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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짝사랑 썰 + tip

차차 |2015.05.20 04:08
조회 22,346 |추천 18

학생 때 이런 저런 글들 봤었는데, 당장 생각나는건 미친곰돌이님이랑 돼지햄토리님이랑 빨간너구리님! ....벌써 몇 년 된 글들이겠군요 되게 재밌게 읽었었는데 어찌들 지내시는지 글이 안 올라와서 아쉬워요ㅠㅠ
 
아무튼 저도 선생님 짝사랑 한 얘기 써보겠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짝사랑 할 땐 정말 별거 아닌 일에 의미부여해서 두근두근 할 때니까 ㅎㅎ 그거 감안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은 어떤 사이냐고 한다면 말미에 적어보도록 할게요. 팁도 말미에!  
 
 
암튼 추억의 음슴체로!
 


 
고등학생 때 친구 소개로 어떤 학원에 다니게 됐었음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걔 아니었으면 선생님도 못 만났을테니, 진짜 죽을때까지 잘해줘야겠음 ㅋㅋ
 
걔가 술 마시고 꼬장부려도 집 앞까지 데려다줘야될듯 <<<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호의
 
 
아무튼 나는 수학을 원래부터 좋아했었음
 
좋아하기도 하고 열심히 하기도 해서 딴거 다 거지같은데 그것만 잘 나온 ㅋㅋㅋㅋ
 
뭐 그랬는데 선생님을 만나게 된것임. 처음 선생님 수업 들었을 때 진짜 신세계를 봄 ㅇㅇ
 
이걸 이런 식으로 설명할 수 있구나 하면서 진짜.
 
 
남아있는 기억 중에 하나는, 아마 수업 듣고 나서 일텐데 ㅋㅋ, 선생님이 그 학원 어떤 의자에 어떤 식으로 앉아있었는지임
 
그때 학원 구조까지 기억이 나는데
 
이게 기억의 왜곡인지(친구는 기억의 왜곡이라고 말해줌 ㅋㅋㅋㅠㅠ),
 
아님 진짜로 첫 눈에 반해서 기억이 나는건지 모르겠지만
 
암튼 나는 매우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인간이라 좀 신기하긴 함
 
만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누군가를 그렇게 인상깊게 봤고 
 
한참 지난 지금도 사진처럼 기억하고 있다는게.
 
 
한편 내가 수학을 좋아하긴 하지만 어른들도 좋아했음
 
그러니까 어른들한테 이쁨받는 타입이라고 해야하나
 
사실은 전혀 아닌데 내가 좀 성실해보이는 이미지임
 
ㅅㅂ 아마 날 아는 인간들은 '니가 성실?' 하면서 쳐 웃을거 같은데 이미지만 그렇다는거
 
이미지가 저렇기도 했고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정말 잘 하는 편이라,
 
좋아하는 선생님이 생기면(그 분이 여자든 남자든),
 
포스트잇에 메모 적어서 초콜릿이나 음료수랑 같이 책상 위에 놓고 막 그랬음
 
 
여러분, 자기 좋다는 사람 싫어할 사람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자기 좋다는 사람이 싸이코 미친놈이 아닌 이상, 자기 좋다고 하면 일단 좋게 봅니다
 
짝사랑 하는 사람이 생기면 티부터 내세요
 
 
아무튼 그래서 선생님들도 나 이뻐라 해주시는 편이었는데
 
그런 내가 그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거임 ㅋㅋㅋ
 
얼마나 잘했겠음
 
 
숙제 다 해가는건 기본임
 
솔직히 선생님 숙제 많이 내는 편이었는데 ㅋㅋㅋㅋ
 
그거 다 풀고 학교에서 쓰는 문제집까지 다 풀고 모아서 질문
 
일단 질문하고 설명 듣는 시간이 좋기도 했지만
 
선생님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했음 ㅋㅋㅋ
 
이걸 어떻게 접근해서 풀었을까, 하는?
 
하다하다 문제집 분석까지 했었는데 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진짜 미친놈
 
지역에서 나름 공부 잘한다고 하는 학교라 올림피아드나 경시에서 종종 상을 타오는 애들이 있었는데
 
반 애들도 모르는 거 있으면 나한테 질문함 ㅋㅋㅋ
 
깝치느라 대학수학 책 보다가 선생님한테 혼도 나고ㅠㅠ 다른 과목이나 좀 열심히 하라고
 
 
한편 캔커피나 주스 드리기도 하고 초콜렛 드리고 ㅋㅋㅋ
 
선생님 담배피러 밖에 나가실 때 쫄래쫄래 쫓아 나감
 
우리 부모님은 담배 안 피셔서 그 전까지만 해도 담배냄새 엄청 싫어했었는데
 
선생님이랑 얘기할 때 나는 담배냄새는 별로 싫지 않았음
 
물론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이랑 나갈 땐 나도 눈치가 있으니까 안 쫓아가고 혼자 나갈때!
 
 
표정에서도 드러났을거고 워낙 이것저것 자잘하게 드린게 많아서
 
아마 그때부터 내가 좋아하는거 이미 알고 계셨을거임 ㅋㅋㅋㅋ
 
한번은 수업 끝나고 가면서 사탕 드렸더니, 이제 밥 먹을거라고 그냥 너 먹으라시길래
 
외투 주머니에 넣고 돌아서 가는데
 
"야 그냥 사랑한다고 얘기해!"
 
-헐 그런거 아니예요!!!
 
