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반 여자입니다.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있고, 지금 다니는 회사는 3월까지 다닐 예정으로,
결혼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내년 1월에 할 예정입니다.
아직 직장 어느 누구도 모릅니다.
그래봤자 사장, 팀장(사장의후배이자 이 회사의 대표명의자), 저
이렇게 3명인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건 올 해 8월부터 입니다.
이 회사는 일본마케팅 회사이며 주로 한국업체를 일본인들에게 마케팅 하는 회사이죠.
일본에는 저희 업무를 담당해주는 직원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문제가 없어보입니다만
4개월 일하는동안 정.말. 이해안되는 부분이 많은 회사더군요.
결혼을 하면 회사를 관두는 이유는 타 지방으로 남편을 따라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차가 안밀렸을때 2시간반-3시간이 걸리는 지방인지라 출퇴근은 불가능 합니다.
어쨌든 처음 경력직으로 입사 후 실장(사장포함 3명인 직장내에서 직책이 무의미하긴 하죠)으로
인턴(처음 2개월 인턴)을 거쳐 정직원을 해 주겠다고 했으나
제 업무량과 작업스킬을 한달간 보고는 바로 정직원으로 하자고 하더라구요.
제 직책이 일본어가 가능하면서 디자인과 마케팅 업무까지 해야하는 자리라
어느것 하나라도 약한 분이라면 업무의 강도가 높다고 느껴지게 될 수준의 업무입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디자인경력도 꽤 되고, 일본에서 유학도 하고 비지니스비자를 받아 회사도 다닌 저로썬 벅찬 업무 강도는 아닙니다.
업무만으로 본다면 적어도 저에게는 편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사장과 팀장입니다.
둘은 사석이나 회사에서나 야, 너, OO야, 형 등등의 호칭으로 서로를 부릅니다.(둘 다 40초반)
둘이 친분이 있으니 호칭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의 대표이사(서류상)가
팀장이름으로 되어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사장에게 부채가 억대로 있어서라고 짐작합니다(약 2억-3억)
아, 빚이 있다는 얘기는 무용담처럼 몇차례나 얘길해줬습니다.
사장의 출근은 빠르면 1시 보통은 3-4시입니다.
말은 외근을 하고 온다고 하는데, 늘 새벽 3-4시까지 혼자 사무실에 있다 가는거로 미뤄봤을때
늦잠을 자고 출근을 하는 듯 합니다. 물론 정말 외근 후 올때도 있겠죠.
안오는 날도 부지기수입니다. 저번엔 헤어진 여자친구한테 보낸건지(미혼입니다)
저에게 실수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새벽3시가 넘은 시각에 말이죠.
내용은 뭐 나 죽을거 같다 뭐 전화하겠다 이런...
위와 같은 부분은 막말로 참고 넘어가 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제가 좀 의심스러운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보통의 회사가 매출(어떤식으로든)을 올려 회사를 운영하는데 이 사장은 그저 투자만 받으려 합니다. 심지어 최근에 가장 큰 투자를 매달 해주던 쪽과 싸웠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투자가 끊겼다고 합니다.
현재 제가 알고있는 회사의 매출은 거의 0원에 가깝고, 지난번 사무실로 세무사사무실 직원이 온적이 있는데, 매출신고를 0으로 할 수는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조사가 들어올 수 있으니 매출을 조금이라도 신고하자구요.
회사가 이러니 부채는 점점 늘어나겠죠.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제 급여는 안밀리고 주긴 합니다.
뭐, 준다고 하던 수당은 아직 입금되지 않고있긴합니다.
그러다 며칠전엔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 OO저축은행이라고 합니다.
사장을 찾더군요. 없다고 했습니다. 뭐 뻔하죠...
그리곤 그 며칠뒤엔 사장이 본인 책상으로 온 전화를 받더니
"사장님 안계십니다. 지방 출장가셔서 주말에 오십니다."라고 하곤 끊더라구요.
제가 옆에 시퍼렇게 눈뜨고 있는데 쪽팔리지도 않나봅니다.
2.
종종 이전 거래처에서 전화를 받습니다.
가맹점 계약금 1000만원 중 해지 후 300만원받에 못 돌려받았다구요.
언제쯤 상환이 가능하겠냐는 독촉성 전화를 받습니다. 거의 매달받아요.
이때까지 제가 일 한 짧은 몇개월동안 사장과 싸워서 틀어진 거래처가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비지니스 마인드가 없어 보입니다.
3.
얼마전엔 현금이체한 이체확인증을 포토샵으로 수정을 해 달라고 합니다.
너무 꺼림찍해서 "저 이거 하고 구속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본인이 했다고 하겠다며 걱정말라고 합니다.
혹시 몰라 대화내용 녹음과 자료 모두 모아두었습니다.
4.
얼마전 사장이 저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내용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이것도 문제가 많지만 일단 적지 않습니다)를 잘
끝내서 투자자에게 회사를 매각할 생각이다. 라고 하더군요. 이 얘길 듣고 대체 이 사장새끼가
뭐하는 놈인가 했습니다.
실질적인 실무는 전부 제가 하는거나 마찬가지거든요.
팀장(사장후배)는 하루종일 인터넷 기사를 훑고 동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습니다.
가~~~끔 업무를 보는데 금전에 관련된 업무(이체, 세금부분)만 합니다.
회사는 이따위지만 어쨌든 제 일이니 심혈을 기울여 기획하고 디자인한 결과물로 회사 매각을 시킨다니 어이가 없더군요.
5.
그러다 3일 전, 저 혼자 사무실을 지키며 일을 하고 있는데 등기가 하나 왔습니다.
받아서 사장 책상에 올려두었더니 뒤늦게 온 팀장이 먼저 까보더군요. 그렇게 그 등기의
존재를 잊고 있다가 오늘 또 혼자 사무실을 지키던 중, 나뒹굴고 있던 그 등기를 발견하고
무심하게 내용물을 열어보았습니다. 헐...
건물주에게서 온 등기였습니다.
1월 초 계약이 만료예정인데, 너희는 4개월치 월세, 관리비, 전기세 못냈으니
제계약이 불가하다는 통보 등기였습니다.
이 상태라면 보증금도 다 까였을텐데 말이죠.
뭐 사장이 잘 설득해서 밀린 세를 납입하고 유지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 이후 어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갑자기 어느날 출근했는데 사무실이 비어있는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이 밖에도 적지 못한 사건들이 무척 많으나(지인을 불러 제가 있는데도 불구, 사무실에서 카드놀이를 하는 등의 '자잘한' 사건, 금연건물인 사무실 안에서 제가 퇴근후 줄담배를 피는 행위 등...) 이정도로 적어둡니다.
이 회사는 관두는게 맞습니다. 결혼때문이 아니더라도 관두는게 맞죠.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도 무시를 못하겠습니다. 급여가 없으면 수입이 없어지니 결혼을 앞두고 곤란해 지겠지요. 그치만 저 등기를 본 뒤로는 어느날 출근하면 사무실이 텅 비어있을까봐 걱정이 됩니다.
미리 관두는게 좋을지, 아니면 3월까지니까 좀만 버티며 한푼이라도 월급을 받아낼 지 판단이 서질 않네요. 사실 퇴직 후 급여를 제대로 끝까지 줄 지도 걱정이구요. 뭐 이거야 신고하면 되긴 하지만, 그런 수고를 할 생각을 하니 좋은 일 앞두고 걱정도 되구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 판단에 도움을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