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앞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짧게 먼저 씁니다.
먼저 전 25살의 예비역 대한민국 남자이고, 현재 해외에서 소위 사회가 말하는 명문대에 재학하고 있으며, 15년 이상을 해외 여러곳곳 에서 살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말이 조금은 어눌할 수 있습니다.
전 진심으로 "유학"을 안했던 사람보다 제가 더 잘 났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누구보다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한국 친구들도 있고, 여러나라 출신의 친구도 많으며, 유학와서 한국인들끼리 우루루 몰려다니는 현상을 좋게 보지 않는 그런 평범한 학생입니다.
거두절미하고, 현재 한국에 계신분/해외유학생분들께 묻고싶습니다. "한국사람" 이라고 꼬집어 말하기는 싫지만, 살면서 한국사람/사회 가 유독 오지랖이 넓다고 생각해보신적 있나요?
너무 일반화시킨 질문이지만 요즘 유독 많이 생각하게 되는 부문이라 네이트 판에 올려봅니다. 오지랖이 넓다는 말의 정의도 개개인의 차이가 있을수 있고, 오지랖이 넓은 사람은 세계 어느나라에나 존재 할수있으니까요. 일단 간단히 보기쉽게 포인트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 경험이고 (예외란 없었음),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알립니다.
제 15년 해외 경험상:
1. 취직준비
한국 유학생:
누가 어디 준비하고 있고, 어디 지원했는지, 입사를 했는지, 서로 다 꿰고있음. 자기가 지원한 회사보다 레벨이 좀 낮다 생각하면 무조건 뒷담 시전. 그 사람이 친한 형 이던, 친구던 그딴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깜. 다까고 나서 "걱정되서 한 말" 이라고 정당화 시킴. 뒷담이후로 말도 안되는 소문이 도는건 덤.
예) 그 형 2년다니고 그만 뒀다더라 -> 1년만에 그만 뒀다더라 -> 3개월일하고 짤렸다더라
외국 학생: 딱히 남이 뭘 준비하는지는 신경 안씀. 도움이 필요할때 서로 뭐하는지 묻는 정도이지 타인이 결정한 일에 딴지 걸지 않음
2. 술자리
한국 유학생:
일단 엄청 우루루 몰려다님. 몰려다니는건 100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낯선 나라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으니) 아예 비한국인을 배척함. 안껴줌. 외국학생들은 그런걸 보고 한국인은 굉장히 배타적인 민족이라고 생각함.
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나중에 두고두고 회자되며 소문이남. 누가 키스를 했던, 작업을 걸던, 오바이트를 했던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들까지 다 알게됨. 누가 누구랑 자러 가게 되면 물론 온 한국 사회가 다 알게 되고, 그 다음날 여자들 사이에서 남자는 막말로 창놈취급하고 여자는 "수건" 취금함. 반전은 한인사회가 비교적 좁다보니 결국 서로 어떻게든 엮이게됨. 소문은 와전되서 계속 돔.
외국학생:
어느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어가 되고 성격만 잘 맞으면 국적과 상관없이 쿨하게 끼워줌. 한국사회처럼 술 게임에 올인하는 자리보다는 바, 클럽, 집에서 노가리 까는게 조금 더 일상적.
남녀가 자게 되도 대체로 소문이 안남. 소문이 나더라도 그냥 그려려니 하고 마는 정도. 그날 있었던 일은 자기들끼리만 알아야 하는것이 암묵적인 룰. 물론 slut 이라는 표현이 있긴 하지만, 그 때문에 사회에서 낙인찍히거나 묻히는 일은 극히 드뭄.
3. 학점
한국학생: 시험기간만 되면 개판됨. 남 성적 드르륵 다 꿰고 있고, 쟤는 인생 망했다, 저 새끼 교수 구워삶아서 성적 잘 나온거다 등등 학교 담뱃길만 가면 담배피며 다들 남 얘기로 랩하고 있음. "넌 몇점 나왔어" 정도 는 인삿말.
외국학생: 전반적으로 타인의 학점에 관심이 없음. 친한 친구정도한테 "잘 봤어?" 라고 묻는 정도.
4. 남녀 관계
한국학생: 이쪽은 진짜 답이없음. 남녀관계라는게 사실 규칙도 없고 변수도 많으니 어느 사회나 학생들 사이에서 구설수에 오를수 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유학생 사이에서는 도를 넘음. 남의 여친/남친에 너무 관심이 많고, 누가 싸우고 있는지, 누가 어디 데이트를 갔는지 다 알고 있음. 실제로 "쟤들 요즘 사이 어때"라고 완전 쌩뚱맞은애가 묻고 다니는 애들도있음 - 한인사회에서 조차 메가폰이라고 알고 있는애들. 개인적인 견해로 한인사회에서 남녀가 헤어지게 되는 이유중 "주위의 시선과 관심"이 80% 이상이라고 생각함. 실제 예로 필자가 여자(인 친구)랑 밥먹고 있는걸 누군가 목격했는지, 그 다음날 "여자친구 생겼다며 축하해" 라는 말을 20번도 넘게 들었음.
외국학생: 남친/여친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 특별한일 아니면 친구들조차 잘 모름. 알아도 소문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애초에 별로 관심이 없음.
5. 일상
한국 유학생: 개개인 따로 만나서 얘기하면 정말 괜찮은 애들 많은데, 3명 이상이 되는순간 부터 남 얘기가 주 대화 토픽. 뒷담만 까면 다행이고, 필자로부터 뭔가 자꾸 캐내려고 함. 한번은 짜증이나서 "다른 얘기하자" 고 했지만 덜 떨어진 애라고 판단한듯 "애가 뭘 그리 숨기냐" 고 타박함
외국학생: 대체로 자기 주관이 뚜렷한 탓인지 남 얘기보단 "자신이" 뭘했고 어떻게 생각하고 왜 그런건지 얘기하는 경우가 다반사. 실제로 필자가 누구 욕을 하려는데 애들이 못하게 막았음. 분위기도 따운되고 그런 얘기는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얘기함 (그렇다고 순진한 애들도 아님).
예는 이정도가 되겠는데, 정말이지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한국사람은 이런현상을 "정"으로 정당화 시킨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어느정도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정이 많아서 남한테 관심이 많다..정도로 얘기하는거 같은데, 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현상때문에 피해를 많이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100% 한국사회에도 한번 적응해보고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지만, 요런 현상때매 포기했습니다. 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해야하고, 제 의지와 상관없이 왜곡된 소문이 나고, 제가 뭐하는지 너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서 지쳤다고 해야하나요.
의도치 않게 한탄글이 됬는데, 좀 묻고 싶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이런지, 유학생들은 공감이 좀 되시는지, 제말에 공감을 하시면 그런 사회적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의견 공유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