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부모를모시길 바라면서집을 못해오겠다고합니다."의 글쓴이입니다
합리적인사람
|2014.12.16 04:32
조회 36,001 |추천 94
저한테 댓글달아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해 주신 댓글 조언들이 다 맞는 얘기들이여서
정신차리고 마음을 좀더 강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새벽에 긴 얘기 끝에 헤어지기로 하였습니
저처럼 양가 부모님께 손벌리지 않고 결혼하고 싶어하거나 양가부모님께 도움을 받더라도
부모님의 노후에 무리가 가지 않을정도로 작게 받고 싶은 커플들이 분명 많이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양가의 경제적 도움을 크게 안받았으면, 저는 시부모님을 며느리가 모셔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근처에 살면서 같이 두분을 모시는 것도 괜찮지만,어느 일방이 한쪽 부모님만을 모셔야 되는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양가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도와주시지 않으셨더라도,결혼한 자식 곁에서 손주를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까지 키워주셨다면,노후에 쉬지도 못하시고 소중한 노후시간을 내주신 만큼, 아기가 큰뒤에도 계속 곁에서 같이살며 부모님을 돌봐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만약 시어머니가 키워주셨다면 저는 시어머니를 10년 이상 모시고 사는것에 대해 불만이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여자의 생각인거고, 21세기의 일하는 아내랑 결혼해서 결혼에 대한 부담은 덜면서, 부모님 노후문제만큼은 18C 효자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걸 제 남자친구를 통해 깨달았습니다.아니, 이제 헤어지기로 했으니 전 남자친구입니다.
그래서 저처럼 피해자가 되지 마시길 바라며, 혹시라도 저랑 비슷한 상황이신분이 있으실까싶어, 제 상황을 좀 구체적으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사귀면서 어땠는지, 시부모를 모시고 싶다는건 왜 뒤늦게 알았는지 남자친구는 어떤반응인지에 대해 적어 보고자 합니다.
밤새싸우고 집에와서 조금 울다가 쓴글이라 정신없을 수도 있습니다.너그럽게 양해부탁 드립니다
1.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인가?
제 지금 남자친구가 2번째 남자친구였는데,
첫 남자친구는 연애초반에는 저에게 올인이라고 생각할만큼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올인했습니다.
즉흥적인 성격이였고, 저에게 푹 빠진 몇개월간은 저한테 돈을 잘 못쓰게 하고, 늘 선물 사주고 하였으나 연애가 끝나갈 무렵에는언제 그랬냐는듯이 정말 냉랭하고 무관심하게 식었던 사람이였습니다. 연애할 때 다시는 그런 남자를 만나지 말아야지 생각하다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남자친구는 그런 첫 남자친구와는 정 반대의 사람입니다,
제가 준비했던 시험이 있었는데 그 시험의 스터디를 준비하면서 만난 사이 입니다. 수험생활때부터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린다며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도 개의치 않고 독서실대신 집에서 제법 먼 오빠네 학교 도서관을 이용했고, 불필요한 사치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시험을 코앞에 앞두고 사귀기 시작했는데 연애하면서도 오빠는 흔들림 없이 성실하게 공부했고, 덕분에 저도 연애하면서 수험생활을 망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붙은 후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자격증을 따고나서 많은 수의 남자동기들이 한 일은 마이너스 통장부터 뚫어 비싼 차를 뽑는 일이였습니다. 그러나 시험이 붙고난 뒤에 오빠는 차부터 뽑지 않았고,흥청망청 돈과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또 합격발표가 나고 저한테 해줬던 선물이 정말 인상적이였습니다. 오빠의 수험생활때 큰아버지가 간경화로 많이 편찮으셨던 일이 있었는데 그때 건강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며 같이 A형 간염 주사를 맞는게 좋을것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저는 여자니까 자궁경부암주사도 같이 맞는게 어떠냐고 했습니다.제가 거절했지만 오빠가 다른건 잘 못해줘도 제 건강은 잘 챙겨 주고 싶다며 그 돈은 오빠가 냈습니다.
