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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산 바이러스 가져가세요~

|2015.05.22 02:56
조회 52,621 |추천 103
안녕하세요

매일 출산후기 찾아보며 맘조리고 있을 임산부들을 위해 없는 글솜씨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핸드폰으로 쓰는 글이니 매끄럽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세용~


예정일 : 2015년 5월 4일
출산일 : 2015년 5월 11일

유도분만
무통분만, 관장, 제모 OK

예정일 날 진료보면서 일주일 기다려도 소식이 없으면 입원준비를 해서 내원하자 약속했었고,
드디어 11일 당일 아침까지 여전히 아무 소식이 없다.
남편과 입원 준비물을 다 챙겨 집을 나섰다. 간단한 식사면 된다고 병원에서 일러줬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배가 터지도록 뷔페를 즐겼다.

PM 2시, 마지막으로 초음파로 아가를 만나고, 내진 결과 진행상황 1cm..
예정일이 일주일이나 지났으므로 유도분만 최종 확정 후에 곧바로 입원! 가족분만실 선택 후에 산모용 원피스로 옷을 갈아입었다.

PM 2시 38분
새우자세로 응꼬에 관장약을 투입!했다
처음 2~3분 째에는 못 참을 것 같았는데 결과적으로는 10분 모두 참았다. 오늘 배가 심하게 아파서 응가를 두 번이나 했더니 관장 할 때에는 별로 안나온 느낌..

PM 2시 55분
태동검사를 시작하고, 동시에 링거를 맞았다. 일반 주사바늘이 아니라 아플거라는 간호사의 말. 바늘이 굉장히 굵다.

PM 3시 15분
드디어 촉진제를 투여한다. 맞고있던 링거에 약을 섞어서 촉진촉진

PM 3시 30분
촉진제 덕분인지 2~3분 간격으로 자궁수축이 일어나고 태동기 진통 수치도 98, 99를 찍고있는데 아프진않다. 저거 다 뻥이라며 아직까진 남편과 웃으며 농담 가능ㅎㅎㅎ

PM 4시
계속 2~3분 간격이지만 이젠 아프기 시작한다. 싸르르~ 진통은 갑자기 오지않고 자궁이 수축되는 느낌인가? 아무튼 오는듯~하면서 온다.
그래도 아직까진 참을만 했는지 진통어플로 진통이 얼마만에 오는지 얼만큼 지속되는지 확인했다.

PM 4시 15분
밑에서 뭔가가 주르륵 한 느낌.
간호사가 내진해보더니 양수가 터진게 맞고, 아가가 태변을 봐서인지 양수가 깨끗하지 않다고했다.
아직 1cm에서 진행은 없다.

PM 4시 30분
태변을 본 것 때문에 항생제를 투여받았다.

이 후로는 진통이 심해졌는지 기록이 없다.

점점 더 이파온다. 이전 진통보다 지금 진통이 더 아픈 것 같고, 지금 진통보다 다음 진통이 더 아픈 것 같다.
간호사는 3cm가 열리면 무통주사를 놔줄테니 지금이 가장 힘들거라고 조금만 참으라고 했다.

지금이 가장 힘들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침대 손잡이를 꽉~ 움켜쥐며 진통을 견디고 3시간? 후쯤 드디어 무통주사를 맞았다.
30분 안으로 무통효과가 나타날거라는 말에 참고 또 참았지만 30분이 지나도 효과는 없고, 무통을 한 번 더 놔주기로 했다.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자. 했지만 점점 더 아파오는 것 같으면서 또 30분이 끝났다.
더 아프다는 내 말에 간호사가 또 내진을 한다. 순식간에 7~8cm까지 개대가 되었고, 무통은 더 이상 맞을 수 없다고 말한다.
너무 억울했다. 새우자세로 진통이 와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끙끙대며 난 이제 살았다고 참았는데.

그래도 불과 한~두시간만에 3cm에서 7~8cm까지 열렸다.

너무 너무 아파서 몸이 저절로 비틀어진다.
5~6시간동안 생진통을 겪으면서 진통이오면 손에는 뭐라도 잡고, 눈을 꼭 감고, 있는 힘껏 손을 쥐고 윽.. 아악.. 소리를 내면서 버텼다.
이 때부터 아랫부분에 뭔가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가면 힘을 주라는 간호사 말에 힘주기 연습을 계속했다.

잠시 후 의사선생님 한 분이 들어오셔서 내진을 했고, 난 언제끝나요...언제까지 해야돼요..라고 물었다.
의사선생님은 정석대로 잘 진행되고 있고, 이대로라면 한시간 안에 분만이 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한 시간이나 이 짓을 더해야 된다고?

하지만 난 그 한시간동안 진통이 오면 상체를 들어 배꼽을 바라보면서 힘주기를 끊임없이 했다.
진통간격은 30초도 채 되지 않게 느껴졌다.

