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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당하신 분들. 참지 마시고 피해구제 받으세요!(실수담)

힘내자 |2015.01.12 14:57
조회 2,924 |추천 5
재작년 9월, 남자친구였던 인간에게
무차별, 일방적으로 폭행 당하여
앞니 두개가 뿌리까지 뽑히고, 하나는 흔들리고
또 코뼈가 내려앉는 상해를 입고 1년하고 몇달이 지난 현재까지 민사로 피해구제에 노력하고 있는 20대입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저는 당시 너무 혼란스럽고,
또 너무 아무것도 몰라서 많은 실수를 했고 그 실수들 때문에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제 권리도 찾지 못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다른 피해자분들은 같은 실수를 번복하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악플이 두렵지만 써내려가봅니다.

저는 폭행 사건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힘으로만 무차별적으로 때릴수 있다는 것을, 그걸 제가 당하게 될 줄을 상상도 못했어요.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둘만 있는 공간에서 악마로 돌변해 30회 넘게 마구 내려치는동안,
제 앞니가 바닥에 뒹굴고 피가 쏟아내리는 동안..
이성적인 상황 판단이 안되는 상태에서,
경찰에 신고하면 흥분상태에서 뒷감당이 두려웠던
이 사람이 날 죽일 것 같았고
직접 119에 신고하고 119가 오기까지 제 팔다리, 바닥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 가해자를 보면서 꼼짝도 하지 못했습니다.

119가 도착하고 병원으로 옮겨지면서도 경찰에 신고했어야 하는데...
구급대원 아저씨가 가버리고 난 후가 너무 무서웠어요.

첫번째 실수는 당일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대학병원에 도착했을땐 밤 12시가 넘은 시간이었고
병원에 치과가 없어 2시간거리의 치과병원이 있는 응급실로 이동해야하니
구급대원아저씨께서 부모님께 연락을 하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우물쭈물하고 있던 차에 구급대원분께서 제 휴대폰으로 직접 부모님께 연락 드렸고,
다급히 오신 부모님 눈도 못마주쳤죠...
부모님이 오셨을때라도 얘기드리고 바로 신고를 했어야했는데. 계속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사건축소가 될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을텐데요..

부모님은 저 혼자 다쳤고, 남자친구였던 가해자가 데리고 병원 와 준 줄 아셨습니다.
딴에도 찔리던지 치과병원이 있는 응급실로 가면서 가해자를 데려다줄때 스스로 저희 아버지께 얘기하더라구요.
자기가 때려서 이렇게 된거라고...
엄청 화내실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아버지는 이 악물고 치료가 먼저니
치료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고 병원으로 출발 하셨구요.

이후에 저희 둘다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부모님들끼리 연락하셨고,
그쪽 부모님이 저희부모님께 죄송하다, 하셨지만
코뼈도 부러진 것을 알게 된 날에는
어머니란 분이 제게 직접 전화하셔서 니가 어떻게 했길래 우리아들이 사람을 때리냐,
사랑했던 사이에 치료비가 웬 말이냐, 창피한 줄 알아라, 난 치료비 못주겠으니 알아서 해라,
그냥 경찰에 신고해라 등등 모욕적인 언사를 하셨고 저는 싹 녹음하여
저희 부모님께 들려드리고 원하시는대로 경찰에
고소했구요.
가해자의 친여동생이란 학생은 제 sns에 욕을 올려둬서 캡쳐해서 같이 제출했으나 크게 고려가 된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너무 횡설수설했던 것도 작용했던거 같은데,
여기서 두번째 실수는 형사님이 몇대를 맞았냐. 했을때 저는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 두렵고 힘들고 혼란스러워서 고작 6,7대라고 얘기했던 거예요.
정신과 치료도 받고 조금 안정된 1년이 지난 지금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면 20분간 쉬지않고 도망가려는 것 붙잡아놓고 쉬지 않고 때렸는데...
대질할때 가해자가 반성하는 척, 얼마나 불쌍한 척 하는지 형사님도 부드러워지시는게 느껴졌고요. 저는 옆에 같이 있는 것 자체로도 너무 괴로워서 울먹였던 기억이 나네요.