(두개 합쳐 거의 40만 원가까히 했던것 같습니다.)
이렇듯 써야할 돈은 마음먹으면 아낌없이 후회없이 쓰는 사람입니다. 그런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저는 오빠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연애하는 동안도 데이트비용을 같이 모았고 저희는 늘 소소한 데이트를 했습니다 .같이 데이트 통장에 같이 돈을 모았는데, 그달에 좀 자주보고 자주놀면 그냥 떡볶이 집에가고 서로 밥먹고 나와서 만나며 모은 돈내로만 소비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저희 엄마가 언제한번 뮤지컬 보고싶어 하는데, 한번도 본적이 업어서 뭘골라야 될지 모르겠다고 그냥 지나가듯이 한 말에...저한테 비밀로하고 괜찮은 뮤지컬을 가장좋은 좌석으로 예매해 선물로 주었고 그 날 엄마랑 저를 근사한 식당을 예약해서 밥을사주었습니다.
늘 이렇게 저희 엄마한테 특히 잘했고, 그래서 저도 남자친구 어머니께 잘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해서 그사람과 시댁에 잘 해야겠다고 수십번을 다짐하며 만났던것 같습니다.
제 주관이 개입되어있지만, 사귀면서 결혼얘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정말 멀쩡하고 검소하고 성실하지만 돈쓸일이 생기면 잘 쓰는 남자로만 보였습니다.
2.시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남자친구의 의견은?
오늘 얘기하면서도 또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었습니다.
지금당장 시부모와 같이 살자는게 아니라 결혼생활을 나가서 좀 즐기다가 나중에 부모님이 늙고 편찮아지시면 모시자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애기는 장모가 키워주시고 우리는 시어머니를 모셔야 되는게 말이되냐고 되묻자, 형편이 되는 분이 도와주시는거고, 형편이 어려운 분을 모시는거라고 합니다 .
그러면서 자기가 떼를 쓰는게 아니랍니다.
부모가 딸을낳으면 딸이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줄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지만, 아들을 낳으면 나중에 노후에 장남한테 기댈 수 있다는 기대를 한다고 합니다.
아예 기대 자체가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부모는 아마 제가 어릴적부터 딸이 시집간뒤의 노후에대한 준비가 차근차근 해놓았을테지만 시부모는 아들을 믿고 아들에게 올인해서 뒷바라지 하기 때문에 노후준비가 안되어 있으니 마땅히 늙고 병든 이후는 아들이 모셔야 한다는 겁니다.
그냥 아들가진 부모와 딸가진 부모는 입장이 다르고
이걸 이해못해주냐 고하는데 정말 기가 막힙니다.
같은 아들인 남자친구 남동생이 모시면 되지않냐고 했더니,
남자 친구 남동생은 여태까지도 철이없고, 아직도 미래에 대한 진지한 생각없이 노는데 정신팔려 있고 부모를 챙길만한 위인이 아니라 자기가 모시는게 맞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럼내가 백번 양보해서 장남 며느리로써, 시부모님 노후에 10년이 되건 20년이 되건 모실테니 대신 그럼 결혼비용을 보태달라고 하는게 맞고, 나는 우리부모님 노후에 보살펴 드릴 수 없으니 시부모님이 보태주신 대신 내가 모아둔 돈을 우리엄마아빠한테 드리는게 맞지 않냐니까
결혼은 자식들이 자식들의 능력껏 알아서 하는게 맞는거라서 부모님한테 손벌리는게 안된다는 겁니다.
그럼 제가 결혼비용을 다시 모을때까지 몇년 기다려 달라니까, 그럼 우선 결혼하고 결혼후 같이 모아서 저희 친정부모님께 드리는 방향을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혼후 몇년간 아기를 안 갖지 않는이상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대출이 있고, 아기도 생긴상황에서 분명 목돈을 모을 수 없을겁니다.
