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서 글이 이상하고 험한말이 튀어나와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
임신한 사람이에요. 임산부죠. 지금 34주 정도 되었고 앉아 있는 자세에서도 다리가 유독 저려오네요. 화가 치밀어 이가 갈리고 잠에 들을 수 없어 이렇게 판에다 글을 올립니다.
아이때문에 진정하려고 하는데 하려면 할 수록 오히려 설움만 치밀어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신랑이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새끼가 바람을 폈거든요.요즘 판에 드라마다 설정이다 자작이다 댓글들이 판을 치는데 실제 일들이 저에게 생겨 정말 짜증날 정도로 화가 치밀어서 어쩔줄 모르겠네요.
임신하고 나서 기댈 곳이 없고 힘이 들어 남편한테 종종 투정 했어요. 힘들다. 다리도 저리고 허리도 아프고 벌써부터 태동 차는 곳이 아픈 거 같고 몸은 무겁고 허리는 아프고. 하지만 매일 이런 것도 아닙니다.
아침에 출근을 할 때면 항상 아침밥을 차려줬어요. 할 수 있는 집안일도 다 했습니다. 집에서 제택근무 하느라 저는 나가서 일하는 남편 보다는 일단 편하잖아요. 입덧하느라 입에 넣는 즉시 화장실도 못가고 속 게워내기 일 수 였지만 애써 참으며 신랑 밥은 항상 만들었어요. 그리고는 출근 후 지쳐서 세상이 빙빙 도는데 소파에 누워 혼자 끙끙 앓았구요. 입덧이 끝나고 먹고 싶은게 있으면 신랑에게 사달라고 하는게 아니라 제가 직접 가서 사먹었어요. 밤늦게 신랑에게 시키는게 미안해서 혼자 다녀왔죠.
평소에도 사랑한다. 사랑해. 여보 사랑해. 그런 말도 자주 해주고 스킨쉽도 자주 해주고 부부 밤일에도 중반기에 접어드니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성욕이 더 드는 케이스 여서 신랑도 좋아했었구요. 싸움 역시 없었습니다. 밥 먹고 소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매일 같이 나누며 신랑이 손으로 항상 배 어루만지고 아이에게 말도 해줬어요. 아 진짜 지금 쓰면서 정리되니까 눈물이 나와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데. 행복했어요. 저는. 신랑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다 해줬습니다. 하지만 2주 전쯤에 신랑이 씻으러 간 사이 저녁 준비 다하고 식탁에 앉아 있는데 신랑 핸드폰이 울리기에 봤습니다. 남편 친구나 회사 동료일 수 있으니까. 신랑이 지금 자리에 없어서 그런다 라고 제가 대신 전화 받고 말 전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여자 이름이 뜨기에 아무렇지 않게 여자 동료 인줄 알고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그랬어요. 그랬더니 오빠. 하다가 엄청 당황한 모습이더라구요. 내가 모르는 남편이랑 친한 사람인가.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넘어갔어요. 당황이야 할 수 있다 생각해요. 그래서 남편이 지금 자리에 없다라고 이야기를 하니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씻고 나왔어요. 누구냐고 그래서 핸드폰 보라고. 밥 먹자며 말을 했어요. 자리에 앉은 신랑이 핸드폰을 보더니 주춤하는 듯한 기색을 보이기는 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평소처럼 웃으며 떠들고 신랑이 상 치워주고 설거지 해주고 다리 주물러주고. 저도 힘들었지 하면서 어깨 주물러주고. 그렇게 잠들었어요. 그리고 어제. 어제 일입니다. 평소에 술 싫어하던 사람이 전화도 안받고 결국 밤 늦게 까지 기다렸어요.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들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정말 울먹이면서 기다렸어요. 세상이 하도 흉흉하니까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건가. 신랑 동료들도 전화를 안받고. 그러다 남편이 들어왔는데 문 딱. 열고 들어오자 마자 술 냄새가 코를 찌르더군요.
오히려 제가 술을 좀 좋아하는 타입이라 임신하고 나서 못마시는 걸 남편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회식 자리 말고는 술도 잘 안했어요. 그런데 찌들어서 들어와서는 휘청거리더니 현관에 엎어지더라구요. 새벽 2시 정도 됐어요. 불러도 대답은 안하고 술을 처먹어서 몸은 더 늘어져서. 혼자서 도저히 못들겠는거에요. 끄집어 당겨도 안되고. 화도 나고 일단 무사하니 그걸로도 다행인건가 속이 뒤죽박죽에 일단 일어나라며 잡고 흔들어도 말은 안처듣고. 쪼그리고 앉아있기에 허리가 너무 아프고 다리가 있는대로 저려서 숨도 고르고 그러다 결국 때렸습니다. 일어나라며 손으로 몸을 때려도 안일어나기에 이대로 둬야 하나 한숨만 뱉고 있는데. 저희는 항상 쓰던 샴푸만 씁니다. 린스도. 남편이랑 저랑 좋아하는 제품이 있어서 그것만 써요. 전혀 다른 냄새가 나는 거에요. 그 술냄새가 판을 치는 상황에 샴푸 냄새가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뭐야 이게. 그냥 그런 생각으로 멍하게 있다가 누워서 기척도 없는 남편 옷을 벗겼습니다. 지금 생각으로 치가 떨러셔 손이 있는대로 바들 거리네요. 상체는 아무렇지 않기에 안심했습니다. 아니 안심하는 것도 의심하는 거 자체도 싫었지만 안심했어요. 그런데 하체쪽에 키스마크가 보이는 순간 있는대로 옷으로 남편을 후려쳤어요. 일어나라고 소리지르면서. 울었던 거 같아요. 그냥 보이는 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어요. 자고 있는데 발로 있는대로 머리를 차버리고 싶었지만 때리면서 난리치는데 뱃속에 애가 발을 굴러가지고 못했네요. 하지말라는 거 같아서 못했어요. 그리고는 그 대로 두고 방으로 돌아와서 울었습니다. 손이 덜덜 떨렸어요. 몸도 떨리고 숨도 못쉬겠고.
