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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끝임을 인정해야 한다.

c |2014.08.14 13:50
조회 7,598 |추천 13
진지하게 이별한건 두번째다.
그 전에 몇번 더 헤어진게 있었지만, 그때마다 다음날 약속을 잡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이렇게 느끼게 해서 미안하다고 다시 사귀게 되었다.
첫번째 진지하게 헤어진건 저번 겨울.
여자친구는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만났던 것이 2012년 3월, 첫 이별을 맞은게 13년 2월 1년에 약간 못미치는 기간을 사귀었고, 가끔 헤어지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할 정도로 지쳐있었지만, 막상 이별에 마주하게되자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여자친구 집 앞에서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다. 일주일 후 쯤에 만날 약속을 잡아서 그 전처럼 내 진심을 표현해도 결과는 달랐다. 일주일동안 밥을 못먹어서 우유로 끼니를 때우고 1분에 1번씩 슬프고 1시간에 1번씩 울었다. 힘들 내서 자기개발을 해보려고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시간이 한달처럼 느껴졌다.
3주쯤 뒤에 연락이 왔다. 안부전화였다. 여자친구는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전의 관계로 돌아갈수는 없다고 했다. 
헤어진후 한달뒤 나는 애써 태연한 척 도움을 구할 곳이 너밖에 없다는 핑계로 끊었던 연락을 다시 했다. 여전히 예뻤다. 흔쾌히 내게 도움을 주었다. 마치 사귀던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일을 마치고 나는 다시 돌아가자고 말했다. 그녀는 울었다. 대답은 여전히 그럴수 없다였다.

그로부터 1주일 우리는 간간히 통화를 했다. 내 목적은 처음부터 관계를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게 하는 것 뿐이었다. 약속을 잡았다. 밥을 먹었다. 이야기를 꺼냈다. 같은 이야기를 했다. 여전히 대답은 같았다. 하지만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재차묻고 또 물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no였다. 정말 끝이구나 하는 순간 그녀가 다른 대답을 해주었다. 정말 기뻤다. 대학에 붙었을 때보다 정말 더 기뻤다. 

그것이 13년 6월쯤이었다.

그저께까지, 나는 정말 행복했다. 하루하루 다시 점심을 먹고 손을 잡고 걷고, 카톡으로 점심쯤에 아 지금 일어났어 라고 늦은 안부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저께 저녁 그녀가 우리집 앞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나는 그저 좋았다. 나를 보러 와줘서. 
그날 밤 잠이 안왔다. 점심12시쯤에 일어난 탓도 있었지만, 커피도 많이 마셨기때문이었다. 결국 자는것을 포기한 것이 4시 44분이었다. 신기했다. 일어나서 영화를 한편 봤다. 약속시간은 1시. 하지만 10시쯤 되자 슬슬 졸렸지만, 그녀와 데이트 하고 돌아와서 일찍 자기로 했다. 우리집에서 5분거리 버스정류장에 그녀를 데리러갔다.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지 않고 그녀가 전에 봐두었던 가게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이런저런 평범한 이야기를 했다. 그녀친구 이야기, 예능프로 이야기 등.. 밥을 먹고 나와 공원에 갔다. 아니 나는 그냥 따라갔다. 우리어디가? 묻자 그녀는 공원에 간다고 답해주었을 뿐이다. 나는 그저 좋았다. 비어있는 벤치를 찾아 앉았다. 날씨가 더워서 내 모자를 벗어 부채질을 해주었고 그녀도 내모자를 뺏어서 부채질을 해주었다. 얼마안되어서 그녀가 말했다. 할말이 있다고. 나는 듣기 싫었다. 할말이 있다는 이야기는 전에 들었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하지말라고했다. 그녀는 그래도 해야한다고했다. 