결국 결혼했다면, 남친의 계획대로 시부모님은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고생 안시키고
다 키운 손주 가끔 집에놀러오면 재롱보며 즐기시고
나중에 노후는 며느리가 모시게 되는겁니다.
제 남자친구, 아니 이제 헤어졌으니 제 전남자친구는 참 영리한 사람입니다.
3.왜 시부모를 모시고 살길 바란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없었나?
남자친구 부모님 안부를 물어보면서 겸사겸사 부모님에 대한 얘기를 확장시켜서, 부모님 은퇴후 계획에 대해서 물어보고싶었습니다만 늘 디스크로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얘기를 늘 전해들었습니다.
그런상황에 제가 오빠에게 부모님에 대해 물어볼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은 괜찮으시냐는 얘기 뿐이였습니다.부모님 얘기가 나오면 편찮으시다는 얘기로 시작하게 되었고 그런 어머니얘기를 전해듣고서, "어머니는 그럼 노후에 어떻게 하실 생각이셔?"를 차마 묻기가 어려워 못했습니다. 이게 가장큰 잘못이였던것 같습니다.
그냥 언젠가 얘기하게 되겠지하고 미루고 미뤘던 저의잘못입니다
4. 남자친구를 마지막으로 설득해 보았으나..
여자도 일을 하고, 남자가 가장으로 짊어지는 생활비를 함께 나눠들어 줄 수 있다면
남편도, 과거 여자들이 해야했던 시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은 변해야 한다고 남자친구에게 말했지만
우선 취직이후엔 결혼 뿐만 아니라 자식의 인생은 자식들이 알아서 할일이라, 시댁에서 뭘 해줘야 결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속물이라는 겁니다. 너는 그런여자가 아닌걸 알아서 결혼하고 싶은거라면서요.
꼭 시부모라고 생각하지말고 결혼하면 절 예뻐하며 딸처럼 여겨주실 건데 그렇게 계산기 두드리지 말라는겁니다.
또한 부모를 모시는건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한국에선 아직 아들 몫이라며, 어쩔 수 없다라고 하며그러면서 장모님댁 근처에 살면서 저보고 자주 가보면 되지않냐고 했습니다.
그말에
애도 있고 직장생활도 하는제가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친정에 자주 가볼 수 없을거라고 제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도리어 화를내며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그렇게 단정짓지 말라고, 좋은 방향으로 잘 될수도 있는데 저보고 너무 과잉반응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싸움으로 언성이 높아지자
시부모와합가하는 문제, 애기를 키워주는 처갓집에대한 도리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대답을 반복하며, 미래의 일이니까 그 때가서 생각해도 늦지않는다고 피해갔습니다
이사람과 결혼하게 되면 결혼후 저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친정에서 내놓은 딸이 될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아들딸 구분없이 하나 둘만 낳은게 벌써 수십년이 되었고 여자가 대통령도하고 장관도 하는 나라에서 그런소리는 말도 안되고,
우리부모님이 오빠를 아들로 생각하는데 아들이 아닌,사위노릇을 할생각이였냐고 쏘아붙였더니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이부분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제의견을 말했습니다.
우리엄마가 이미 아들로 생각하는데 우리 부모님께 아들노릇을 하는게 맞으니까 두분 모두 우리집 근처에 살면서,두 분 모두 챙겨드리거나
거기에 반대해서 시부모님을 꼭 내가 합가해서 모셔야 된다고 생각하면, 시집에서 도움을 받고 대신 내가 모아둔 돈은 친정부모님께 미리 목돈으로 좀 드리고 나는 결혼비용을 혼수 몇가지만 부담하고 싶고
그것도 싫다면, 애를 안낳고 부부끼리만 살아서 최소한 친정부모님께 짐지워드리지 말자. 아니면 결혼하기 싫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저보고 너무 극단적이라며 다른남자들도 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부모님 늙으시면 정신똑바로 박혀있는 아들들은 부모 모실 생각하고있답니다. 부모님 노후자금 털어서 집해오는 남자가 정상으로 보이냐고도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0년도 더 뒤에 일일텐데 벌써부터 이렇게 싸워봤자 무의미한일이고 출근해야 하는데 그만하자고 하고 제 말을 끊었습니다.