라고 하고 도망 ㅋㅋㅋ
 
 
학습에 도움이 되고자 선생님 수업을 녹음하기도 했었음, 이라고 변명해봅니다만 악취미긴 하네요ㅠㅠㅠ
 
암튼 녹음 된 파일이 MP3에 들어있었는데 친구가 그걸 선생님한테 말한거임 ㅋㅋㅋ
 
빡친 나에게 변명한 바에 의하면 혼자 신문보시는 선생님이 심심해보여서 말했다는데ㅠㅠㅠ
 
친구가 "차차(나)가 선생님 되게 좋아하거든요~" 부터 시작해서 녹음 얘기까지 했더니
 
선생님은 "심화 녹음한거야?" 라고 하셨었다고ㅠㅠㅠㅠ
 
얘는 '내 앞에서' 내가 선생님 좋아하는걸 말하려고 하는 애였음 
 
-> 그걸 본 나는 기겁하면서 얘를 끌고 나감
 
-> 굽신굽신하면서 입을 막음
 
이런 상황을 즐기는, 암튼 얘도 미친놈임 ㅋㅋㅋㅋㅋ 유유상종 ㅋㅋㅋ
 
저래서 나중에 선생님이 나한테 MP3 봐보라고ㅜㅠㅠㅠ 가져가서 파일 들은 적도 있음ㅠㅠㅠ
 
"좋은 목소리도 아닌데 뭐하러 듣냐"
 
"하하 그러게요" <<<???
 
멘붕해서 진짜 '그러게요' 함 ㅋㅋㅋㅋㅋ
 
 
선생님 나한테는 맨날 공부 좀 하라고 쿠사리 먹였었는데
 
내 얘기 하는 다른 애한테는 "차차가 아는게 많지?" 라고 했었다는 제보도 들어온적 있고 ㅋㅋ
 
이런거나 그 이후에도 보면 선생님 좀 츤데레인듯
 
 
일화 하나 꺼내보자면, 우리 동네에 사는 애는 나 밖에 없어서 학원 버스가 없었음
 
그래서 일반 버스타고 가거나 해야하는데
 
지금처럼 학원 10시 제한 이런거 없을때라 수업이 12시 가까이에 끝나기도 하고 그랬음
 
주로 나랑 같은 동네에 사셨던 다른 선생님이 나 태워다주시고
 
아주 가끔 그 선생님 수업이 마지막이었을때 나 태워다주심 ㅋㅋㅋㅋ
 
 
한번은 같이 차 타고 주차장에서 나오는데 선생님 자동차 바퀴가 나간거 ㄷㄷㄷ 하필ㅠㅠㅠ
 
그래도 고속도로나 큰 도로에서 나간거 아니라 다행이긴 했지만 당연히 아쉽긴 했음ㅠㅠ
 
선생님은 서비스센터 부르고 차 1층에 세워두고 같이 편의점 감
 
돈 주시면서 먹고 싶은거 사오라셔서 음료수 2개 사서 나오고 잠깐 기다리는데
 
나랑 같은 동네에 사신다는 선생님이 오셔서 차 타고 집에 감 ㅋㅋㅋㅋ
 
그때 막 친구한테 선생님이랑 편의점 가느라 100m 같이 걸었다고 자랑하고 ㅋㅋㅋ
 
선생님이랑 같이 걸었다는거에 눈이 멀어서 잘 들어가셨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
 
개념없는 학생이었음
 
 


 
다이어리가 없어서 한계가 있네요 일기 보면 진짜 개 소소한거 지금 읽으면 어이 없을 정도로 소소한거 다 적혀있어서 보면 웃긴데 ㅋㅋㅋㅋ
 
....음 저만 웃길듯
 
암튼 졸업한지 한참 지나서, 저도 다른 연애를 했다가 크게 망하고 흑역사를 쌓고 이러저러하게 지내다가 고백하고 차이고 다시 연락하고, 를 반복하여 지금은 잘 만나고 있습니다 ㅎㅎ
 
 
선생님 짝사랑하는 분들게 몇 가지 팁(이라고 쓰고 꼰대질ㅠㅠㅠ)을 드리자면,
 
여러분이 좋아하고 쫓아다니는거 티가 납니다. 아마 선생님도 아실거예요.
 
그치만 선생님들께는 '직업윤리' 라는게 있으십니다.
 
(이거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역설적이게도 직업윤리 없는 사람은 좋은 상대가 아닙니다ㅠㅠㅠ 저도 이거 때문에 매우 고생했지만 그만큼 이 관계에 고민하고, 저는 저 나름 거절당하고 시간을 둔 뒤에 만났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음)
 
교사-학생, 의사-환자, 성직자-신도의 연애는 동등한 연애가 아닌 한 쪽에서 착취당하기 쉬운 관계이기 때문에 직업윤리로 지양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래서 짝사랑하는 여러분이 아무리 대시를 하신다해도 선생님은 그 마음을 받아주기 힘듭니다. 그러니 졸업 후를 노리세요! 지금은 그 과목 공부 열심히 하시고, 가끔 음료수나 과자로 마음을 표하는 정도까지만 하시는게 좋습니다. 그게 성공할 가능성을 키우는 일이예요
 
졸업을 하고나서도 바로 고백하지 마시고, 대학에서든 사회에서든 반 년 정도 보내보세요. 그 이전에 대시하시면 선생님들 입장에서 "얘는 나를 선생님으로서 동경하는거야" 라고 생각하시기 마련이예요. 물론 그 반 년 동안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선생님과는 좋은 사제지간으로 남으시면 되는거죠 ㅎㅎ
 
 
시리즈로 엄청 많이 쓰신 분들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드네요ㅜㅜㅜ 써보니까 엄청 어려운 일이군요ㅠㅠ ㅋㅋㅋ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제 본문보다 짝사랑 팁이 중요한데, 읽히면 좋겠네요 ㅋㅋ
 

추천수18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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