ㅡ고소 전에 너무 괴로워도 충분히 정리하고 사건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얘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ㅠㅠ

세번째 실수는 저는 입원을 하지 못했어요.
처음엔 앞니 셋의 문제였고 치아문제로 입원할 수 있나? 생각했으니까요.
물론 몸 다른 곳도 멍들고 아팠지만 그걸로 입원할 수 있는지... 생각의 여유가 없었어요.
입원하지 못해서 또 사건이 축소되고,
또 제가 얼굴이 망가져서, 수술하느라, 회복되느라 들었던 시간만큼 학교를 가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ㅡ 괜히 사람들이 맞으면, 사고나면 입원해라. 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네번째 실수는 당시 저희 아버지께서 외벌이셨는데 사건 몇 달 전, 일하시다가 다치셔서 집에서 쉬고 계셨거든요.
집에 돈이 빠듯해서 당장 제 치료비가 힘들었어요.
비싼 치과치료에 상해다보니 의료보험도 안되니까요...
저희 아버지께서 그쪽 부모님께 저희 집 상황을 전하고 먼저 치료비로 200만원을 받았어요.
고소했을때 이게 합의는 아니라고 분명히 전했지만...

그것 때문에 제가 전치 4주, 3주가 나왔음에도 ,
둘다 술을 먹지 않았음에도, 벌금 50만원밖에 안나온 것 같아요.
제가 의료실비같은 보험 하나라도 있었다면...
아버지께서 자존심 구겨가며 가해자부모님한테 돈 달라는 얘긴 안하셔도 됐었고, 또 적은 처벌을 받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많았네요.

ㅡ어떻게서든 합의금이 아닌 돈은 받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구요. 조금이라도 받은 게 제게 불리했다고 변호사님께서 (지금 민사 진행중인..) 말씀하시더라구요.

그 후에는는 자기는 죗값 다 받았다며 합의얘긴 꺼내지도 않더라구요.
받아뒀던 치료비는 오버됐고, 향후 치아 보철 교체비용, 휘어진 코 성형비용까지하면 위자료 제외하고도 700만원입니다.

또 다섯번째 실수는 사건 당시에 학교에는 은폐를 하려고 했어요. 너무 수치스럽고 창피해서 알리고 싶지 않았어요. 뒷얘기들도 너무 무서웠고요... (같은 과입니다)
차라리 먼저 교수님들께 알리고 공론화시켰다면
지금 같이 학교를 다니면서 얼굴 볼 일 없지 않았을까...싶기도 합니다.
(뻔뻔하게 학교 잘다닙니다. 가해자는...저 마주쳐도 피하지도 않고요.)
또 먼저 선수쳐서 학교 학생들에게 제가 바람이 나서 때렸다는 둥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했더라구요. 때릴만해서 때렸다는 둥..
저도 가만있지 않고 아는 사람들에게 법원에서 발급해온 사건상황 찍어보내줬어요. 이성문제 얘기는 한글자도 없습니다.

저는 이제 마지막 입니다.
이제 방학이고 졸업이죠. 두려움에 떠는 것도, 눈마주칠때마다 움츠러들고 겁이 나는 것도 얼마 안남았어요.
가해자는 제 사건 이후에 1년 휴학해서 앞으로 1년이 더 남았구요.
복수하려는 마음마저 잊으려했지만 아직 고민이예요.
법틀안에서 학교졸업할때까지 가해자가 떳떳히 못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하구요.

변호사 선임비도 힘들었기에 지금 대한법률구조공단 통해서 민사진행하고 있는데 솔직히, 앞으로도 걱정이 많아요.
얼마나 오래걸릴지, 가압류 등이 제대로 될지..
가해자는 자기 잘못도 모르고 변호사를 셋이나 붙였네요.

잃어버린 자존감과 아프고 힘들게 지낸 1년의 세월을 꼭 보상받고 싶어요.
그렇게 노력하려구요.


작년에 이 사건에 대해 글 쓴적 있습니다.
그때 저와 비슷한 상황의 분들이 쓰신 덧글들도 봤어요.
또 혹시나 계실, 저 같은 분들...
꽁꽁 숨겨두지 마시구..
또 실수하지 마시구 꼭 정당한 피해구제 받으시길 바랍니다.
먼저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겠지만요.
솜방망이처벌, 직접 겪어보니 너무 슬프더라구요
추천수5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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