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귀거래사 (新歸去來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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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은 사랑의 마음이 항상 동반 된다.
낯선 곳으로의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가슴 떨리는 사랑과의 조우이다.
강원도 동해 시에 한 달간의 여장을 풀었다.
어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친척 집을 방문한 동해, 아니 그때는 묵호와 북평이라 불렸던 이 도시를 처음 찾았을 때의 낯선 풍경은 지금도 아스라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기차를 타고 힘겹게 산굽이 오르락내리락 긴 터널을 빠져 나올 때 석탄 연기 매캐한 냄새에 기적 힘찬 소리 울리면 어찌도 가슴 설렜던지…….
어린 날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가장 멀리 여행한 도시가 묵호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묵호라는 이름은 아직도 어릴 때 처음 탄 기차의 추억이 아슴아슴 묻어 있는 내 그리움의 도시다.
청옥산, 두타산, 무릉계곡 옥수 흐르는 삼화사, 천곡동굴은 도심에 있다.
삼척 쪽으로 한 발 달리면 대이리. 굴피 집에서 산채 고소한 점심으로 배를 체우고 환선동굴 눈앞이다.
오십천 구비 따라 영경 묘, 준경 묘, 여름이면 장관 펼치는 미인 폭포 웅장하고 관동 제 일 루 죽서루에 오르면 이승휴의 옛 글씨 역사가 흐른다.
이승휴, 제왕운기의 문향에 가슴 적시던 내 독서의 아슴한 그리운 서사의 한 장 한 장들...
자연 속에서 명승 유적의 향기를 다시 맡으며 행복한 그리움을 즐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국도는 7번 국도다.
동해안 절경 타고 강원도 까지 오르는 이 길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연이은 산맥 줄기와 푸른 바다 출렁이는 바다의 풍만함에 질리지 않은 아름다움이 꼬리를 문다.
어제는 7번 국도를 타고 맑은 바람 산맥 타는 산천경개 밑그림 삼아 아름다움의 멀미를 하며, 혹 잊을 수 없는 찰나를 놓칠까 조바심 속에, 눈에 다독다독 새기며 동해시 까지 달려 왔다.
차창으로 스치는 바람의 날카로운 소리, 매서운 소리를 보니 겨울이 깊긴 깊었나 보다.
늦은 아침을 먹고 무릉계곡부터 찾았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무릉계곡, 이승휴의 “제왕운기”가 이 계곡에 살아 숨쉰다.
추암 일출을 찍기 위해 수많이도 찾았던 추암 해변도 동해와 삼척사이에 있다.
빈 겨울에도 사람은 비지 않았다.
겨울바다 즐기는 사람의 무리가 인정 가득한 해변이다.
하루 왼 종일 이곳저곳 날 저무도록 기웃거렸지만 즐거움만 그득하다.
그러나 정 다독거릴 친구 하나 없는 나홀로 여행은 고독의 서운한 마음이 앞을 가리는 옆구리 시린 겨울이다.
푸 른 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