다시사귀고 얼마간은 자신도 행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저번 겨울처럼 나는 울지는 않았다. 무슨이야기를 내가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기억이 나는 건, 내가 이건 익숙해서 그럴 수 있으니, 시간이 지나서 익숙함이 다시 사그라들었을 때 그때 다시 나에대한 감정이 생긴다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지하철에 데려다 주었다. 개찰구에 기대서 나는 내가 했던말 뭐라고했지? 라고 내용을 확인하고 위에 있는 내용을 들은 후에야 그녀를 보낼수 있었다.

집에가기가 힘들어 카페에 앉아 1시간을 멍하니 있다가 집에 들어갔다. 식욕은 없었다. 일단 잤다. 오래자진 못했다. 다시 일어나 슬퍼했다. 울었다. 힘들었다.

새벽 2시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는다. 
그녀가 그랬었다. 자기는 나에게 이번엔 절대 연락하지 않겠다고. 
그 말을 듣고 내가 다시감정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말했었다.

잠이 오진 않았지만 억지로 잠들었다.

일어나서 연락처를 지웠다. 그녀도 내 부재중 전화를 봤을거다. 그렇지만 내 휴대폰에 메세지나, 부재중전화는 찍혀있지 않았다. 겨울에 헤어졌을때만큼 아프지는 않다. 사실, 나도 그녀가 날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알고있었다. 인정하기 싫었다. 

-----여기까지가 다시 헤어지고 메모장에 끄적였던 글..

내 기억으로는 그 다음날 밤 한강으로 걸었다. 제대로 걸으면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길을 좀 헤메서 한시간 가까이 걸렸다. 휴대폰 배터리가 없었다. 보조배터리는 있었지만 갈아끼고 싶지 않았다.
그냥.. 다시얼굴을 보고 싶었다. 서강대교를 건너 그녀 집까지 갔다. 비가왔다. 얼마 안와서 그냥 걸었다. 다리를 건너는데 바람이 너무 세서 모자를 꾹 누르고 건넜다.
새벽 두시쯤이 되어야 그녀 집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눌러보았지만 작동안했다. 하숙집이라 일부러 꺼둔 모양이었다.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민폐라는걸 알지만 그냥 보고싶었다.
보조배터리를 꺼내 전화를 했다. 받지 않았다. 내 번호를 보고 안받는 것일 까봐 공중전화로 걸었다. 공중전화는 잘 사용안되는 모양인지 버튼이 버벅여 5번정도 시도해서 걸었다. 그래도 받지 않았다. 문자를 보냈다. 보고싶다고. 그래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 자리에서 혼자 한시간을 울다 집에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지쳐 잠들었는데 잠결중 벨소리가 울린다. 그녀였다. 전화를 받았는데, 자고있었다고 했다. 연락을 안하기로 했는데 라는 후회도 잠깐 있었지만 그냥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았다.
사정사정을 해서 다시 만났다. 내가 여태까지 잘못한 점.. 약속이 5시였고 나는 그 전까지 내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각오를 정리했다. 그녀를 만났다. 내 각오를 알려주자 그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 맞는것 같다며, 내가 바뀌는 모습을 모여주길 바랬다.
 나는 그 후로 열심히 살았다. 내 공부도 열심히했고 헬스장도 빠짐없이 나갔다. 나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그 약속 이었다. 사실 그 전까지 나는 누가봐도 한심할 정도로 하는 것이 없었다. 열심히 나를 바꾸었다. 거울 속의 내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몸도 달라졌고, 그때부터 공부했던 기록이 낯설 정도로 열심히 했다.
바뀐 모습을 약속한지 약 3주후 나는 연락했다. 나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만나기 싫어했다. 
약속을 잊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너무 조급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맞다고는 안했지만 사실이었다. 나는 급했다. 더 늦으면 정말로 영원히 놓칠것 같았기 때문에 내 한계에 오버될만큼 열심히 살았다. 나는 그래도 약속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진심이었다. 그러자 그녀가 한 말은 부담스럽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너무 한심했다. 고작 내가 바뀐 모습을 보여준다는 약속조차 부담스럽다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실감하게 했다. 고통스러웠다. 이제 나도 인정해야 한다. 
나는 더이상 그녀에게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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