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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ㅠㅠ 갑자기 댓글이 이렇게 많이 달려서 깜짝 놀랐어요ㅠㅠ
소중한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 봤는데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남은 한달을 헛되게 보내지 않게 기운차리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ㅠㅠ
ㅎㅎ 저도 다 잊어버리고 힘내서 한달동안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 달뒤 수능을 볼 고3 여학생 입니다..ㅠㅠ
이렇게 조급하고 중요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글을 올리는 이유는
어제(10월8일) 하교할 때 지하철에서 있었던 너무 당혹한 일 때문입니다.
제가 성격이 엄청 소심해서 남이 한 말을 두고두고 쌓아두는데
아까 지하철에서 들은 말 때문에 공부도 손에 안잡히고..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그런 생각만 자꾸 들고 해서 어디에 하소연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짧은 말이라도 좋으니 무슨 말이라도 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ㅠㅠ
저는 1학년 때 부터 친구 한명과 같이 지하철로 하교를 해왔습니다.
학교 앞 지하철에서 제가 사는 곳 까지는 2정거장을 가야하구요.
어제도 평소처럼 지하철에 탔는데 바닥에 뭔가가 있는거에요. 깜짝 놀라서 밑을 보니까
아저씨 한 분이 양말이랑 신발을 다 벗은 채로 잠들어 계시더라구요. 양말은 신발 속에 들어있었고 신발은 좌석 위에 나란히 올려져있었습니다. 술냄새가 풍긴걸로 봐서는 술에 취해서 쓰러지신 것 같았습니다. 좌석에 누워서 잠든 분은 몇번 본적이 있지만 3년 가까이 지하철을 타면서 바닥에서 잠든 사람은 처음봐서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당황한건 마찬가지인지 지하철안은 웅성대는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 그러고 계신건지 몰라도 그 때 분위기를 봐서는 아직 아무도 아저씨에 관한 신고를 안한 것 같았습니다. 저와 친구도 다를 것 없이 너무 당황해서 어떡하지..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쓰러진 바닥 바로 앞 좌석에 한 50대 정도로 보이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손으로 제 등을 툭툭 치시더니
'학생이 좀 깨워봐.'
라고 하시더군요. 아줌마가 말을 거신게 '스크린도어가 닫힙니다.' 방송이 나오고 있을 때였고 저와 친구는 방금 막 지하철에 탔기 때문에 아직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당황해서 '네?' 하고 되물었더니 아주머니가
'네는 무슨 네야. 저 아저씨 좀 깨워보라니까?'
라고 하면서 짜증을 내셨습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제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라구요. 저는 당황하거나 부끄러우면 얼굴이 심각하게 빨개지는데 그 짧은 순간에 얼굴의 열기가 느껴질정도로 얼굴에 피가 몰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옆에있던 친구도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고, 저도 그 상황이 그렇게 되자 뭐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목에 뭔가 걸린 듯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아주머니는 그런 제가 답답했는지 '뭐해? 빨리 안 깨워?' 이러시고...ㅠㅠ 그 때 옆에 있던 어떤 아저씨가
'아줌마,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그만해요. 학생들 위험하게..'
하면서 지하철 안에 있는 수신기? 그런걸로 승무원에게 연락을 하셨습니다. 아저씨가 연락을 하시는 동안 저는 아직까지도 당황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주머니가 뭐가 그렇게 불만이신지 혀를 차시면서 요즘 학생들은 왜 이렇게 시민의식이 없냐면서 남 죽는걸 그냥 두고 볼 얘들이라고 중얼거리시더라구요. 그 말에 저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친구도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는지 아주머니한테 뭐라고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일이 더 커지는게 싫어서 친구한테 하지 말라고 했고, 얼마 후 2정거장을 지나 지하철에서 내렸습니다. 쓰러진 아저씨는 그 역에서 지하철이 잠깐 멈춰서 승무원 분들이 데리고 나가셨습니다.
이게 어제 15분 정도 동안 지하철에서 일어난 일의 전부입니다.ㅠㅠ
타인이 쓰러져있는데 방관했다는건 정말 큰 잘못이죠. 하지만 저는 방금 막 지하철에 탄 상태였고, 상황파악도 제대로 못한 상태였습니다. 근데 아까 아주머니가 하신 말씀을 생각하면 이게 막 부질없는 변명같고...ㅠㅠ 집에 와서 계속 그 생각을 하니까 막 눈물까지 조금 나더라구요ㅠㅠ 친구는 저보다 더 화를 내면서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라고 하는데 저는 그게 힘듭니다. 계속 생각하는게 멍청한건 알지만 저도 모르게 자꾸 머리속에 맴돌아서 많이 지치네요ㅠㅠ
여러분이 보기엔 어떠세요? 이 일이 제가 그렇게 잘못한 일인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