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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학벌차이, 연애와 결혼에 그렇게 큰 영향인 걸까요?

궁시렁잔소리 |2014.11.04 23:58
조회 3,371 |추천 0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여성입니다.

뭔가 완전한 방탈은 아닌데... 근데 연애 얘기라 방탈인 것도 같아서 일단 죄송합니다ㅠㅠ

제가 지금 너무 우울해서 글이 중구난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거의 세달 째 만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하던 학원에 다니던 수강생이었는데, 직장인입니다.

저랑 6살 차이가 나구요, 사람이 너무 착하고 자상하고, 그렇습니다.

진짜 지금까지 제가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르다, 라는 그런 기분 좋음이 있습니다.

 

제 욕이지만, 저는 지금까지 연애를 길게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남자친구도 자주 바뀌는 편이구요.

제 동생이나 친구들 말로는 제가 벽을 치고, 쉽게 질리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가장 길게 사귄 게 약 1년이고, 20살 때부터 남자친구가 없었던 가장 긴 시간이 3개월? 정도인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번 사람을 만났는데, 진짜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럴 지도 모르지만, 친하게 지내는 선배 오빠들도 다 그정도 나이대라 (20대 후반) 거부감이 드는 것도 아니었고, 이해심도 깊고, 배려심도 있어요.

제가 정말 제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사람이라... 떼도 많이 쓰고 많이 내보이구요.

 

그러다 엄마가 제가 사귀는 것을 알게됐어요. 저는 원래 가족들한테 말하는 사람이긴 한데..

이번에는 좀 말하기가 그랬습니다.

가족 욕이 될 수도 있지만, 저희 가족은 좀 학벌주의가 있는 집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개그맨들 중에서도 명문대 나온 사람들을 보며 부모님은 "저 사람이 저렇게 웃기고 망가져도 무시를 안 받는 건 좋은 대학을 나오고 똑똑해서이다" 라고 매번 말씀하셨거든요.

그리고 저는 자랑은 아니고, 이야기 때문에 필요한건데 특목고를 나와서 지금도 누구나 이름 대면 알만한 명문대를 다니고 있습니다. SKY급은 아니지만 그 밑에 밑 정도...?

친구들도 다 비슷하게 특목고를 나와서 SKY서성한 다니는 친구들이 많구요.

동생도 저보다 좋은 대학을 다니고, 부모님도 저보다 좋은 대학을 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나 자존감이 높은 편이에요.

 

그런데 제 남자친구는 전문대를 나왔습니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서 공부에 관심이 없었고, 전문대를 졸업해 지금은 누구나 댈만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연구원으로써 일하고 있어요. 곧 대리로 진급도 한다고 하구요.

 

그런데 엄마가 얘기를 딱 듣고 나서는 바로 마음에 안 든다고 하시더라구요.

일단 나이 많은 것도 그렇고, 전문대 나온 것도 그렇고..

사람은 수준이 맞고 얘기가 통해야 되는데, 너는 과연 그 사람을 무시하지 않을 수 있냐고..

걔랑 결혼할 거냐고..

 

저는 아직 대학생이고 결혼 이런 거 생각 없습니다;;;; 제 나이가 몇인데..

근데 그 사람 나이가 있으니 그런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결혼 할 것도 아닌데 결혼할 나이대 사람 붙잡고 그러는 건 갖고 노는 것 밖에 더 되냐구요.

이번엔 꽤 진심이지만, 아직 저는 결혼할 생각도 없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가 해온 것도 있고 그러다보니 엄마는 저에 대한 신뢰감도 없고, 남자도 너무 맘에 안들구요.

 

동생도 저한테 그러더군요. 언니 친구들한테 언니 남자친구 어디 나왔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 결혼하자 그러면 할거야?

근데 솔직하게 말하면, 친구들한테 전문대 나왔다는 소리는 못했습니다...

친구들도 거의 다 저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고, 남자친구들도 거의 다 그렇구요.

엔지니어야, 라고 하면 보통 아~ 어디 공대 나왔어? 라고 물어보는 것도 있구요.

그리고 저도 속으로는 결혼까지 갈 사람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사람에게 너무 미안해집니다.

너무 저한테 잘해주고. 이렇게 서로 공감이 잘 되고 잘 맞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데..

근데 사실 이것도 저한테 맞춰주는 걸텐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 원래 성격이 조금 남을 잘 무시하는?? 그런 어투를 잘 뱉어요.

그래도 남들 앞에서는 조심하고 그러는 편인데 남자친구고 다 받아주니까 막 하게 되더라구요.

둘이 전화를 하다가 제가 오빠는 이것도 모르지?? 아 나 멍청한 사람 싫은데~ 아니 이거 말해보라니까?? 왜 몰라?? 아 멍청해, 하고 나름 저는 장난이라고 했는데

남자친구는 그 때 아... 얘가 내가 가방끈이 짧다고 무시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대요.

그래서 그 때만큼은 자기 자신이 너무 창피했다고 합니다.

4년제를 나왔어야했나, 하면서 자기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 너무 슬펐다고 하더라구요.

이거는 제가 바로 사과했는데, 뭔가 남자친구도 저희 학벌 차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솔직하게 말하면 너가 그만 만났으면 좋겠다고, 수준도 너무 안 맞고 계속 만나 결혼할 것도 아니고, 그리고 결혼도 안 했으면 좋겠고, 그러니까 더 늦기 전에 헤어지라고 합니다.

동생도 솔직히 말하면 그게 맞는 것 같다고 하구요.

언니도 그 정도로는 좋아하는 거 아니지 않냐구요.

그냥 엄마가 헤어지라고 하니까 거부감을 가지는 거라구요.

 

제가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금은 이 사람이 너무 좋은데, 근데 진짜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서

헤어져야 하는지, 아니면 엄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인생 선배님들이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따끔한 야단도 좋으니 부탁드리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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