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시간에 늘 톡을 즐겨보는 29세 남자입니다..
늘 보기만 하다가 어느덧 1095일전에 헤어진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들이
주룩주룩 내리는 빗물처럼 내 마음속에 흘려내려 키보드을 끄적여 봅니다..
이제 ..D+1095 5일 있으면 11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네요..
대학교 신입생 OT에서 첫눈에 반해 연인이 됐고 캠퍼스 생활하는 내내 군대가 있던 시간내내
늘 나에게 힘이 되주고 내 곁에서 묵묵히 나만 바라봐주고 나만 사랑해 주던 그녀..
2005년 9월2일 26살이라는 세상과 등지기엔 너무 어린 나이에 내곁을 또 가족곁을
허무하게 떠나버린 그녀..
2005년 9월2일 새벽 한통의 전화을 받고 난 아무런 말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도 들지도 못했습니다.
정신없이 달려간 병원 응급실 이미 도착했을땐 그녀는 이미 새하얀 천으로 온몸으 덮은채
누워있었고 그녀의 어머님과 여동생은 슬픔에 못이겨 하염없이 울고만 계셨죠..
군대 다녀오고 복학해서 학생신분이던 나에게 당신 딸 믿고 맡길테니 좋은만남 유지하며
좋은결실 맺으라고 당부하시던 마음씨 좋으시고 여리기만 하시던 그녀의 어머니가 제 다리춤을
잡고 주저앉아 울고 계실때 세상 참 야속하다고.. 그녀의 아버님 돌아가신지 1년도 채 안되서
이렇게 그녀 마저 데리고 가다니 항상 밝고 씩씩하던 내사랑 재희 이렇게 나 아프게 하고 떠나
갈거면 차라리 나도 데리고 가지라는 말을 수백번 수천번 해보았지만 이렇게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날 보면 운명이란것이 있긴 있나보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재희는 한 줌 재가 되어 쉬고 있지만 남아있는 그녀의 어머님과 여동생 그리고 나까지
남은 사람들은 하루하루 지옥같은 시간들을 보내며 살아야만 했죠..
몇일전 추석 다음날 재희 떠나고 매년 그랬듯 재희네 집을 찾아갔습니다. 늘 아들같이 대해
주시던 어머님이 그날따라 좀 낯설어 보이는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저녁 먹은 후 어머님 같이 술한잔 하겠냐며 재희 동생에게 마트가서 술을 좀 사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술상이 차려졌고 어머니 말없이 드시지도 못하는 술잔을 기울이시며
저한테 이제 그만해도 된다며 마음속에 계속 담아둔다고 돌아올 사람도 아니고 이제 그만
놓아주라고 하시네요. 그러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 모습보며 전 그냥 말없이 술잔만
채워 드렸죠 그러더니 이제는 동생이 거드네요.. 항상 형부형부하던 동생이 오빠라고 부르며
오빠도 이제 다른 여자 만나서 가정 꾸릴 나이가 되지 않았냐며 여자을 소개시켜 주겠답니다.
솔직히 전 그래요 내가 순정파도 아니고 한 여자밖에 모르는 바보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녀 아니면 다른 여자 만나지 못할 정도로 능력이 없는것도 아니고 외모가 떨어
지는것도 아닙니다. 다만 내가 정말 사랑했던 여자고 내 목숨 바쳐도 아깝지 않을만큼 소중
했던 사람에게 지금 당장 내가 해 줄수 있는 건 외롭다고 힘들다고 다른 여자을 만나는것이
아니라 그녀가 떠나고 난 빈자리을 채워줌으로써 그녀의 가족에게 자그만한 힘이 되어주는것이
내사랑 재희에게 해줄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했기에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년이란
시간을 보내온건데.. 막상 내가 지쳐서가 아니라 그녀의 가족에게서 그런말들을 들으니
내가 왜 이제껏 그래왔나 싶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화장실 가겠다며 나와서는 대문앞 담벼락에 기대어 담배 한대 물고 있자니 동생이 따라 나오
더라고요. 그 동생 말없이 옆에 서 있더니 "들어가자" 라는 내말에 오빠같은 남자 세상 천지에도
없을거라며 그만큼 했으면 언니도 오빠 놓아주고 싶을꺼라며 위로 말을 건내네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래 그게 정말 어머니하고 너하고 재희의 뜻이라면 다른 여자 만나겠
다고..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누구의 설득과 이해가 아니라..내 스스로 느끼고 이해됐을때
그때 만날테니 걱정하지말라고..그 동생 말없이 눈물만 흘리더군요..
