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중반 미혼 직장인입니다. 앞으로도 결혼할 생각은 없구요. 혼자 인생 즐기면서 살다가 때되면 죽을 예정입니다. 부모님의 결혼 압박은 돈으로 막고 있구요.(결혼하면 용돈 지금처럼 많이 못드린다고 협박함)
가족에게 그다지 정은 없지만 금전적으로는 지원을 하고 있구요. 부모님 용돈 매달 월급처럼 몇백정도 드리고 동생도 학교 다닐때나 군대 가있을때 용돈주고 졸업할때랑 취업준비할때 양복 몇벌 맞춰주고 그 정도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지가 번다고 저에게 손벌리는 일은 없네요. 아직은요.
저희 집은 1년에 제사 6번+설추석 차례 2번 지내는 집입니다. 제사는 부모님 돌아가시고나면 없앨 생각이예요. 동생은 '그래도 제사는 지내야지'였는데 지금 사귀는 여친이 독실한 개신교 집안이라 여친에게 감화가 되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 제사는 없애자'는 소리까지는 하고 있습니다. 저도 없애고싶고 동생도 부분적으로 줄이자고 동의했는데 이게 왜 이중잣대가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동생이 몇년전부터 결혼하겠다고 했는데 부모님이 계속 반대했습니다. 큰 이유는 역시 여친이 개신교 집안이라는 것. 제사 지내는데 절 안하고 서있으면 어떡하냐. 손주가 찬송가 부르면 어떡하냐. 뭐 그런 제사지내는 집 특유의 걱정을 하시더라구요. 작은 이유는 여친네 집에 돈이 없다는 것. 뭐 실제 부모님 속마음은 돈없다는게 더 큰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2-3년정도 계속 결혼 반대하시는데 얘네가 계속 사귀고 동생도 계속 결혼하겠다고 하니까 어쩔수없이 올해 들어 결혼하려면 하라는 말이 떨어졌습니다. 부모님은 남들 보기에 쪽팔리고 돈도 아까우니 가까운 사람만 부르는 결혼식 하자고 하십니다. 조선일보 기사 인용하시면서 그게 최신 트렌드라고 핑계대구요.
어머니가 항상 호텔 결혼식 노래를 부르셨던 분이라 저는 '오 웬일이야 그래도 소박하게 하자고는 하네. 어쨌든 허락했으니 된거 아닌가.'했는데 동생이 삐졌어요. 자기가 무슨 죄졌냐고. 왜 숨기면서 결혼하는것처럼 하냐고. 다른 사람들 하는것처럼 뽀대나는 결혼식장에서 사람들 많이 불러서 할거라네요.
어차피 그집에서 혼수? 예단? 이런게 올게 없으니 그런거 하지 말자는 부모님 말에도 '그래도 아들 결혼하는데 체면이 있지 함은 구색 맞춰서 가야할거 아니냐'이러고 있고...
부모님이 집 안해준다고 하니까 괜히 불쌍한척 하면서 '그러면 원룸에서 살아야지 뭐'이러고... 무슨 말 할때마다 '아파트는 너무 비싸니까 내가 가진 돈으로는 원룸밖에 안되지'이러고...
저는 계속 동생에게 '너희가 그렇게 좋으면 그냥 혼인신고 하고 같이 살아라. 부모에게 손 벌리지 말고 하고싶은대로 하면 될게 아니냐.'하는데 자기가 하고싶은 결혼도 하고 부모에게 손도 벌리고 대신 간섭은 받기 싫은가봐요. 그럴거면 외국으로 나가 살라고도 했는데 처음에는 그럴까 하더니 요즘은 싫대요. 여친도 일 계속 할거라 외국 못나간다고 했다고 하고.
부모님이 한창 결혼 반대하실때는 저에게 상담이랍시고 하면서 '애라도 만들어서 어쩔수없이 결혼시켜야겠다고 하게 만들까.'하길래 마구 혼냈습니다. 애를 도구로 쓰지 말라구요. 요즘같은 험한 세상에 애 낳는건 애에게 죄짓는 거라고도 했구요. (네 저 염세주의자입니다)
다행히 아직 애는 안생긴것같은데 결혼하면 아무 생각없이 애 낳을게 뻔해서 동생에게 계속 주입식 교육으로 '애 낳으면 부모님이나 나에게 맡길 생각 하지 말아라. 안 맡아준다.'했는데 '낳으면 어쩔수없이 맡아주겠지 뭐.'이러고 있습니다. 기가 막혀서 부모님에게 애 맡기려면 못해도 월 100만원은 드리라고 했습니다. 왜 누나는 모든걸 돈으로 보냐고 하더라구요. 그 후로는 저에게 상담 안하고 애는 와이프가 알아서 키우겠지. 이럽니다.
회사 들어가기 전에는 집에서 제가 교육을 단단히 시켜서 지가 밥도 알아서 차려먹고 라면도 끓이고하더니 회사 다닐수록 애가 이상해져서 외식하러 나가자는데 집밥이 먹고싶다며 자기는 외식 안하겠다고 하지를 않나. 어머니한테 반찬을 이렇게 만들면 어떡하냐고 지적질을 하지 않나. 옆에서 듣고있다가 '그럼 니가 직접 해'라고 쏘아줬더니 지적질은 안하긴 합니다만...
아 동생이 한건 반찬 투정이 아니라 국물 내는 용도의 통멸치가 그대로 국에 들어있다느니 멸치 내장이랑 머리 제거도 안하고 반찬에 써서 보기 안좋다느니 그런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저희집은 보통 반찬 다 사다 먹고 가끔 가족들 모일때만 특별히 어머니가 취미삼아 요리하시거든요. 물론 맛은 없지만 성의를 봐서 먹는데 꼭 그렇게 토를 달더라구요.
동생 여친하고 진지하게 이놈은 결혼하면 안되는 놈이라고 앉혀놓고 대화해볼까 했는데 몇년이나 만났는데 이러는줄 모를까 싶기도 하고. 괜히 결혼 못한 시누이가 결혼 방해하려는것처럼 보일까봐 말도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