말로는 어떻게 표현이 불가한 아픔이 계속되고, 골반에 뭔가 정말 꽉 낀 느낌이 난다.

마지막 내진 후,
간호사 두 명이 들어오더니 분주해졌다.
분만침대로 변신하고, 내 다리가 올려지고, 소독약을 바르고, 제모를 하고, 와중에도 몇 번 힘주기가 계속 되었을까
드디어 초록가운을 입은 내 담당 선생님 모습이 보였다.
정말 다 됐구나 하는 생각에 두어번의 진통이 지나가고, 마취는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사각 사각 회음부 절개 소리가 들린다.

더-더-더-더-더-
소리에 정말 마지막이다, 한 번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힘 닿는데까지 쥐어짜내 마지막 힘을 주자


PM 10시 55분
따뜻한 무언가가 스르륵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었고, 정말 조그마한 핏덩이가 내 가슴팍에 올려졌다.

뭔지 모를 감정이 한 순간에 휘몰아치면서
안도감, 성취감에 엄마야..라고 말해주자 핏덩이는 울음을 그쳤고, 탯줄이 잘리면서 온전히 홀로 세상과 마주한다.

후처치는 생각보다 아팠다.
마취를 안했기 때문에 아픈것일테니 왜 생살을 깁고있는지 이해를 못하겠고, 그 일이 끝나자 배를 꾹 눌러 태반을 빼냈다.

드디어 정말로 모든 과정이 끝이 났고,
내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고,
진통 중에 손을 너무 꽉 쥔 탓인지 팔이 저려왔다.

말끔히 씻고 온 우리 아가는 정말 천사가 따로 없었고, 짦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난 휠체어로 병실에 옮겨졌다.


저는 임신 후에 20kg이 쪘습니다.
살이 많이 찌면 산도에도 지방이 쌓여 분만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듣고, 또 초음파상 아가 머리가 항상 2주정도 크다는 말에 막달에는 두려움과 걱정으로 매일 잠드는 것 조차 힘들었습니다.

얼마나 아플까 항상 걱정에 또 걱정이었지만,
진통하다 죽는 사람은 없다고 다 엄마가 되는 과정이며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만날 생각에 견뎌냈습니다.

모든 일은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너무 두렵겠지만 나보다 더 힘들 우리 아가들을 생각하면서 잘 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배에 있을 때가 정말 좋을 때며, 맛있는 음식 많이먹고 진정으로 즐기시길.
이 말만은 꼭 새겨 들으시길.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싶은 25살 초보엄마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03
반대수11
베플노농|2015.05.23 01:07
초산에 예정일 한달 앞두고 새벽에 뒤척이는데 뭔가 울컥하고 나와서 냉인가.. 하고 화장실가서 볼일보고 물내릴려고 보니까 피가 나는게 아니겠음!!! 생리하는것마냥 막 그래서 너무 놀래서 병원에 전화해서 막 횡설수설하니까 아직 예정일 많이 남았다고 별거 아니라고 애기 태동도 느껴지고 그러시죠? 하면서 정 너무 걱정되면 내원하시라고ㅋㅋㅋ 배가 살살 아팠는데 막 으악 할정도는 아니고 그냥 좀 .. 아프다? 뭐 경험이 있어야 알지 뭔일 있을려나 해서 남편출근시키고 집안일 대충하고 혹시모르니 짐챙겨서 병원갔음. 진짜 내가 출산할꺼라곤 생각도 안했고 좀 있다 올테니까 하고 집문도 다 활짝 열고 갔음 ㅋㅋㅋㅋ 9시엔가 도착했는데 진료는 9시 반부터 한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뭔가 점점 하혈을 심하게 해서 나 피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하니까 간호사가 부랴부랴 내진!!!! 처음 받아본 내진은 진심 아팠음 ㅋㅋㅋㅋㅋ 이미 그때 30퍼센트 진행이된 상태라 바로 10시 입원 관장 무통해서 11시쯤 분만실 들어가서 11시 40분 만에 출산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사쌤도 깜놀 당사자들은 더 깜놀.. 남편 일하다말고 달려오고 친정엄마도 초산이니 몇시간은 걸리겠지하다가 자리에도 못옴 ㅠㅠ 아무도 없이 혼자 애 날뻔 ㅜㅜㅜㅜ 암튼 40분 만에 추산했는데 난 그 짧은 시간도 수술해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더군요 ㅋㅋㅋㅋㅋ 다들 저처럼 순산하길 바랍니다 ㅠㅠ 진짜 출산의 고통은... 상상초월이란 단어로 표현이 안되요. 우아하게 비명 안지르고 낳아야지 했는데 ㅋㅋㅋ 내가 짐승소리를 낼 수 있다는걸 깨닫게 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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