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 이제 갓 1년된 30대 초반의 새댁입니다.
동갑 남편과 맞벌이하며 둘이서는 알콩달콩 잘 살고 있고요.
그런데 요 며칠사이 시댁과의 불화가 너무 커져서 어찌해야할바를 몰라 도움의 의견 부탁드려요.
사건의 시작은.. 5일전 남편이 시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저는 시댁에 직접 전화는 잘 안드리는 편입니다. 남편이 일주일에 2~3회 어머니와 통화를 많이 합니다. 저는 전화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편이라 강원도에 혼자 내려가 계신 친정아빠하고는 1년에 1~2번. 신혼집 걸어서 20분거리라 일주일에 1번씩 만나는 친정엄마하고도 통화는 엄마가 해야지만 받습니다. 제가 먼저 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남편도 마찬가지로 장인장모께 직접 전화는 안드립니다. 제가 굳이 안드려도 된다고 했고, 엄마아빠도 불만없으세요.
시댁과의 통화도 아직까지는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결혼 초장기에는 노력해서 몇 번 드렸는데 요샌 거의 안드립니다. 그것때매 섭섭해하신다는거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힘들더라구요. 특히 시아버지가 며느리 전화를 기대하신다는 얘기를 건너 들었지만 너무 힘들고 벅차서 시어머니 앞에서 펑펑 운 적도 있습니다.(불과 2~3주 전)
전화는 제가 공포증 때문에 너무 힘들다. 더 자주 찾아뵙고 살갑게 하겠다. 조금만 이해해 달라.. 이런 얘기 하면서요)
아무튼 남편이 어머니와 여느때와 같이 통화를 하면서 다음주 시아버지 환갑때 어떻게 할까 여쭈었답니다. 이 이야기가 처음 나온건 아니고 주말에 직접 뵐때 나왔던 내용이고 평소에 부모님이 절에 다니셔서 스님이 이번 환갑 챙기면 아주 안좋다고(죽는다고) 했다면서 아무것도 안하던지 그냥 밥이나 먹고 지나가자고요.
그런데 어머님이 기분나빠하시며 시아버지 환갑을 며느리가 전화해서 미리미리 챙겨야지 뭐하는거냐고. 이런 법에 어딨냐고 혼을 내셨다네요. 그래서 누가 전화하는게 무슨 상관이냐고 같이 따졌더니 그래도 그게 아니다 며느리가 나서서 전화하고 챙기는게 맞다고 강경하게 말하셨다고 저에게 전달하길래 제가 바로 전화 드렸습니다.
저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시길래,
어머님~ 제가 아예 신경안쓰고 있는 것도 아니고 둘이서 식당을 예약해야하나 이런 상의 같이 한다고. 남편이 그냥 전화한김에 생각나서 물어본건데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라고 좋게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아버님이 절에게 얘기한것때문에 미역국도 끓이지 말라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난 모르겠다~ 하시길래
그럼 어머님, 제가 지금 바로 전화해 볼께요. 하고 끊고
아버님께 전화드리니 통화가 안됬습니다.
또 어머님께 전화드려 "아버님 전화 안받으시네요? 뭐하고 계세요? 하니까 "글쎄, 방문 닫고 계셔서.. 주무시나?" 이러시고 마네요.
전화를 바꿔주시던지.. 아님 며느리 전화 좀 받아봐요~~ 하고 알려주실지 알았는데 그냥 그러고 마시길래
그 다음날 부터 때가 될때마다 아버님 통화버튼을 눌렀지만 끝까지 전화는 받지 않으셨습니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하루에 1~2통씩 계속 하다보니 첨에 왜 안받으시지..? 했는데 목요일 부턴 아, 일부러 안받으시는구나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어제, 퇴근하면서 남편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엄마랑 통화했는데 아버지가 나를 금요일날 불러내서 1대1로 만날꺼라고 하신다는 걸요.
그 얘기 듣고 또 바로 어머님과 통화했습니다.
그동안 저한테 섭섭한게 너무 많았는데 그냥 너희가 안싸우고 사는게 제일이라 생각해 아무 말씀 안하셨다 하네요.