회사를 가야되는지 마는지 관심도 없었습니다. 아침이 되도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일어나서는 방 문앞에 왔다갔다 하는 소리가 막 들리더라구요. 방문을 두드리는 거에 소리지르면서 나한테 말걸지 말라며 더럽다고 했죠. 아침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요즘 아이가 태동이 조금씩 강해져서 밤에 선잠을 자는 일이 많았지만 못 자니 머리도 아프더라구요. 울다가 지쳐서 그냥 앉아있었어요. 남편이 안절부절 못하겠는지 방 밖에서 계속 말을 걸어오고. 결국 문을 따서 들어왔죠. 저는 그냥 침대벽에 등 기대서 앉아 있고. 옷은 갈아입은건지 잡옷 차림이고. 알겠죠. 제가 왜 이러는지. 침대 옆에 앉아 무릎꿇고 앉아서 고개 숙이고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지가 먼저 말하더라구요. 미안하대요. 할 말이 없대요. 목소리 듣자마자 눈물이 치솟아서 어쩔줄 몰라하는데 남편이 뭐라는 줄 알아요? 이런식으로 알려서 미안하다. 미안한데 정말 제가 알아야 되는 일이래요. 회사 2녀차 후배인 년이 있는데 저 임신 할 때 그 여자랑 대화를 하다보니 말이 잘통해서 점심을 같이 먹고 같이 있다 보니 본인도 모르게 정이 들었대요. 저 모르게 관계를 가져서 지금 임신 6주래요. 그리고 어제는 술에 오랜만에 취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잠자리를 하면서 저 인줄 알았대요. 욕짓꺼리가 나왔어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고. 이러면 안되는 거 알아요. 이러면 안되는 거 아는데 뱃속에 아이도 싫어져요. 아기는 무슨 잘못이있다고 저런 아빠를 만나서. 그걸 알지만 저 인간 핏줄이라는 거 자체가 싫어지네요. 그리고 지금 배 부르게 만들어서 힘들게 한 건 저 자식인데. 정말 화가 다 다네요. 본인은 싸지르기만 하고 변한게 아무것도 없이 편한데 저는 임신한 순간 부터 모든게 달라졌다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먹는 거 부터 자는 것 까지. 그런데 저 장본인이 이러면 안되잖아요.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지 애 베어서 잠 못자는 아내를 두고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네가 바라는게 이혼이냐 물으니 울면서 고개를 내저어요. 무릎꿇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해 여보. 미안해. 분명 어제 까지는 제가 정말 사랑한 사람이었어요. 저 정말 저 사람 사랑했어요. 정말로. 저도 힘들고 지치지만 남편도 그럴까 몸에 좋은 음식 잔뜩 만들어주고 도시락도 빼먹지 않고 스트레스 안주려고 속으로 꾹꾹 눌러담고. 그런데 저 새끼는 저랬다 이거죠. 그 여자 애 지우라 하겠다 했어요. 나중에는 웃음만 나와요. 울면서 비는 남편 두고 시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지금 댁 아들이 이러고 있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이 쓰레기 처분 좀 부탁한다고 했어요. 친정에는 우리 엄마 아빠 몸저 누우실까 알리지도 못했고. 밥이 안넘어가요. 먹으면 다 토할 거 같아서. 방 밖에서 지금도 계속 미안하다고 빌고 안힘드냐 밥이라도 먹어야 하지 않냐 눈치 보면서 우네요. 도장만 찍었지 제 생각은 이래요. 그 여자랑 나랑은 별반 다른게 없는 거 같아요. 차이점이라면 전 남편을 알게 된지 아직 어릴 때부터 해서 9년이 넘었고 연애 생활은 2년 했습니다. 11년을 알고 지내왔는데 그거 다 깨졌어요. 믿음이 뭔지도 모르겠네요. 시어머니가 집이 가까우셔서 전화 받으시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찾아 오셨는데 남편이 울면서 무릎꿇고 있고 불러도 전 밖으로 안나가고 있어요. 지가 다 알아서 말하겠죠. 경위? 어떻게 됐는지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저 인간이 저를 망가뜨린다는 거죠.
그럼 저 임신 중 다른 여자랑 관계 가지고. 우리 아이 한테 사랑한다 하고 저한테 사랑한다 한거잖아요. 그죠? 진짜 솔직히는 지금도 누가 이거 다 거짓말이야 이랬으면 좋겠는데 방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웃음만 나오고 욕만 나오고 눈물만 치밀어오르고 저 시집보내서 잘 살아야지 한 우리 엄마 진짜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요. 아. 이러려고 힘들게 키운게 아닐텐데. 두서없이 써서 죄송합니다.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서요. 계속 우니 눈은 따갑고 못 먹어서도 속은 울렁 거리고 그렇다고 먹지는 못하고 자고 싶은데 이가 갈리고 손이 떨리고. 조언을 바라는게 아니에요. 결론은 정해져 있죠. 누가 저랑 같이 저새끼 좀 욕해주세요. 제가 진정이 안되서 저나 아이를 위해 더 나은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부탁드릴게요. 오늘 비도 내렸는데 가뜩이나 밤에 이런 말 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