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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절대 안먹는 남자

검객 |2014.10.01 19:02
조회 83,402 |추천 63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해방되던 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한 젊은이가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다. 이듬해 그는 아이스크림 사업에 관심이 많고 사업수완이 좋은, 동생뻘의 친척 한 사람을 설득하여 합류시켰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신제품을 개발하며 점포수를 늘려나갔다. 그들의 사업가도는 탄탄대로였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사세는 확장되어 갔다. 창업한 지 10여 년 만에 그들은 미국 전역에 사업장을 갖게 되고, 제품수도 수십 종에 달해 그들의 가게를 찾는 고객들은 한 달 동안 매일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사업을 누가 시샘이라도 한 것처럼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생겼다. 사업을 시작한 지 약 20년쯤 된 1967년, 창업자 가운데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숨진 사람은 나중에 합류했던 동생이었다.

    

 

그는 당시 54세, 아직 한창 일할 나이였다. 사인은 심장마비. 회사 일은 순풍에 돛 단 듯 번창해 갔건만, 왜 창업자 한 사람은 아직 젊은 나이에 불행한 일을 당해야 했을까. 하지만 알고 보면 그를 급습했던 심장마비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숨진 그는 100킬로그램을 넘나드는 비만형 체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머지 한 사람의창업자도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 역시 비만과 싸워야 했으며 이미 당뇨 증상이 있었고, 고혈압 때문에 전전긍긍해야 했다.

  

 

직업이 문제였을까? 그들은 지난 20년간 엄청난 양의 아이스크림을 먹어왔다.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또 품질관리를 위해 먹기 싫어도 먹어야 했다.

   

 

그런데 생존해 있는 그 창업자에게는 건강문제 외에 또 다른 고민거리가 있었다. 그에게는 외아들이 있었다. 그의 아들은 당시 나이 갓 스물의 청년이었다. 아직 애송이에 불과한 아들이 그의 사업을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아들은 평소 존경하며 따르던 아저씨가 심장마비로 불행하게 세상을 떠난 이유와 아버지가 이렇게 병치레를 하는 이유를 아이스크림에서 찾으려 했고, 따라서 아버지의 사업을 달갑지 않게 여기기 시작했다.

 

 

아버지로서는 당연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사업을 계승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젊은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끝내 거역하고 가출해 버렸다. 그때 회사는 이미 미국 최대의 아이스크림 재벌이 되어 있었지만 그 아들은 아버지의 성공적인 사업에 도무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는 실화다. 회사의 이름이나 로고만으로도 뭇 아이스크림 마니아들의 발걸음을 흡인하는,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체인의 '영욕의 발자취'다. 창업자의 이름은 어브 로빈스Irv Robbins, 일찍 숨진 그의 사업 파트너이자 동생은 버트 배스킨Burt Baskin, 그리고 창업자의 아들은 지금 채식운동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존 로빈스John Robbins다.

  

 

이 회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나는 지금부터 이 회사를 '이상한 아이스크림 회사'라고 부르려 한다. 내가 과문한 탓일까. 그 회사는 당시 식품업계에 몸담고 있는 나의 판단 기준을 크게 흔들었으며, 단순한 흥미거리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기이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먼저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집을 나간 존 로빈스의 이야기부터 해 보자. 그는 세계적인 식품회사의 유일한 상속자로서 엄청난 부귀영화가 보장돼 있는 이른바 재벌 2세였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갓 결혼한 아내와 함께 브리티시 컬럼비아 해안의 작은 섬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그는 1천 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10년을 지내는 비상식적인 생활을 했다. 그것도 신혼생활을……. 세계적인 갑부의 아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정신이상자였을까, 아니면 젊은이의 단순한 반항심리에서였을까.

 

 

이 모든 의문점은 그 후 그의 일관된 행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알고 보면 그는 자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택한 것이었다. 10년간의 섬 생활은 그에게 고행의 시간이요, 자기 성찰의 시간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철저한 채식주의 생활을 실천하면서 책을 한 권 저술했다.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육가공업계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베스트셀러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Diet for a new America」가 그 책이다.

