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 컴퓨터가 막나왔던 시절...
하이텔에 접속하기 위해 늦은 밤, 부모님 몰래 하던 시절..
지금의 챗과는 많이 다른 그런 환경에서 우린 원시 사이버 공간에서 만났습니다
서로의 느낌이 가슴을 관통하던 어느날..
저는 회심의 메세지를 날립니다
12월7일 종각역앞에서 아래 위 검은 골덴옷을 입고, 붉은 장미 한송이 물고 있는 사람을 찾으라고..
때는 1994년, 우린 그렇게 만났습니다
첫만남 후, 23일 연속으로 매일 만나던 어느날 전 이야기 했습니다..우리 결혼하자..
저는 그 다음 해 외국인 회사로 취업을 했고, 청주로 장기 출장이 많아 거의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만날 수 있었지요..
잘 다니던 회사를 친구 꼬임에 빠져 그만두고 다단계를 접하게 되고,,친동생,,그리고 그녀까지 같이 하게 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정신차리고 취업을 하여 만난지 만 4년만에 결혼을 합니다
결혼 2년만에 평생 아토피로 마약처럼 복용하던 병원약 부작용으로 3개월 이상을 집에서 쉬자
퇴사 압력이 들어오고 결국 실업자가 됩니다
그후, 온몸은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피진물로 뒤덮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생활고가 지속되자 아내는 근처의 커피숖 아르바이트를 나가게 됩니다.
매일 아침 등에 들러붙은 이불과 담요를 알코올로 일일히 떼어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나 갔다올께 하던 아내..
뭐라도 하려고 했지만,바깥 외출하기가 힘들정도로 흉한 몰골 상태에서 할 수 있었던 것..주식이었습니다..
초보가 백전백패한다는 그 잔혹한 시장에서 여지 없이 모니터 화면으로 사라지는 현금의 숫자를
보고만 있었습니다.
2년만에 칠천만원이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오백만원을 현금 서비스 받아 또 그래프,회사 정보 분석해서 이거야 하면서 몰빵합니다. 그 때가 2002년 겨울 어느날 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제가 몰빵한 회사가 뉴스에 나옵니다..분식회계로 CEO구속...
그 다음날 부터 하한가 잔량 3천만주...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점..점..점..하한가...
13번 하한가 가던날 풀립니다..팔아보니 20여만원이었습니다..
아내 얼굴이 아른거리며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그날 유난히 밝은 얼굴로 현관을 들어서던 아내는 양손에 흰봉투를 쥐고 있었지요.
여보야 오늘 성탄절 잘보내라고 사장님이 보너스 주셨다..하면서 내민 봉투안에는 70만원이 채 안되었고, 그래서 오다가 너무나 맛있게 보이는 군고구마하고 붕어빵이 있어서 당신생각에 사왔다고 말합니다..고구마를 먹다가 가슴이 메어 화장실로 가서 소리없이 많이 울었습니다..
저는 그 다음날 성탄절 저녁에 조용히 아내에게 얘기했습니다
나는 희망이 없다. 건강도 경제력도.. 그냥 날 버리고 떠났으면 한다..이 짐을 당신에게 지우긴 싫다
나 혼자 짊어지고 갈테니 그냥 두고 떠나라고....
그 다음날 아침..퉁퉁부은 눈으로 아내는 얘기합니다..
당신이 정상인처럼 건강해져서 사회활동하는 모습 보여주면 떠나겠다고..
제게 강력한 메세지가 되어, 그날부터 채식과 집 근처 야간등반이 시작됩니다..
1년여만에 많은 회복을 하게 되고..
단 한번도 주식에 대해서 묻지 않던 아내..
제 표정으로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던 어느날 아내는 동대문 시장에 의상 디자이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1년 반만에 가게를 차리겠다고 합니다..
우린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부족액을 형에게 빌려 가게를 시작합니다
저역시 그다음해 초에 우여곡절끝에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합니다.
미친듯이 회사 생활을 하여, 3명이던 직원이 3년만에 100명이 됩니다..
이 사이에 가정 생활은 업고, 그냥 하숙집이었습니다
업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아토피는 다시 악화되고..저는 아내에게 온갖 짜증을 다 내게 됩니다.
아이를 갖자고 하면, 나같은 놈 태어나서 누굴 고생시킬라고 그러냐며 거부하고...
어느날 부터인가 아내는 하루 하루 여위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저께 밤..제게 조용히 얘기합니다
이제 당신 곁을 떠나고 싶다고..
당신이 좋아지면 변할 줄 알았다고..
난 지금 불행하다고..
나 혼자 자유로이 살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그러니..이젠 놔달라고....
제가슴은 산산히 부서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싸지요..더 갈기 갈기 찢어져도 할 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당신한테 받은 거..100분의일이라도 갚고 싶다고..
나라는 사람이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한 번이라도 보여주고 싶다고..
아내의 손을 잡고..너무나 많이 울었습니다..
아내는 얘기합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그 사람에게 잘해주라고...........................
아내의 닫힌 마음은 점점 굳어 가고 있습니다..
짐정리하면서 결혼앨범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보고, 숨이 멎는 줄 알았지요..
부랴 부랴 다시 가져다 놓았답니다..
톡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저는 아내를 보낼 수 없습니다..
지금 이틀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간신히 이렇게 톡에 올려봅니다..
좋은 조언 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