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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 이야기입니다...

둥기둥기 |2014.08.16 01:55
조회 2,019 |추천 3

안녕하세요.

올해 고3인 여고생입니다.

네이트 판이 익숙하지도 않고.. 알게 된지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마냥 지켜보기 힘들어서 여기에 글을 써 봅니다.슬픔

 

어찌보면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는 거 같기도 하고.. 당사자는 고민이라고 글을 올렸는데 욕이 있는 글들도 많아서.. 괜히 여기 올렸다가 상처받게될까봐 지금 괜히 떨리는데

용기내어 올린 글이니 읽어봐주세요 실망

 

 

 

 

작년 쯤에 아버지가 밴드를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이 있어도 친구들이랑 메세지만 주고받았지 카카오톡이나 밴드는 잘 안 해봐서

모르는데... 아버지는 그게 꽤나 재미있으셨던거같아요.

제가 봐도 심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아버지는 밴드로 주로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이랑 연락만 하시다가 모임에 나가기도 하셨는데요.그게 주말마다 이어졌어요. 어머니가 걱정하실정도로.

원래 아버지가 주말에도 회사 일 때문에 집에 잘 안 계셨는데 이제는 일을 마치고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셨으니 얼굴도 못 보고 잠들었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어머니는 그걸 당연히 싫어하셨고 그것 때문에 아버지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중간에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택시비로 무려 20만원이나 쓰고 오신거에요. 출장갔다오는 길에 친구들 보러간다고...

거기다가 어떤 날은 아버지가 회사에 높은 분을 모시고 가야할 데가 있다.. 그러시면서 옷을 사달라 그러셔서 어머니가 옷도 사드리고 챙겨갈 짐도 신경써서 보냈는데 알고보니 친구들과 등산을 가셨던거였어요.

위에 일들은 어머니가 하도 아버지가 스마트폰을 붙잡고 계시니까 몰래 봤다가 알게 되신 것들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밴드 사진들도 보셨던 거 같은데 문제는 그 사진들이 아버지가 여자 친구들과 팔짱을 끼고 찍거나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들이었나봐요.

그거 때문에도 크게 싸우셨는데 이 때까지는 제가 '친구라면 그럴 수 있지 않냐'는 아버지의 말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랑 밴드에서 만나서 꾸준히 연락하는 여자 분이 있었나봐요.

어머니가 말하기로는 원래 아버지가 어머니한테는 길게 카톡을 보내는 분은 아니셨는데 그 분한테는 길게 카톡도 보내고 연락도 자주 하고 늦은 밤에도 통화한 기록이 좀 있어서 충격을 먹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일로 계속 싸우게 되자 아버지가 그 분 번호를 지우셨고 밴드에는 비밀번호를 거셨는데 이번에는 그 비밀번호가 지운 여자 분 전화번호였어요...

 

 

원래 남자든 여자든 첫사랑은 못 잊는다고들 하잖아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 여자분이 결혼까지 할 뻔한 아버지 첫사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비밀번호가 그 여자 분 전화번호였다는건 제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거 같습니다.

 

 

 

그 일로 부모님이 저랑 동생들 보는 앞에서 불륜이나 이혼을 언급하면서 싸우기도 하셨고 싸우는 도중에 그 여자분한테 전화도 갔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그 분이 끊어버리시더라구요. 그 부분도 의아하긴 한데...저는 아버지 모습에 더 실망했던 거 같아요.. 원래 저는 아버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제 아버지가 자상하시고 좋은 분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싸울 때 어머니한테 욕하시기도 하고 마치 뭔가 들킨 사람처럼 휴대폰을 왜 봤냐고 화내시는 모습과 사과했는데 안 받아주냐는 식의 말들에 정말 실망 많이 했습니다.

 

옆에 있던 남동생은 아버지 편을 들면서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않냐는 식의 말을 해서 동생한테도 많이 실망했구요..

일이 커져서 집안 어른들도 다 알게되셨는데 할아버지도 남자가 그럴 수 있지 않냐는 식의 말을 하셨고 고모께서는 아버지를 이해못해주냐고 오히려 뭐라하셨다고합니다.

 

저는 그 때 어머니가 그렇게 서럽게 우는 모습을 처음 봤어요. 저는 항상 어머니한테 많이 꾸지람듣고 자랐고 저한테 바보같이 행동하지 말라고 하셔서 어머니가 되게 강하신 분인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언젠가 제 학원에 데려다주면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미루고 니네 아빠만 보고 살았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너는 재수라도 시켜서 꼭 이렇게 안 되게 하고 싶다 니가 성공해서 떳떳하게 잘 살아라' 이런 말을 하시더라구요. 그 말을 들으면서 자존심 강하시던 어머니가 많이 상처입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저는 무뚝뚝한 성격이라서 항상 시댁에 치이고 잘난 아버지에 치이고 그리고 저랑 동생들 키우신다고 고생하신 어머니한테 애정표현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도와줄 수도 없는 제가 한심했습니다. 원래 아버지를 싫어하던 저는 이 일로 아버지를 더 싫어하게 됬구요.

 

 

 

사실 제가 이렇게 말해서 이 일들이 짧은 기간에 폭풍같이 몰아친 것처럼 들리시겠지만.. 사실 제가 3학년이 된 3월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진행되어왔어요. 잠시 두 분이 화해하신 거 같았지만 이번에는 아버지가 그 여자 분 이름을 바꾸셔서 저장해뒀던 걸 어머니가 알게 되서 오늘 집을 나가셨어요...

낮에 독서실에 있다가 잠시 나와서 밥을 같이 먹는데 지금 유치원생인 막내 동생은 주말마다 어머니가 나가시는 절에 가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다... 뭐 이런 말도 있고 제가 아무래도 딸이라서 어머니랑 이야기를 더 많이 해서 아버지를 나쁘게 보게 된 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누가 잘못 한거다 누가 잘한거다 잘잘못을 따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지도 않지만 한 번 이렇게 물어보고 싶었어요.

집안일이라서 친구들한테 막 떠들고 다닐 수 있는 일도 아니라서 믿을 수 있을 거 같은 친구들한테만 얘기했는데 다들 반응이 '공부 열심히 해서 집 나가라'나 '나같으면 엄마 데리고 집 나간다' 이런 반응이더라구요. 어떤 친구는 요즘 꽃뱀 이런 거 많다는데 그 여자 분이 꽃뱀이 아니냐고 그러든데... 그 여자 분도 가정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리고 멀쩡한 집안의 아내이자 엄마이실텐데 그런 분을 꽃뱀으로 몰고 싶지도 않구요.

 

 

어찌보면 아직 학생의 신분이라 좁은 세상에 갇혀서 좁은 생각만 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남동생이 만약 이 글을 썼다면 전혀 다른 글이 나왔을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저보다는 더 살아보시고 더 많은 생각을 해보셨을 분들의 생각은 어떠실지 궁금해서 이렇게 짧은 실력으로 글을 써봤습니다 슬픔

 

어투도 계속 왔다갔다해서 읽기 힘드셨을텐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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