  

 

채식주의자이자 환경운동가이며 식품․ 건강 전도사인 젊은 로빈스는 이제 더 이상 재벌 2세가 아니었다. 섬에서 나온 그는 미국 전역을 돌며 식생활과 관련한 건강 메시지를 전파했다. 인간․자연․식품의 숭고한 질서를 거역하는 모든 제품을 비판했고, 그것과 관련된 회사와 업자들을 고발했다. 물론 부친이 이끌고 있는 아이스크림 사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느 날 강연장에서 한 참석자가 그에게 질문했다. "왜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부친의 슬하를 떠나셨나요?" 그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때 만일 떠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쯤 뚱뚱하기 이를 데 없는 제 모습을 보고 있을 겁니다. 지금 저는 행복하지만 거울 속에 비친 '뚱보'는 결코 행복할 수 없겠지요.

  

 

그렇다. 그는 부와 명예보다 건강과 행복을 택한 것이다. 계속해서 이 '이상한 아이스크림 회사' 이야기를 해보자. 믿음직한 사업 파트너와 사랑하는 아들이 곁을 떠난 창업자 어브 로빈스는 갈수록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그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위험수준을 훨씬 넘어 300에 도달해 있었고, 악화된 당뇨 증세는 실명과 괴저塊疽의 위험까지 예고하고 있었다.

 

 

그는 결국 채식주의자인 아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식생활을 바꾸기 시작했다. 물론 아이스크림도 입에서 멀리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건강이 회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의 명의는 다 찾아다녔고 좋다는 약은 다 먹었지만 좀처럼 좋아지지 않던 그의 건강이 아니었던가.

  

 

이제 그가 만든 회사에서 나오는 식품을 그와 그의 가족만은 먹지 않는 형국이 됐다. 그렇지만 이러한 내부 사정에는 아랑곳없이 이 이상한 아이스크림 회사는 계속 번창하여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그가 건설한 아이스크림 왕국은 지구촌 수천 개의 체인점에서 매년 천문학적인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부를 축적해 가고 있다. 내가 이 회사를 이상한 아이스크림 회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다음 이야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글렌 배첼러Glenn Bacheller는 미국 식품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창업자인 어브 로빈스가 은퇴하고 난 후, 한동안 이 회사의 회장으로 재직해 왔다. 그의 아내는 어느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의 남편은 회사에선 어쩔 수 없이 아이스크림을 먹지만, 집에서는 결코 입에 대지 않아요. 저는 남편이 회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날은 금방 알 수 있죠. 그날은 잠잘 때면 늘 코를 골거든요."

  

 

배첼러 회장의 건강 역시 아이스크림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는 결국 주스 회사로 직장을 옮긴다. 이 일련의 이야기는 코미디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틀림없는 실화다. 내 판단의 시야는 더욱 혼미해져 갔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출처: 안병수 저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추천수63
반대수4
베플ㅎㅎ|2014.10.02 10:41
누가 몸에 좋은줄 알고먹나요;; 치맥.라면.아이스크림.과자등등 다 몸에 나쁜줄알지만 땡기니깐먹는거지ㅋㅋ삼시세끼 다 치맥.라면.아이스크림.과자등등으로 떼우는것도 아니고 제생각은 땡길때 먹고 주말에 시간짬내서 공원같은데 산책하거나 헬스끊어서 저녁에 운동가면 상관없다고봄 어떻게 사람이 먹고싶은거 평생참고 견딤; ╋╋╋ (베플됬네요ㄷㄷ ㄳㄳ) 전 치맥.라면.아이스크림.과자등등 일주일 내내안먹어요^^;;...ㅇㅇ님은돈이 많으신가봐요? 글쓴이 글에 태클걸려고 쓴댓글아니에요;; 꼬였다뇨;; 그냥 다들 저같이 땡길때 먹고 건강유지하려고 산책.운동갈것같아 쓴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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