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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똥냄새의 주범은 제 개가 아니었습니다.

이런일도 |2014.08.11 21:50
조회 1,254 |추천 2

판에 처음 글도 써보네요.

이 게시판에 글을 써보기엔 그닥 화나는 일은 아니구요.

다만 황당해서...개를 키우다보면 이런 일도 있구나...싶네요.


푸들보다는 덩치가 작은 개를 키웁니다.

부모님이 개를 이뻐하셔서 올때 좀 데려오라고..

그래서 부모님댁에 갈 때 버스40분거리를 가끔 개를 데려갑니다.

버스타면 강아지도 멀미에 가방속에 꿈쩍않고 있어야 되니 얘도 힘들고,

얘를 데리고 타는 저도 번거롭고 무겁기에 강아지랑 버스타는거 즐겨하진 않습니다.

나이드신 부모님이 얘를 보면 웃을 일이 많아지시기에 위로가 되라고 데려갑니다.

애교에 눈치쟁이인 강아지 재롱을 보며 껄껄 웃으시거든요.

 
얘가 멀미해서 토하기에 저는 버스태우고 가는 날은 집에 도착할때까지는

아침부터 물 외에는 먹을 것을 주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민폐를 줄까봐요.

그리고, 휴지와 비닐봉지는 반드시 휴대합니다.

굶기고 버스타면 먹은게 없기에 토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엉덩이엔 기저귀를 꼭 채웁니다. 벗겨지지 않게.

그런후 가방에 태웁니다. 그 가방이 더운 패드라서 요즘엔 장보는 카트속에 강아지를 넣고 다닙니다.

아주머니들 잘 끌고 다니는 카트있죠?

거기에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는 제 강아지를 보고 사람들이 웃겨서 웃습니다. 귀엽다고.

그리고, 어쩜 그렇게 가만히 있냐고.

강아지가 얌전하고 영리한 편이라 이렇게 카트에 태우면 어디로 이동하는 줄 알고 가만히 있습니다.

겁이 많고 낮선사람은 경계하기에 누가 얘한테 아는 체하거나 건드리지만 않으면 짖지 않습니다.

정말 조용해서 존재감도 모를정도로 가만히 갑니다.

 
오늘 부모님댁에서 집에 돌아가는 버스안이었어요.

저는 내리는 문 반대편 1인용의자에 강아지실은 카트와 함께 앉아있었구요.

제 뒤에는 2인용 의자들이었죠.

중간 쯤 갈 때 어느 엄마가 어린 애기와 제 바로 뒷의자에 앉았습니다.

칭얼거리는 아이말투로 보아 세 살쯤은 되는것 같았어요.

그리고, 10분쯤 지났을까요.

그 엄마와 애기가 언제 내렸는지 전 모릅니다.

제 강아지가 울럭울럭 약간 토했는데 아침에 먹은 물을 두숟갈 정도 토했습니다.

당장 휴지를 꺼내 토한걸 닦아서 봉지에 넣었구요.

그때부터 갑자기 똥냄새가 나기 시작했어요.

전 이상한 생각이 들었죠. ‘무슨..토한 물에서 똥냄새가 나나??’

봉지에 코를 들이대고 맡았으나 토한 시큼한 냄새가 약간 날뿐이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제 자리 주변에서 똥냄새가 코를 찔러왔습니다.

저는 간간히 그 냄새를 맡았어요.

그러나, 뒤쪽의 사람들에게는 냄새가 좀 심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제 개가 똥을 쌌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첫째, 오늘 먹은게 있어야 똥을 싸지...

어제 먹은건 오늘 아침 나오기전 건강한 똥으로 굵게 배출했고 더 쌀게 없는데....

 
둘째, 왜 이렇게 냄새가 진하지? 이런 냄새면 설사한 똥같은데

아침에 건강한 똥을 배출한 애가 갑자기 무슨 설사....

평소 제 개의 똥냄새보다 많이 찐하고 코를 찔렀습니다.

주식이 건조사료라 똥냄새가 별로 안나거든요.

 
셋째, 쌌다고 쳐도 기저귀까지 채우고 카트안에 넣었기에 냄새가 약간 날수는 있어도

이렇게 찐하게 주변에 퍼질리 없다는 거죠.

 
이상하다 생각하며 앉아 가는데 참다 못했는지 사람들이 제게 말을 했습니다.

아주머니A: 개를 데리고 타려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지.

아주머니B: 애기엄마, 좀 앞자리 가서 앉아요. 냄새가 너무 나네. (이 말 2번)

그래서 뒤를 돌아보니

내 뒤의 애기엄마가 나를 보고 인상을 찡그리며 코를 막더니 애기를 데리고 더 뒷자리에 가서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 애기엄마는 아까 탔던 애기엄마가 아니었어요.

앞서 애기엄마는 어느새 내리고 없고, 그후에 탄 다른 엄마였고, 데리고 있는 아이는 좀 더 큰 다섯,여섯?살 아이였어요..

