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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래주기를.

음식을 먹을 때도 그랬다.
항상 맛있는 건 아끼고 아끼다 마지막에야 먹는 게 습관이었다.
사람을 만날 때도 그 습관은 나를 졸졸 따라왔다.

"좋아해."

그 마음을 두고두고 아끼고 꼭꼭 담아뒀다.

음식과 다른 점은
사람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마음을 보여주려 할 때면
여지없이 나를 두고 가버렸다.

그 사람들은 내가
뜨거운 국물이 차가워질 때까지 식히고 나서야 먹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게 아니었는데.
너무 소중하고 귀해서 꺼내 보이지 못했을 뿐인데.

달콤한 마음을 돌아서고 가는 인간의 모습은 가슴 아프도록 냉정하지만 차갑지는 않았다.
어쩌면 내가 그 마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나만 드러냈던 진심 속에는,

혼자서 창백한 도화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도 잘 알았다.

하지만 쉽게 보일 수 없는 것이 그런 것들이기도 하다.

진실로 사랑을,
두 손에 곱게 모아 드렸지만
나를 돌아선 사람이 한 명 쯤은 있었기 때문이겠지.

나는 이런 사람이면서도
내게 올 사람은 진심을 가감 없이 드러내주는 사람이길,
확신을 주는 사람이길 바라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변명이지만 나는 겁이 많아서,
용감하지도 않고
한 번 데이면 다시 다가가길 그리도 무서워하는 나라서,

그래서 당신이 먼저 손 내밀어 주고 다가와주고
누구보다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바란다.


참 비겁하다.
당신이라고 상처가 없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나는 부탁한다.
한 번만 그래주길.

정말 예쁜 사랑을,
곱디고운 사랑을 당신께 드릴 테니
부디 나를 놓지 말아주길.

꼭 잡고 놓지 않길.
추천수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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