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초등학교 동창이였습니다
엎어지면 코 닿을곳에 살면서 별 왕래없이 인사만 하며 지내던 저희는
3년 전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초반부터 성격문제로 많이 다퉜고 그렇게 헤어짐을 반복해왔습니다.
항상 헤어짐에 있어선 제가 약자더군요..
몇달 전 사소한 싸움으로 이제 지친다며 이별을 통보하는 그 사람을
내가 더 잘하겠다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붙잡았습니다..
저만 잘하면 우리 사이에는 변함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워낙 가깝게 지내서 이미 그 사람 외가쪽.. 친가쪽 어른들까지 모두 결혼까지 예상하고 계셨어요...
자주는 아니였지만 가끔 한번씩 우리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한 적도 있었고
결혼까지도 바래왔어요...
그런데 최근 그 사람이 저를 멀리하는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먼저 하지 않으면 스킨쉽도 없었고 잠자리도 왠지 의무감이 드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서 자꾸자꾸 물어보고 대화도 시도해봤는데
본인이 마음이 없었다면 같이 있는 시간조차 피했을거라고 안심시켜주더군요
전 믿었습니다. 또 한번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평상시처럼 만났는데
그날따라 꽁해있고 표정이 좋지않더라고요..
이별통보를 받을거라 예상했습니다.. 역시나 헤어지고 집에 들어가니 장문의 톡이 오더군요
연인으로는 좋지만 나이가 점점 차고 결혼에 대한 압박감은 오는데
저는 결혼 상대로는 아니라구요. 옆에 붙잡고 있으면서 좋은사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거 같다며 이제 정말 놔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자존심 버려가며 붙잡았습니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붙잡았지만
역시 거절당했구요
그렇게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다며 퇴근 후 만나자더군요
사실 붙잡을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덤덤한 척 웃으면서 "빨리 나왔네? 오늘도 고생많았지?" 라고 하니
갑자기 그 사람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흐르더군요
못본 척 오늘 할 얘기가 뭐였냐고 물었더니 한 삼십분을 땅만 보며 머뭇거리더니
미안해.. 너한테 미안한게 너무 많아서 그걸 다 표현하지 못하겠어
제발 친구로 옆에 남아줘 너무 미안해
하면서 아기처럼 소리내며 너무 서럽게 울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니 더이상 이 사람을 붙잡아선 안된다고 생각해서
친구로 지내는게 지금 당장은 장점일지 모르겠지만 니 말대로 우리가 친구로 남아서
자연스럽게 밥 한끼먹고 차 한잔하고 가끔은 술한잔하면서 지내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 붙잡으면 그땐 또 나 어떻게 밀어낼거냐고
난 분명 널 붙잡을 거라고 거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3년동안 내 투정, 내 짜증 받아준거 너무 고맙고
매일, 매주, 매달 데이트 고민하게 해서 미안하고 힘들게 번 돈 쪼개서 나한테 써준거 고맙고
나 때문에 니가 좋아하던 친구들, 당구, 게임 모든걸 포기하게 해서 정말 미안해
앞으론 나 때문에 하지 못했던거 다 하면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고
니 말대로 결혼까지 갈 수 있는 최고의 여자 만났으면 좋겠어
라고 했더니 펑펑 울면서 손을 잡고 안아주며 정말 미안하다고 하며 그렇게 저흰 끝났습니다..
붙잡고 싶은걸 꾹 참아내고 돌아서서 집에 왔는데 왜 이렇게 허전하죠
왜 그 사람을 잡고 붙잡고 싶죠..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와 함께했던 것들을 이제 다른 여자와 하고 있다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