 
저는 별로 당황하지도 않고 그냥 덤덤했습니다.

딱히 제가 피해행동을 한적이 없기에 떳떳했던 거죠.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이 정도 나오니 저 또한 제 개가 똥싼걸로 생각하고 진심 죄송했습니다.

버스에서 의심가는게 저나 사람들이나 제 개밖에는 달리 생각할 원인이 없었어요.

그러는 사이 제 집 근처에 다다랐고 사람들이 얼마나 괴로울까 싶어

내리는 정거장보다 한 정거장전에 내려서 걸어가려고 일어났어요.

그리고, 뒤로 옮겨앉은 애기엄마에게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죄송해요. 기저귀를 채워놨는데 냄새가 많이 나는지 몰랐네...미안해요. 한번도 똥싼 적이 없었는데...”

그러자, 애기엄마도 다른 한아주머니도 웃음으로 사과를 받아주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풀어줘서 저도 고마웠구요.

 
그리고, 저는 버스에서 내려 집에 가자마자 얘를 목욕시켜야겠다고,

‘너 왜 오늘 안하던 행동을 했니?’제 개에게 넌지시 물으며 집에 왔죠.

사실 카트바닥에 김치통을 신문지와 봉지로 겹겹이 싸서 넣고 그위에 강아지를 앉혀왔기에

꺼내면 겉포장에 오물이 똥칠되있을줄 알았어요. 버스안에서 똥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였으니

설사똥이 기저귀밖으로 흘러나온 모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집에 들어와 강아지를 꺼내는데 궁둥이에서 아무 냄새도 안나는 거예요.

‘그 참..냄새가 조화를 부리나....’

기저귀를 풀어보니 으잉?

똥은 커녕 오줌조차도 싸지않는 깨끗한 기저귀와 아무것도 묻지않은 보송보송한 털의 깨끗한 엉덩이.....

‘똥은 대관절 어디로 갔나???.....’

김치통을 꺼냈는데 역시나 다 깨끗했습니다. 싼게 없으니 깨끗할 밖에요.

토한 휴지 몇쪼가리 담은 봉지는 약간의 시큼한 냄새와 휴지자체의 냄새말고는 똥냄새 비슷한 것도 없었습니다.

 
저는 선뜻 믿을수가 없어.. (사람들에게 그런 말까지 들었는데..)

혹시 내 신발이 길가다 똥밟았나?? 하고 샌들 바닥도 검사하고 어디 앉았다 옷에 재수없게 묻었나? 해서 입고있던 옷도 샅샅이 봤지마는 어디에도 똥의 흔적도 아무 냄새도 없었습니다.

 
똥냄새의 주범은 제 개가 아니었던 거죠.

고로 제가 내렸어도 뒷분들은 똥냄새가 가시지 않았을 겁니다. ㅋㅋㅋ

 
그제서 제게 짚이는게 있더군요.

먼저 탔던 그 애기가 그만 속옷에 똥을 싸버려서 애기엄마가 얼마못가 금방 내린 것인지?

저는 뒤를 안봤기 때문에 모릅니다만 뭔가 변이 바닥에 떨어졌든가 하니까 냄새가 계속 났겠지요.

아니면 애 똥기저귀를 바닥에 떨겼는지?

분명 그 애기엄마와 아기가 타기 이전까진 똥냄새가 전혀 안났었거든요.

그 냄새는 제 개똥 냄새가 아니라 애기똥이었던.....

그게 아니면 설마 제 앞자리의 의식멀쩡한 어르신이 쌌다고 생각할수는 없으니까요.

 
뒷자리에서 눈치를 주셨던 분들은 이해합니다.

그 상황에서 누구든 버스에 탄 개를 의심하고 볼밖에 없지요.

다만 개를 데리고 탔다는 것 때문에 난감하게 뒤집어 쓰는 경우도 있으니

개를 데리고 타는 사람을 무턱대고 몰아세우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일단, 댁의 개가 혹시 똥싼거 아니냐고 사실확인부터 물어보세요.

다짜고짜 개념없는 사람으로 비난부터 하지는 마시구요^^

제 강아지가 말을 할줄 안다면 “제가 싼거 아니예요.”할텐데.

그저 순진한 눈으로 멀뚱멀뚱.

버스안 그 자리서 바로 제 강아지 기저귀를 풀어 확인했으면 누명을 벗었을테지만

기저귀를 풀었다가 진짜로 똥쌌으면 똥냄새가 작렬할까봐 그러지도 못했지요.

 
저 내린후 그분들이 좌석 어딘가 떨어져있거나 묻어있는 똥자취를 발견했을지?는 모르겠는데

그 똥자취도 카트안에 가만히 들어있기만 하느라 고개만 내민 제 강아지가 묻힌거라고 오해했을려나 모르겠네요.

나 억울해요 하고 시청민원에 올릴수도 없고 ㅎㅎ

아무튼 이런 일도 있네요.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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