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도 아름다웠던 사랑의 추억 이었기에,
판춘문예라는 공고가 뜨고 주제가 사랑했던 사람과의 스토리를
적어야 한다. 주저할 것도 없이 바로 그가 생각이 났다.
만났던 사람도 많았고 좋아했던 사람도 많았기에 똑같을 거라
생각했던 감정 역시 이 사람과는 달랐다 헤어지면 다 깨끗히
잊을 줄 알았고 더 좋은 사람 만나면 정리가 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가 젖은 옷이 시원한 바람에 서서히 말라가는
것처럼 이따금씩 생각이 난다
내 나이 고등학생1학년 17살이었다.
그를 만났을 땐 그저 그 때의 잘나갔던 연예인들을 좋아하고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의 사진을 모으는 것 ,
그것만이 사랑의 감정인 줄 만 알았다
우연히 청소년문화축제에서 친구 남자친구가 노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축제현장으로 나갔다 너무나도 잘하는 실력이기에 ,
무대현장만 보고선 결과는 당연히 대상이라는 생각에
마지막 발표는 보지도 않고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 ,
갑자기 대상의 앵콜 공연이 있다고 듣고 있는데
이게 왠 걸 다른 팀의 노래가 나오는 게 아니겠는가 그건 둘째치고
내 귀에 휘감는 목소리가 나의 몸을 소름돋게 만들었다
부드럽고 적당히 바이브레이션이 들어간 음색에
나는 무대의 주인공을 안 찾을래야 안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는데 얼굴까지 잘생겼다니..
그 순간 모든 순간이 멈춰지는 듯이 내 눈엔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았다.
' 노래를 잘하는 데 어떻게 얼굴 까지 잘생길 수가 있지 ? '
내 눈을 의심하고 내 귀를 의심하는 동안에도 그는
여전히 잘생긴 얼굴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주변을 둘러보니
나 말고도 이미 다른 여학생들은 황홀하다 듯이
그를 쳐다 보고 있었다.
무대가 끝나고 그가 내려오는 데 거짓말 안 치고
모든 여자학생들이 달려가서 번호를 달라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
그 와중에도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번호를 주고 있었고 뒤에서 나는 저 여학생들이 부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 시도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등이 떠밀리고
그의 얼굴 앞에 서게 되었다.
눈이 마주치고 그는 마치 번호 드릴까요라는 표정을
하며 나에게 폰을 달라는 손짓을 했다
속으로는 ' 참나 무슨 자기가 연예인이야 ' 라는 생각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내 손은 이미 그의 손에 핸드폰을 쥐어 주고
있었다.
내 등을 떠민 친구는 다시 날 뒤로 땡기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나의 얼굴을 보며 마치 자신이
잘했냐며 떵떵하게 질문을 하고
아줌마 웃음소리를 내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이게 어떻게 보면 고마워 해야 하는건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번호를 따는 거라 나의 이런 모습이 어색할 뿐이었다
집에 가서까지 온통 그의 얼굴 뿐이었다
그가 부른 노래를 싸이월드뮤직에서 찾고 찾아 또 듣고
또 듣고 반복만 정말 그 때 몇 백번 했을 것이다 가수의
목소리를 듣는 게 아닌 그의 목소리로 내 머릿속에서 편집을
해서 들었다 . 마치 짝사랑에 빠진 여자애처럼 .
그렇게 노래를 듣고
아차 싶었다 !
폰을 열어 보니
그의 전화번호가 내게 저장되 있다
이 걸 어떡하지 온갖 고민과 생각에 빠진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용기 내서 문자를 보내보기로 했다.
한 시간을 고민해서
보낸 문자는 단 다섯글자 .
' 안녕하세요 '
마치 거짓말 처럼 내 문자를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띵동 알림음이 울리고 그의 문자가 도착했다
' 누구세요 혹시 제 번호 따신 분이세요 '
참 , 너란 남자 거만하고 거만하도다
생각해보면 문자가 바로 온 게 나의 문자를 기다린 게 아니라
그 날 번호 따인 여자들과 문자를 하고 있었으니
내 문자에 답장을 빨리 한 거였는데 그 때 당시엔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 ㅎㅎ
남자를 사귄 적이 없는 여고생이라
문자를 주고 받을 때 뭐라 해야하는지도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그냥 내 소개를 하며 이어받기만 할 뿐
내가 생각해도 상대방이 재미를 못 느낄 게 분명했다
나와는 달리 그는
여자와 문자를 많이 한 걸 티를 내듯이
능수능란하게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아니겠는가 ?
