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나이먹은 여자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실연의 아픔은 컸는데 헤어지자던 전 남자친구 집에 몇번이나 가서 매달려도 보고
정말 예쁘지 않은 짓도 많이 해봤습니다
제가 그남자보다 외모나 스펙이 딸려서도 아니고, 누가봐도 아깝다고 말해주는 상황이었지만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게 너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도 꿈꾸고 있었기에 더 소중했다고 믿었죠.
사실 그닥 특별할 것도 없는 만남이었습니다. 늘그막에 영어 공부하려고 깐 해외 어플에서 만났는데 알고보니 옆건물 회사를 다니는 남자였고, 매일 같은 버스를 타는 남자였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그것이 운명이었고 신기한 우연이었죠
2년이 지나고, 다른 남자를 1년 넘게 잘 만나고 있습니다.
채팅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도대체 그남자는 어찌 살까
접점이 없는 그 인간에 대한 문득 궁금함이 들어서 그 어플에 접속해 봤습니다. 도대체 머하러 할일없다 욕하셔도
유난히 마음에 담았던 사람이니까
그사람이 설마 아직도 그짓을 하고 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내가 겨우 이런 남자를 만난 건지,
원래 남자란 그런 동물인건지 검색해보니
헤어짐이후 여자친구가 있었던 것으로도 알고 있는데 참 가열차게 하고 있더군요
새로 업뎃된 수많은 사진,
최대한 어려 보이려고 찍은 사진, 좋지도 않은 몸의 수영복사진(그나마도 너무 비루해서 타올로 가림), 심지어 차도 없는 주제에 벤츠를운전하고 있는 사진
(분명 어디서 렌트나 했겠져)
그런 남자를 죽도록 마음에 담았고, 그 후 다른 사람을 만나고도 가끔 떠올리곤 했는데
헤어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사람을 똑바로 보게 되었네요
나이먹어서 무슨 추한 짓이냐 이제야 알았냐 할 수도 있지만
여중여고여대를 나와 늘 오랜 연애만 하던지라 남자 보는 눈이 좀 없기도 했습니다
멀쩡한 남잔줄알았져 멀쩡히 좋은 회사 다니고 성실해 보이긴 했거든요-_-a(옆회사기도 하고 저희 회사 같은 계열사이기도 합니다)
헤어진 때는 누가 뭐라고 해도 그남자가 최고였던 것 같겠지만,
헤어지고 한참 지나면 알게 됩니다
전여친이 전남친이 내가 미화했던 대로 좋은 사람만은 아니었다는 걸...
그러니 조금만 힘내세요
저도 미쳐버릴 거 같은 순간이 있었기에 그냥 이런 시각도 존재한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재회 관련 글들도 미친듯이 봤었고
여기서 만난 실연당한 어린 여자분들(10대도 있었네요)과 통화로 위로도 해봤고
예쁘게 보이려고 다시 만나러 갈땐 완전 드레스업도 해보고
쿨한 척도 해봤죠
결론은
정말 그럴 가치도 없는 사람도 있고
다만 내 마음이 아프고 힘드니까 토닥이는 시간이 필요로 하기에
우리가 한 그 어떤 바보짓도 자책할 필요는 없단 거였어요
자책하지마세요
왜 어제 전화했나 왜 어제 매달렸나
이래서 내가 다시 만날 확률이 떨어졌다
그런 생각 자체도 할 필요도 없어요
시간이 나중에 결정해줄거에요
물론 저처럼 1년 가까이 지나야 무뎌지실 수도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