그래서 새벽까지 차안에서 다투다가 헤어지자고 말하고 차에서 내렸고, 몇번 더 연락하게 되겠지만 정리하겠다는 제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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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에서 경제적도움을 안받고, 또 맞벌이해서 친정부모님께서 자녀를 맡아 돌봐주시고자 하는 모든 분들이 다 저와같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남자친구는 지금, 시부모를 모시고 살고싶은 먼 훗날의 일을 괜히 말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다행히도 지금 몰랐음 결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합니다.
혹시 그 얘기를 저처럼 안하거나, 구체적으로 안하신 분들 계시면 그 이야기 부터 나눠보세요. 부모님 얘기를 할때 혹시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그 이야기를 나누기 불편하더라도 꼭 하셔야 합니다.
부모님께 손안벌리고 결혼하자고 나오는 남자는,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남자일 수도 있고 그래서
부모님을 노후에 모셔야만 하는 남자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께 손을 안벌려도 되는 남자는, 부모님을 너무 사랑해서부모님을 노후에 꼭 모셔야만 하는 남자일 수도 있습니다.
전 남친 말대로 다른남자들도 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정신똑바로 박혀있는 아들들은 부모님 모실생각하고 있다는게 만약 사실이라면, 시부모님께 결혼비용 도와달라고 분명하게 말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내년 10월이나 11월에 결혼해서 새출발을 하게 될 꿈에 젖어있었는데..씁쓸하고 또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긴 글 읽어주시고 조언을 담아 답변달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베플미혼대|2014.12.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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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똑바로 박혀있는 아들들은 부모모실 생각 하고 있겠지... 마찬가지로 정신 똑바로 박혀있는 딸들도 부모모실 생각 하고 있겠지... 시부모는 같이 살아야하고 친정부모는 가까이 살면서 자주 찾아뵙는다?? 그럼 바꿔도 되는거잖아. 친정부모 모시고 살면서 시부모는 가까운곳에 살면서 자주 찾아뵈면 되지. 입장바꾸면 싫다고 할꺼면서 상대방에게 자기입장을 강요만 하는 남자는 비추.
- 베플술술|2014.12.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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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이기적이다 지아쉬운건 우리나라는 아직 정서상...전통이... 지편한건 여자도 맞벌이를해야지... 요즘 남자여자 그런게어딨어.... 분리수거도안될 스레기새기 ㅋㅋ
- 베플ㄴㄴ|2014.12.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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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들 웃겨. "결혼자금 반반씩 하자, 당연히 맞벌이 해야지" 하면서 며느리 역할은 옛날식대로 다 해주길 바래. 결혼자금 반반에 맞벌이면 양가에 하는 것도 동등해야지!!!
- 베플유부녀|2014.12.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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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구 의사인데 상견례하고 친구어머니한테 전화왔어. 제발좀 이결혼 말려달라고~ 사연이 긴데 요점은 회사원인 남자의 부모는 당장 집해줄 돈이 없으니 시댁에 들어와 살고 결혼하면 남자는 대학원에 갈꺼래. 외동딸인 내 친구가 시집살이하고 돈도 벌어와야되고 앞으로 애도 나아야한다는... 내가 일주일을 따라 다니며 이건 아니라고 결단을 내리라고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렸다. 파혼하고 지금 같은 과 의사와 결혼해서 겁나 잘 살아. 세상에 당신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만나 살아야지 종으로 살지는 말자. 그 남자도 짝이 있겠지. 근데 당신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