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강사라 늦게 퇴근합니다.
집은 노원에 허름한 아파트죠. 다른 동네분들은 우리 아파트가 좀 오래돼서,
나무도 크고-아파트 동 숫자를 가릴 정도임- 동과 동사이가 멀어서
괜히 무섭다고들 합니다.
저야 뭐 오래살았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잘 다닙니다.
그날도 밤 12시 정도,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맥주 피쳐 하나 사 들고, 걸어오는데
suv차량이 제 옆으로 오면서 속력을 늦추더라구요.
그 차량이랑 나란히 걷고 있는 셈이었죠.
그때 그 차량에서 조수석쪽 창문을 내리더니 운전석에서 저를 부르더라구요.
"저기요. 뒤 돌아보지 마세요." -대뜸 이러길래 순간 무서움이 짜증이 확 밀려오더라구요.
그러더니, 다시 재빨리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지금 누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으니 뒤돌아보지 마세요." 그러는 겁니다.
제가 판단력도 느리고, 당황하면 어리버리한데,
그땐 갑자기 짜증과 무서움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뒤를 확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왜요!?"라고 해버렸죠. 누가 따라오고 있는 거라면, 당연히 제가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랑,
제가 뒤를 안 돌아보면 뭘 어떻게 해주겠다는 건지..라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차량도 잠시 멈춘 상태였고, 저는 아예 우뚝 서서 뒤를 쳐다보면서 그 사람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왜요? 예?"라고 한 마디요. 그랬더니 그냥 가더라구요.
저는 혹시 그 사람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뒤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지만, 혹시- 다시 앞으로 계속 걸어가서
제가 사는 동으로 꺽어 들어가자마자 기다렸습니다.
동과 동사이가 워낙 멀고, 차들도 많이 세워져있고, 바로 앞길로 곧장 달리면 큰길가거든요.
여차해서 달리기 시작해도 저 역시 도망갈 곳이 많거든요. 그렇게 몇 초인지가 흘렀는데 아무도 뒤따라오는 사람은 없더군요.
(ㅂ ㅅ같이 아까 산 피처를 세워들고.ㅋㅋ)
근데, 그때 아까 그 suv 차량이 어디서 유턴을 했는지. 느린 속도로 지나가면서 운전석 창문을 열고 저를 보면서 가더라구요...
아..ㅆ ㅂ ㄴ
뭘 하려고 한 건지, 아니면 끝까지 제가 안전한 건지 확인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도 -1년 정도 지났습니다..- 의심이 가시질 않네요..
차량 번호를 봐두지 못한 게 아쉽지만, 보았다한들 뭔 수가 있을까나 싶구요..
물론..아직 그 아파트에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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