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비온뒤의 날씨는 정말 장난이 아니다..
정말 햇살이 눈부신 아침을 맞았습니다. 우린 벤츄라를 출발해서 로스앤젤레스를 지나서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사막 가운데 길을 열심 열심 달렸습니다. 어제는 바다만 지겹게 봤는데 오늘은 사막만 지겹게 보게 되는군요. 어제 본 바다가 슬그머니 그리워지는군요. 미국의 사막은 텔비에서 보던 사하라 사막같은 모래사막이 아니라 바위와 산과 선인장(별로 선인장이라고 믿어지지 않아서 만져보면 따가운..
)과 풀이 잘 자라지 못하는 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 델마와 루이스를 못 봐서 모르겠는데 나중에 친구와 얘기하다보니 친구가 그러더군요. "나도 델마와 루이스가 나온 그런 사막 좋아하는데..." 아마도 제가 본 사막이 그런 사막인가 봅니다.
정신없이 모자브 사막을 달리면서 우린 이런 대화를 나눴죠. 우리 차에서 보이는 저쪽 산 밑에 데려다 놓고 차가 있는 이쪽 도로까지 걸어오는데 얼마나 걸릴까? 그것도 뜨거운 여름에...
아침은 대충 건너뛰고 점심은 가지고 간 비상식량 (음료수와 감자칩, 과일)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면서 라스베가스 외곽에 도착했는데 아직 해가 남아있더군요. 우리는 그곳에서 가깝다는 우버댐에 다녀오기로 했죠. 전 초행길이고 신랑은 한 번 가봤다는데 제가 거기 차가 밀리는지 잘 알까요? 아니면 남편이 더 잘 알까요? 차 엄청 밀리더군요. 명절 때 시댁에서 수원집으로 올라올때만큼 밀리더군요. 근데 밥 안주면 성질 더러워지는 저랑 7년 가까이 살았으면서 이 여자한테 밥을 먼저 먹여야 하는지 아니면 댐을 먼저 구경시켜줘야 하는지 모른다면 이거 문제 있는거 아닐까요? (과자로는 배가 도저히 안 채워지더군요.
) 더러운 성질 애써 노래로 감추고 (여행동안 바깥 경치가 지겹거나 둘이 할 얘기가 떨어지면 열심 노래했죠. 그럴때마다 신랑 그러더군요. "졸리면 자." 음.. 한번은 제가 노래하고 앵콜 안 해 주길래 앵콜 안하면 한 곡 더한다고 했더니, "앵콜"하더군요. 그래서 저 세곡 불렀습니다.
)
미국사람들 혹여 누가 그 단단한 후버댐 부술까봐 보안검색 하느라 시간이 그리 더디 걸렸더군요. 드디어 미국사람들이 1930년경에 만든 후버댐을 구경했습니다. 대단하긴 대단하더군요. 지하로 63빌딩 높이만큼 내려간다는 발전시설도 구경했습니다. 공짜루요? 아뇨. 남편왈 "미국엔 공짜가 없다."
남편이 가이드가 설명해주면 간간히 통역을 해주더군요. 그래도 고마운 신랑
남는건 사진이다라는 일념으로 열심 사진도 찍고 여전히 고픈 배를 안고 라스베가스로 향했죠. 후버댐에도 식당이 있었는데 영 밥 먹자는 소릴 안 하더군요. 라스베가스로 가기 전 우린 드뎌 간단한 요기거리를 발전했습니다. 타코벨이라고 밀가루 부침에다 밥이랑 타코소스랑 야채등이 들어간 멕시코계 fast food 였습니다. 남편이 예전에 한번 먹었는데 맛있었다는 소리에 따라 갔는데 1달러 얼마를 주고 각기 한개씩 골랐죠. 차에서 먹는데 남편이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니었나봐요. 신랑이 예전에 먹었던건 그것보다 좀 더 비싼거였는데 더 맛있었나봐요. 그래도 그렇지 나는 맛있게 먹는데 계속 옆에서 맛없다, 역시 싼게 틀리다고.. 계속 투덜투덜... 결국 저 폭발했죠. "그만 좀 해.!"
"남 혼자 말도 못하냐."
"그래도 그렇지 남은 맛있게 먹는데 자꾸 옆에서 그러면 그렇치.."
"먹어."
반쯤 먹었는데 입맛 사라졌습니다. 제가 언제 배가 고팠는지도 모르겠더군요. 둘다 아무말도 없이 라스베가스로 향했죠. 미리 예약해둔 숙소 (트로피카나호텔 옆쪽 suitess)에 도착했는데 숙소는 어제보다 엄청 좋더군요. 여긴 침실이랑 거실이라 따로 있더라구요.
숙소에 짐을 내리고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불빛 아래로 나갔는데 아까의 여파가 남아 있어서인지 너무 추워서인지 흥이 안나는거예요. 우린 식사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부터 해물파스타가 먹고 싶길래 그걸 먹자고 했는데 남편은 부페가 있는 식당으로 절 안내하더군요. 그곳은 뷔페와 시켜먹는 두가지가 다 가능한 식당이었습니다. 호텔 도박장 한쪽에 마련된 식당이라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더군요. 우린 각자 스테이크를 시켰어요. 주문은 남편이 해주고.. 근데 배가 고프더군요. 근데 보니 사람들이 한쪽에 마련된 뷔페코너에서 음식을 담아다 먹더라구요. 그래서 신랑에게 저거 먹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남편 한참고민하더니 가서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전 빵이랑 수프랑 약간의 샐러드를 가지고 왔습니다. 근데
뷔페 따로 계산하고 저희처럼 음식을 시킨 사람은 뷔페를 이용하는게 아니랍니다. 제가 알았습니까? 남편도 모를 수도 있지. 자신의 실수에 인상을 잔뜩 쓰고 식사를 하는겁니다. 전 웰덤으로 익힌 고기가 질겨도 맛있다는 연발하며 남편 눈치보면서 열심히 먹었죠. 그래도 울 신랑 인상은 좀처럼 펴지지 않더군요.
결혼 7년차라도 신랑이 구영탄눈하면 꼬리는 내리게 되네요.
정신없이 먹은 고기가 잘 소화도 안 되는데 남편은 라스베가스의 아름다운 야경을 구경시켜 준다면 한 시간여를 열심히 데리고 걸어다녔죠. 고마운(?) 남편덕분에 볼케이노쇼포 보고 물쇼도 봤죠.. 다리는 정말 아팠습니다. 빨리 숙소에 가서 자고 싶더군요. 남편은 너가 언제 여기 다시 오겠냐(여행 중 들은 이 말은 기분 나쁘더군요. 사람일은 모르는건데..
)며 자꾸 델고 다녔습니다. 한참을 걸어서 아까 출발지점 우리 숙소 옆쪽 트로피카나(tropicana)호텔에 도착했죠. 라스베가스에 와서 대박을 꿈꾸지는 않았지만 만약 내가 100달러 따면 울언니 가죽잠바 하나 사다줘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
25달러 잃고 숙소로 돌아와서 잤습니다. 재미있는줄도 모르고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