아버님이 저 만나서 혼낼건 혼내고 섭섭한거 말씀하시고 잘 풀려고 하는거다.. 내일 연락오면 잘 만나라 하시길래
저도 처음엔 "어머님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요? 저도 너무 서운하고 섭섭해요. 잘할려고 항상 노력했는데 그게 안보이시나봐요" 하고 울면서 말하다가
마지막으로
"네.. 그럼 연락오면 만나 뵐께요.."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만나뵐께요? 너 이럴때는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면 되는거야 어디 어른이 만나자는 만나뵐께요 가 나오니?" 정색하면서 말씀하시는데
아. 나를 되게 예의없는 애로 평소 생각하셨구나 라는 생각이 확들었습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전화를 끊고 남편이랑 왜그러신지 이해가 안된다고 울면서 대화하다가, 그냥 우리가 지금 바로 시댁으로 가서 사과도 드리고, 오해있으신건 풀고 좋게 얘기 하자고 결론을 냈습니다.
저도 이대로 기다리기엔 금요일 하루종일 손에 일이 안잡힐것 같고 시아버지랑 일대일로 만나는게 솔직히 두려웠어요..
바로 택시타고 도착해서 드디어 아버님을 만났습니다.
앉자마자 제가
"아버님~ 왜 그렇게 전화가 안되세요^^ 걱정되서 저희가 이렇게 왔잖아요~~ㅎㅎ" 하면서 인사를 건넸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화가 끝까지 난 큰 목소리, 부들부들 떨리던 표정, 손가락을 제 얼굴 앞에다 휘젓던 삿대질이였습니다.
"너는 엄청나게 예의가 없는 애다. 우리집을 무시해도 유분수다. 걱정이 됬으면 전화를 안받은 그 날 바로 찾아왔어야지.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너 한식날, 옷입고 온거 보고 내가 기함을 했다. 어떻게 그렇게 '노숙자'같은 행색을 하고 나타날 수 있냐. 우리집을 무시하는 처사다. 너 결혼하고 옷입고 다니는 꼴이 가관이다. 내가 기가 차고 부끄러웠다"
(<- 상황설명을 하면, 4/5 가족이 다같이 성묘를 갔습니다. 공동묘지에서 어머님이 준비해오신 과일, 떡으로 성묘를 하고 근처 백숙집에서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코스였어요.
저는 그때 옷을 검은 정장재질 9부 슬랙스에 검정 단화를 신고, 상의는 흰색 셔츠, 외투는 검은색 간절기 외투를 입었는데 그 외투는 분명 정장은 아니고 그렇다고 지저분해 보이는 야상류도 아닙니다. 2~30대 여성들이 평하게 많이 입는 축축 쳐지는 사파리 자켓 같은거예요. 그리고 그날따라 봄추위가 너무 강하고 비도 머리가 축축해질정도로 내리고 있습니다. 야외에서 너무 추워서 두툼한 스웨터가디건을 가져가 껴입고 있었어요. 그 모습이 아버님에게는 '노.숙.자' 같아 보였나 봅니다. 아 물론, 남편도 정장이 아니라 운동화에 청바지, 맨투맨티에 패딩조끼 차림이였어요.
위에 나열한 옷들이 평소에 제가 시댁갈때 즐겨입는 의상입니다. 물론 기분내킬때나 꾸밀때는 미니스커트나 원피스 종류도 입지만, 결혼 후 시댁에 갈때는 다리를 내놓기도 그렇고 바닥에 앉는 일도 많아 나름 생각해서 검은 긴바지를 많이 입고 갔습니다. 완전 차려입고 가진 않았죠 물론)
제 결혼 후 옷차림이 엄청나게 맘에 안드셨나봐요. 예의없고, 몰상식하고, 시집을 뭘로 봐서 그렇게 거렁뱅이 처럼 입는거냐고 소리소리를 지르면서 지금 입은 이거라도 입지 그랬냐고 그러면서 그때 입고 있던 트렌치자켓의 가슴부분은 움켜쥐고 흔들었습니다.
앞으로 무조건 시댁에 올때는 정장을 갖춰 입고 오라는게 결론이였습니다.
또 두번째 사항,
지난달에 도련님 결혼이 있었습니다. 축의금에 대해 고민하다가 원래 동생에서 주려했던 백만원 중 50만원은 부모님께 필요시 쓰시라고 드리고, 나머지 50만원으로 최고급 밥솥을 사줬습니다.
그 뜻을 알리며 축의금을 드렸는데 받으실땐 암말 없으시고 어제 그얘기를 하시네요. 그렇게 하는 법은 없대요 ㅋㅋ 뭐하는 짓이녜요. 뭘 잘못한거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또 결혼식 당일,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어 저희 부부는 그날 하루종일 동분서주 했습니다. 동생부부 옷가지, 어르신들 가방 다 챙기고 마지막으로 식당에 내려가니 이미 다들 식사하고 계셨습니다.