그렇게 한달간을 끊임없이 연락을 하며 관계를 이어나갔다
나보다 한살 오빠인걸 알고 하루 이틀은 존댓말을 해가며
삼일 째 되는 날부턴 반말도 치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문자를 보내서 그의 안부를 물었고
밥은 먹었냐며 잘 잤냐며 말도 안되는 질문들을 해댔다.
수업도중에도 혹여나 그가 문자 왔을까봐
공부고 뭐고 책이고 뭐고 선생님이고 뭐고
내 머릿속엔 오로지 딱 ' 그 ' 하나 뿐이었다.
그 한 달간도 연락을 서로 주고 받은 게 아니라
안부인사 하면 차가운 답장 .
' 일어났어 ? '
- ' ㅇㅇ 일어났어 '
' 밥은 먹었어 ? '
- ' ㄴㄴ 안 먹어도 됨 '
이런 식의 문자답장을 하는데도 난 그 오빠가
좋으니 이런 건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냥 나와
연락을 주고 받는게 고마울 뿐이었고 좋았을 뿐이었다.
그땐 자존심이고 뭐고 부끄러운 게 뭔지도 몰랐나보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매력없는 여자아이였다
저런 차가운 놈이 뭐가 좋다며
몇달 동안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해대며 속앓이만 하고
하루종일 그의 미니홈피에 들어가 그의 사진만 보고
그의 글만 보고 살았다
그야말로 짝사랑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우린 정말 친한 오빠 동생 사이가
되버리고 말았다. 차가운 남자였던 그가 이제 날 챙겨주는
좋은 오빠가 되어 버렸다 . 남자 여자가 아닌 진짜 오빠 동생 사이
말이다 ...
난 오빠 동생 사이로만 남긴 싫었다
그만 해선 안될 고백을 해버리고 말았다 .
' 오빠 나 고백할 게 있어 . '
- ' 오야 내 동생 오빠한테 고백 할 게 뭐가 있나 다 말해봐라 ~ 들어준다 '
' 오빠 좋아한다 . 오빠로서 말고 진짜 남자로서 '
1분이 지나도 3분이 지나도 5분이 지나도
10분 , 한시간이 지나도
그리고선 답장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용기를 내 전화를 걸었다.
긴 컬러링 끝에 오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차갑디 차가운 오빠의 목소리
난 그냥 동생이란다 .
여자로선 전혀 못느끼겠다며 미안하덴다.
그리고 여자친구 지금 사귀고 싶지 않덴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내 생애 첫 짝사랑
유노윤호만 사랑해봤지 , 사랑이란 걸 모르고 살았던 여자라
이 오빠에게 모든 걸 다 줄 것만 같았다.
그게 사랑인지도 깨달아 버렸다. 그렇게 크게 사랑을 알았고
그런 그에게 크게 다쳐버리고 말았다.
배게에 얼굴을 박고 펑펑 울었다.
그냥 억장이 무너졌다 . 그렇게 가슴이 아픈 건 처음이었다
가슴이 아프단 게 무슨 느낌인 줄 몰랐는데
17살 여학생은 그 때 알아버렸다.
이런 게 가슴이 아프단 것을.
그렇게 매일매일 연락 했던 오빠에게 일주일을 연락 안했다.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이 그가 궁금해 미니홈피를 들어갔다.
또 한 번 나에게 그는 상처가 되었다.
여자친구를 소개해 논 사진을 걸었다 대문에.
이제 끝이었다 정말로.
지금은 여자친구 사귀기 싫단 그가 떡하니
여자친구 사진을 크게 걸어놨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지.
그렇게 난 나의 짝사랑이 끝나고야 말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난 스무살이 되었다.
스무살이 되어 대학교에 입학해 대학생활을 즐기며
남자친구도 사귀고 즐거운 연애를 하는 17살 여고생이 아닌
20살 여대생이 되었다.
3년이 지난 동안 난 그를 잊고 살고 싶었지만
쉽사리 잊혀지진 않았다
마음 한 구석엔 그가 언제나 자리 잡고 있었다 그도 대학생이
되어 자신의 전공이던 보컬로 대학을 갔고 군대도 가게 되었다.
여자친구랑은 헤어지고 그 후로는 미니홈피에 다른 여자의
사진이 걸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서로 다신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
강의가 다 끝나고 배가 고파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식당에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 문자 알림이
울렸다.
' 띵동 '
아무 생각 없이 폰 폴더를 열고 문자를 본 순간 ,
밥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수다를 떨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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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으로 다시 쓸게요!! 글이 너무 길어요 하하..
너무나도 사랑했었어요 우리.
지금은 물론 뭐.. 그런 사이가 됬지만요. 다시 회상해서 글을 쓰는데
아련하네요.. 사랑이 뭔지..ㅎㅎㅎ
이렇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