내셨습니다.

"야!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그것도 못해줘?"

평소에도 목소리 엄청 크신데 그 순간엔 평소보다 100배는 큰 목소리로 다가왔습니다.

 

이제까지 생일상 차려드린 적 없는거 저도 잘한 거는 아닌줄 압니다.

그런데 처음 집을 그런데서 시작했는데 아무말씀 없으셨고

제 생일에도 미리 밥 한 번 같이 먹는 거 이외에 시댁에서 당일날 전화, 문자 그런거 전혀 없고 선물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아, 시댁은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시는 분위기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버님 생신을 제가 그냥 넘어간 적은 당연히 없구요. 생일상을 안 차린 것이지, 외식하고 선물드리고 케익사고 전화드리고 문자드리는 것은 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동안 뭔가 못받아서 쌓여있었다는 투로 말씀하시고, 또 생일상을 강요하시며 화를 내시니, 그동안 제 생일 챙김을 못 받은것까지 서운한 감정이 밀려옵니다. (그동안 서운한 마음이 있었는데 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게 강요할 일인가' 싶기도 하고, '며느리가 밥해주는 종인가' 싶기도 하고, '왜이렇게 밥에 목숨거시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동안은 무슨 일이든간에, 시켜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진정 우러나서 하는 일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상한 결과를 초래한게 됐으니까요.

 

물론 제가 요리에 자신이 없어서 실제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일을 부담백배로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다른 며느리들은 다들 어떻게 사시나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일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천수92
반대수75
베플|2014.08.11 20:16
사람들 겁나착하네ㅋㅋ일년에 한번인데 남편은 장인장모님 생신상 차리나요? 일년에 한번인데 시아버지는 며느리 생일날 전화한번 없으시고? 무슨 돈빌려준거 내놓으라는 식으로 말하는 저런 할아버지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ㅉㅉㅉ
베플정신차려|2014.08.12 08:33
저런식으로뻔뻔하게나오면 차릴수있어도차리기싫음ㅡㅡ 같은말을해도아다르고어다른법인데 그리고며느리한테 야 라니,.? 참나ㅋㅋ
베플나비|2014.08.12 01:39
며느리 생일에는 문자 한통 없다가 자기 생일에는 생일상 차려달라는 예의는 어디서 배워오셨는지?ㅋㅋㅋ
찬반|2014.08.11 22:03 전체보기
홀 시아버지...시동생 내외가 모시고 사는거든 아님 아버지가 데리고 사시는거든...님이랑 같이 사는건 아니잖아요~ 1년에 한번 생신상 차리는게 이렇게 고민할 만큼 어려운 일인가요? 신랑 보고 좀 도와달라 해서 좋은 마음으로 해봐요~..그렇게 걱정하거나 거부감 들일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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