저희도 얼른 음식을 떠서 아버님 옆자리가 비었길래 그리고 가서 앉으려고 하니 옆에 앉지 말고 저~쪽 가서 앉으라고 손사래를 치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드세요~ 하고 먹는데
저희가 전세버스를 챙겨야 되서 십분도 못먹고 입에 밀어넣고 조용히 자리를 나갔습니다. 멀리 가는것도 아니고 버스 보러 가는거고 다들 아직 한참 식사중이시니 조용히 나갔죠.
그 얘기를 꺼내며 시아버지한테 하루종일 인사도 안하는 천하의 못되고 예의없는 며느리래요
그건 억울해서 아버님~ 왜 없는 얘기 하세요. 한마디 했다가 손이 거의 얼굴까지 올라오셔서 맞는지 알았습니다.
그 후부터는 듣고만 있었는데 그 외에도
결혼 준비 전부터 너는 어른들 만나는 (예의없이)반바지에 맨발로 나왔다(<-정식으로 인사도 전 갑자기 강릉에 바람이나 쐬러가자고 하셔서 그 때 날씨가 한여름이라서 무릎 살짝 보이는 반바지에 샌들 신고 갔습니다. 놀러가는 거니까요)
집에 인사드리러 오는 날 고작 포도 한박스 사왔다. 니 동서는 25만원짜리 한우 사왔는데(<- 이건 참 기가 차더라구요 ㅋㅋ 네~ 예단이나 정식 인사도 아닌 그냥 인사드리러 간날, 포도 사갔습니다. 왜 그동안 예단에 과일바구니에 케익에 편지에.. 또 결혼 후 갈때마다 빈손으로 가기 뭐해 과일 사가고 했는데 그런 말은 안하시는지..?)
동서 생겨서 비교야 어쩔 수 없이 되겠다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1년 반 전 얘기를 꺼내며 노골적으로 말하시는데
아.. 진짜 정상적인 사고로 말씀하시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버뜩 들었습니다.
뭔가 단단히 비뚤어진 생각을 하고 계시다는 거요.
이외에도 여러가지 얘기 하셨네요.
결혼한다고 처음 인사드린 날부터 오늘날까지 뭐 하나 내가 잘한게 없단 식으로 다 걸고 넘어지시면 소리소리 지르시는데.. 정말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어서 듣고만 있다가
이제 가봐!!!! 하길래
남편이랑 같이 자리 박차고 나왔습니다.
제가 뭐라도 한마디 하려니까 입도 못 열게 소리 꽥꽥 지르시며 삿대질 계속 하고 발을 쾅쾅 구르셨구요.
남편도 며느리한테 이렇게 까지 하실 줄을 몰랐다고 앞으로 평생 안보고 살거랍니다. 하신 얘기중에 이해되는거 하나 없고 저 잘못한거 없다구요.
저도 너무 서럽고 분해서 펑펑 울면서 나 살면서 이런 대접받아본 적 없다고, 내 친구들 자랑하는 때되면 용돈주고 선물사주고, 여행 같이 다니고, 자상하고 따듯한 시부모 바랬는데 이게 뭐냐며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왜 내가 이런 수모를 겪어야 되냐고 한참 울었습니다.
아버님이 평소에 좀.. 사회성이 전혀 없으시고 고집이 상상도 못하게 세시며 화를 내면 아무도 못말린다고 하는 얘기는 들었지만, 저한테까지 이렇게 막말과 폭언을 하시다니 너무 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저도 결혼준비할때, 결혼하고 섭섭한 일, 서운한 일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 우리 엄마아빠같은 순 없지 하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진짜 효녀심청이같이 받들어모시진 못해도 그래도 나름 중간은 하려고. 기본은 하려고 했습니다.
정말 다시는 만나거나 엮이고 싶지 않은데 제 마음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 남편의 혈육인데 그게 가능할까 싶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래도 며느리된 도리고 숙이고 들어가서 무릎꿇고 빌까요?
아니면 아예 안면몰수하고 시댁과의 연을 끊어야 하나요?
직장에서 잠깐보는 사람도 저를 안좋게 생각한다고 하면 맘이 불편한데 평생 봐야하는 새로 가족이 된 시어른이 나에게 그렇게 분노감을 가지고 있다니 맘이 찢어지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