그렇게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했는지..멍한것이
도저히 이 상태로는 잠을 잘 수 없을꺼 같아
친구 한놈과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 다음날 정신차려보니 친구 오피스텔이였고 내 친구 절 보자 일어나더니 냉장고에서
꿀물 드링크을 하나주며 힘들땐 쪽팔린거없이 펑펑 울어라 그래야 속시원해진다.
친구말로는 어제 술취해서 대성통곡을 했다고 재희 죽었을때도 그렇게 안 울던놈이 뭔일이
있기에 그렇게 재희을 부르며 서글프게 우는지 자기도 눈물이 찔끔 났다고 하네요
"미친놈" 이 말 한마디 남기고 전 그길로 오피스텔에서 나와 재희가 있는 성남으로 갔습니다.
작은 안치실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재희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더군요 지금 내옆에서 웃고 있는거처럼.. 재희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다른 여자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도 절대 서운해하거나 슬퍼하거나 질투하지말라고
그냥 내옆에 누가 되었건 니 빈자리 채워준 그녀에게 항상 감사해하며 우리 두 사람 행복할
수 있게끔 니가 보살펴 준다고 꿈에라도 나와 말 한마디라도 해주면 그때 다른 여자 만나겠다고
지난 3년이란 시간동안 꿈에 한번 안 보여준 니 얼굴 마지막으로 보는날이 너랑 영원히 이별
하는 날이라고..그리곤 뒤 돌아서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그래요.. 나라고 안 힘든거 아니고 안 슬픈거 아니고 안 외로운거 아닌데.. 주변 사람들은
모든걸 자기 관점에서 자기 판단으로 보고 느낀데로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작 중요한건
본인인데요..다 때가 되었다 싶으면 행동하고 움직일텐데..말이죠.. 그일 있은 후 주변의
많은 소개팅 제의와 회사 동료 학교 선후배 몇몇의 대쉬가 있었지만 저도 아직은 20대의 혈기
왕성한 남자인데.. 유혹을 뿌리치긴 쉬운일 아닙니다..그렇다고 그 유혹을 뿌리쳤다고
제가 대단한 남자란 뜻은 아니지만.. 중요한건 제 마음이라는걸 알아줬으면 하는데 주변 사람
들은 그걸 이해 못해주네요 슬프게도..추석이 지난후 아직도 재희 동생에게 전화 문자가
옵니다.. 우리 오빠는 아무 여자 만나면 안된다며 무조건 자기가 소개 해 주는 여잘 만나라고
하면서 소개팅 하자고 하네요.. 이건 모 혼내킬수도 없고 차라리 제 친동생이라면 한 대 주
패기라도 하겠는데 말이죠.. 그래서 전 요 몇일 자기전에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며 재희에게
말합니다. 내꿈엔 안나타나도 민희꿈에 나타나서 나 좀 고만 괴롭히라고 혼내켜주라고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스크롤의 압박이^^;; 이젠 세상 긍정적으로 살아볼려고 합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신분들에겐 항상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며..글 솜씨가 영 시원
찮은 놈이라 앞뒤가 안 맞더라도 이해해 주시고요.. 그냥 비내리는날 날 떠난 그녀 생각하며
글 한번 써본것이니 욕은 자제 부탁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