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이랑 같이 화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이거 쓰면서도 정말 많은 위안이 되어서 댓글들 보고 있어요. 같이 화내주시고 법적으로 이것저것 말해주시고 친동생 친언니처럼 말해주시고. 자작이라는 분들까지 그냥 다 고맙기만 합니다. 자작이었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언제 씻었는지는 제 알바 아니죠. 술 처먹고 씻은 뒤 그 여자랑 했을지. 그 여자랑 욕실에서 밤일 했을지. 안그래요?
맞아요. 지금도 판에 쓰고 있는 제가 웃기고 우스운데요. 그냥 자작이라고 해도 조금 받아주시면 안될까요? 손 떨리고 울면서 제가 속으로 한 말이 이것 뿐이에요. 내가 참아야 돼. 내가 침착해야 돼. 내가 참고 뎐겨야 돼. 그래야 돼. 제가 참지 않으면 우리 아가는 어떻게 할까요. 아빠도 저 모양인데 죄없는 제 뱃속에 이 아이는 어떻게 할까요. 우리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서 누구에게 의지해요. 몸도 무겁고 힘들고 머리는 어지럽고 한 순간에도 그냥 그런 생각으로 쓰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차분해 질려구요.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푸념하면 더 울거 같아요. 누구에게 말하다가 저도 모르게 울컥하고 다 포기 하고 싶다는 말 나올까봐 싫어요. 시어머니 부르고 나서 전 그냥 계속 방에 있었어요. 노트북 보며 멍하게 있다가 울고 다시 멍하게 있다가 밖에서 뭘 하는지 관심도 안가졌어요. 진정하고 차분해 지고 가라앉히면 얼굴 봐야지 그러지 않았다간 제가 정말 저 인간 죽여 버릴 거 같았어요. 아이 떄문에도 진정해야죠. 난 엄마 잖아요. 손에 쥐고 있는 것들 샤프도 있는대로 잡았다 부러뜨리고 멍하게 댓글들만 보다가 저도 모르게 잠에 들어서 일어났네요. 어제 보다 더 시끄러운게 시아버지가 오신 거 같고.
조금 써도 되겠죠. 푸념좀 늘어놓을게요. 시어머니 아버지랑 저희 친정 부모님 아는 사이에요. 같은 동네 살았고 두분다 교회 다니셔서 신랑과는 어릴 적 부터 아는 사이였어요. 그렇다고 저희가 부모님 따라 딱히 교회를 다닌 건 아니에요. 신랑은 종종 어렸던 저랑 놀아주고 그랬어요. 숙제 도와주고. 그런 사이에요. 알고 지낸지 11년 되었고 사귄지는 2년 정도였고. 시어머니 불렀으면 조금이라도 저 대신 신랑 때려주고 혼내 줄 거 같았어요. 저도 혼란스러운데 이 상황을 정리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했어요. 맥이 빠져서 지쳐서 있는데 속이 울렁 거려 아까 밖으로 나가서 속을 게워냈어요. 신랑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울렸거든요. 제가 나가자 시어머니는 따라오셔서 등 두드려 주시고. 명절에도 오지 말라 하고 전같은 거 해서 가져다 주시고 제 생일날 신랑 보다 더 챙겨 주시고 멀리 떨어진 친정 대신 제가 아프거나 하면 바로 오셔서 친엄마 처럼 이것저것 봐주시고. 절 보며 우시는데 할 말도 없어서 뭐라 할지도 모르겠고 속 게워내고 멍하게 앉아 있었어요. 남편은 계속 미안하다 울면서 말하는데 머릿속에 그냥 드는 생각들이 있어서. 댓글들 봤잖아요. 각서 쓰라 하고 남편 핸드폰을 그냥 제가 가지고 들어왔어요. 다시 방으로. 아직 진정이 안되어서. 더 참아야 할 거 같아요. 난리치고 울어도 저만 힘들잖아요. 지금도 가라앉히는 중이에요. 제가 이걸 자리에 앉아서 술술 쓰는 것도 아니고 한 줄 쓰고 넋놓고 한줄 쓰고 진정하고 그러고 있어요. 자작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으니 저인간 욕 좀 부탁 드릴게요. 아이가 듣고 있는데 저랑 한몸인데 차마 욕이 튀어나와도 속으로만 계속 뱉어내고. 아이 때문에 차분해야지 화도 못내겠어요. 저도 화내고 싶어요. 이런말 쓰면 안되는데 임신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한테 더 미안해서 더 참고 있어요. 아이만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미안해서 어차피 다 지나갈거야 하면서 좋은 생각 하려고 하고 있어요.
차라리 댓글 말처럼 저한테 비밀로 하고 지웠으면 좋겠는데 아직 남아 있는 술기운에 제가 울고 있으니 숨기면 안된다 생각했는지 말했나 봐요. 바람을 피우고 외도를 할 거면 나 몰래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평소처럼 전 저인간 사랑하고 우리 아가는 사랑 받고 스트레스 안받고 누구보다도 예쁘게 태어났을 텐데. 맞아요. 차라리 말하지 말지. 그렇죠?
그리고 그 여자는 오라 했어요. 남편 폰으로 전화 문자 카톡 계속 보내길래 오라 했습니다. 그냥 전화 받아서 말했어요. 오라고. 그때까지는 차분히 진정시키고. 조금 있으면 저희 친정아빠 엄마도 온다 그러고 저 오빠도 한명 있어서. 오빠도 알아야 할 일이잖아요. 오라 했어요. 어차피 이렇게 된거 후회하고 있어봤자 아무것도 나아질 거 없다는게 어제 부터 계속 드네요. 오히려 여자가 보낸 카톡들 보니 머리가 더 차분해지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