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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라면 어쩌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살고있는 23살 청년입니다.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할 지 몰라 일단 제일 처음부터 주절주절 써볼게요.

저는 어릴 때 부터 부모님 없이 자랐습니다.
친 할머니께서 20년간 저를 보살펴 키워주셨어요
스무 살 되던 해 초에 할머니께 갑자기 치매가 오셔서 제가 학교 다니며 할머니 간호하는게 사실상 너무나도 버거워서 학교 관두고 알바를 하기 시작해서 할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셨습니다.
그렇게 병원비를 제가 다 부담하고 지내다 입대를 하게 됐고, 큰아버지께서 할머니를 모시겠다하셨고 저는 맘 편히 입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훈련소를 수료하고 보충교육을 받으러 2신교대에 입소했는데 입소 한 날 부터 새벽에 흉통이 자꾸 생겨서 잠에서 깨곤 했어요 이 흉통이란놈이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잠들땐 모르다가 항상 새벽만 되면 칼로 찌르듯 미치게만들어서 잠에서 깨고 한참동안 잠 못 들고 침상에 앉아 헉헉대다 좀 잦아들면 다시 누워자곤 했어요
2신교대를 수료하고 자대배치를 받게 된 날 연대 군의관에게 진료받을 기회가 있어서 흉통에 대해 얘기했더니 단순한 심리적인 문제일거라며 참아보고 더 심해지면 그 때 자대 군의관에게 말해서 연대로 오라더라구요
처음엔 그냥 그런 줄 알았습니다. 군의관도 의사니까요.
근데 자대배치 받고도 흉통은 계속 심해졌고 그러다 선임들 눈치보며 자대 군의관에게 가슴이 너무 아프다 말했어요.
그랬더니 소화가 안되서 그런걸거라며 소화제를 주더라구요. 그래서 한 동안 소화제만 먹었는데 영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사단의무대로 외진을 가게 됐습니다.
의무대에 가서 심전도와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심전도 먼저 본 군의관이 어 괜찮은데 하더니 엑스레이를 열어보곤 표정이 변하더라구요
잘 왔다고. 오늘 정말 잘 왔다고.
그래서 뭐가 문제냐 그랬더니 말을 얼버무리며 국군병원으로 후송을 시키더라구요;;
영문도 모르고 국군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았는데 병원 군의관도 병명은 말 안해주고 잘왔다고만 하고 계속 말을 얼버무리며 입원하라길래 이등병이 무슨 입원이냐 그랬더니 결핵이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결핵이 처음엔 폐에 생겼다가 흉막까지 번진 상황이고 일단 2주간 입원해서 약 먹고 퇴원하자하길래 일단은 알겠다고하고 격리병동으로 입원했습니다.
2주간 12알이나 되는 약을 매일 아침마다 먹고 퇴원 전 날 엑스레이 다시 찍어보니 많이 나아졌다며(흉수가 많이 빠졌다고) 퇴원해도 된다하시기에 퇴원하고 자대 생활 했습니다.
퇴원하고 두 달 째 되던 날 예전보다 흉통이 어째 더 심해져서 국군병원에 다시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흉막이랑 폐에 뭐가 생겼다고 수도병원 진료를 받아보라하시더라구요.
자대 복귀하고 의무병에게 수도병원 진료받아야한다 말했더니 지금 예약이 가득차서 2달정도 기다려야한다하기에 일단 알겠다하고 며칠 기다리다 신병위로휴가를 나가게 됐습니다.
근데 정말 딱 결핵약이 다 떨어졌는데 민간병원으로 가기엔 병원비가 조금 부담스러워 국군부산병원으로 약을 받으러 갔습니다.(집에서 멀지 않아서..)
부산병원 내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이전 병원에서 진료받은 걸 보셨는지 약받으러왔단 말 끝나기 무섭게 CT를 찍어보자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난생 처음 씨티를 찍었는데..
찍고 진료실로 돌아가보니 빨리 수도로 가랍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2달은 있어야 수도를 갈 수 있다더라) 다 설명했더니 군의관이 저희 중대장님께 전화하셔서 얘 수도병원 빨리 가야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고 휴가 복귀 이튿 날 바로 수도 외진을 갔습니다.
호흡기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CT를 찍었고 바로 입원하자 하셨는데 이제 기껏해야 일병인데 또 입원하기엔 너무 선임들 눈치가 보여서 입원은 조금 미루고 약으로 치료하겠다했더니 흉부외과 군의관이 바로 수술해야한다고 거의 강요하듯 말하셔서 어쩔 수 없이 입원하게 됐고 협진으로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수술받기 전 날 고모가 병원으로 올라오셔서 수술설명을 같이 듣는데 계속 눈물만 흘리시고 저도 너무 당황스럽고 하더라구요.
이튿 날 수술을 받고 눈을 떴는데 수술실 들어가기 전 2시였는데 눈 떠보니 7시 반이더라구요. 다섯시간정도 수술했다고 간호장교가 말하기에 분명 세시간이면 끝날 수술이라더니 왜 거의 두배가 걸렸는지 물어보니 말을 계속 흐리고 그냥 무통주사만 꽂아주고 가더라구요
이상하게 가슴은 계속 쿵쾅거리고 숨쉬기도 힘들고 무기력하게 있다가 겨우 잠에 들었는데 누가 깨워서 눈 떠보니 새벽 2시에 제 담당 군의관이 중환자실로 왔더라구요.
그래서 막 물어보고 싶었는데 도저히 기력이 없어서 말도 못하겠고 그냥 물어보는 질문에 고개만 끄덕이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근데 막 심전도를 재고 대전병원 군의관이랑 통화하고 하기에 뭔가 잘못됐단걸 직감하고는 물어봤더니 수술중에 심장을 건드렸다며... 참..;;
다행히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 이튿 날 저녁에 괜찮아져서 사흘째 되던 날 일반병동으로 옮겨서 퇴원만 기다리고있었습니다.
기다리던 퇴원날이 됐는데 간호장교가 전원얘기를 하더라구요(다른 군병원으로 이송받아 가료하는 것)
뭔말이지 하니 지금 퇴원하기는 무리고 가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호스들 빼면 그 때 퇴원 할 수 있다 근데 수도병원은 입원환자가 많아서 계속 있을수가 없으니 후방병원으로 이송해주겠단거죠
그렇게 부산병원으로 전원해서 쉬고 있는데 새벽에 간호장교가 절 깨우는거에요
그래서 뭐지하고 전화왔다기에 전화를 받아보니 고모가 막 울면서 말하시는데 할머니가 낮에 요양병원에서 미끄러지셔서 크게 다치셨는데 지금 큰 병원으로 옮겨서 수술 받고 중환자실이다 근데 너가 치료받고 있는데 이 말 하기엔 너무 미안해서 바로 못했고 지금 할머니가 위중하셔서 지금 전화한다 차로 데리러 갈테니 휴가준비하고 있으란거에요
진짜 너무 꿈같고 말도안돼서 믿고싶지도 않고
정말 반신반의 하는 맘에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병실에 저 혼자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는데 간호장교가 와서 저 데리고 나가더라구요
병원입구에 가보니 정말 고모가 오셨는데 막 우시면서 저한테 얘기하시니까 저도 막 눈물이 차오르는데 막 울면 도저히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정말 꾹 참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중환자실 면회가 새벽에 될리 만무하니 헛걸음만 하고 면회시간까지 고모댁에 있다가 병원에 갔더니
온 몸에 호스 주렁주렁달고 할머니가 무력하게 누워계시는데 진짜 못참겠더라구요
하염없이 미친놈처럼 우니까 간호사가 와서 다른 환자 안정에 방해되니 나가달라고 하기에 할머니한테 귓속말로 진짜 너무 죄송하다 해드린게 없는데 받기만 했는데 그래도 못 난 손자 이렇게 사랑해줘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고.. 그렇게 쫓겨나고는 다시 고모댁으로 갔습니다
사람이 돈 앞에선 뭐 된다더니 댁에 가니 큰아버지랑 친척들 다 싸우고 계시더라구요
장례식비용때문에요
진짜 토하는 줄 알았네요 역겨워서요
결국 이튿날 할머니는 그렇게 허망하게 가셨고
장례식을 치르는데 3일장을 지냈거든요
이튿 날 입관식 치르고나니 시간이 병원으로 복귀할 시간이라 장지에 모시는 것도 못보고 부대로 복귀했어요
정말 제가 너무 한심하고 병신같더라구요
군인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저한텐 어머니인데 끝까지 있지도 못하고 복귀라뇨
이 때부터 정말 우울한 감을 떨칠 수가 없어서 그냥저냥 군생활 하다가 전역하고 바로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첫 번째로 들어갔던 직장은 임금을 계속 체불하셔서 4달째 되던 달에 결국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더니 취하하라고 취하하면 바로 입금해주고 그렇지 않을거면 그냥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말하시길래 어쩔 수 없이 취하했더니 나몰라라 하더라구요
예상못한건 아닌데 그래도 처음 사람 믿어봤더니 이렇게 되고.. 두 번째 직장에서는 근로계약서와 지불하시는 임금이 너무나도 달라서 물어봤더니
니가 그러니까 알바인생을 사는거다
사람이 일을 하면 돈이 아니라 성취감을 느껴야지 돈만보고 사냐라며 제 머리를 때리는데
진짜 너무 제 자신이 비참해져서 어쩔 수 없이 관두고 지금 백수로 있네요.
새 직장 구해보려 온갖 짓 다해봐도 구해지진 않고
가스 수도 다 끊기고 이번 달이면 전기도 제한공급된다네요.

진짜 죽고 싶습니다.
믿었던 사람들은 다 배신하고 이제 제 편은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판님들
조언 한 마디만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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